[운용사 의결권 행사③] "주주환원 더해야"…과소 배당 지적 늘었다

2025.05.1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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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 의결권 행사③] "주주환원 더해야"…과소 배당 지적 늘었다

이사 보수 한도도 꼼꼼히…"실적 없인 보수 못 늘려"

이사회 임기 변경·차입 규모 초기화 꼼수에도 반대표 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밸류업 흐름에 주주환원책을 강화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진 못했다. 운용사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일제히 과소 배당을 지적하고, 회사의 재무 상태 및 실적에 비춰 주주환원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15일 연합인포맥스가 국내 주요 운용사 5곳(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자신탁·NH 아문디)이 제출한 의결권 행사 세부내역 공시를 분석한 결과, 과소 배당을 이유로 운용사는 기업의 배당금 규모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12곳에 반대 의견을 내 가장 활발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7개사), NH아문디자산운용(5개사), 삼성자산운용(4개사), KB자산운용(2개사) 순으로 나타났다.

과소 배당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진 자산운용사들은 회사의 경영 성과와 재무 상태, 현금 흐름 등을 복합적으로 분석해 의견을 냈다. 또한 동종 업계 대비 배당 수준과 차입금 규모, 과거의 주주환원 정책 이력까지 살폈다.

한투운용이 과소 배당으로 판단한 12곳의 기업 중 5개 사는 배당금 0원으로 나타났다. 가온전선, 셀트리온제약, 실리콘투, 대한전선, 넥슨게임즈 등이다.

이 중 대한전선과 넥슨게임즈에 대해서는 삼성자산운용도 배당 문제를 지적했다.

삼성자산운용은 넥슨게임즈에 대해 "영업현금흐름(665억), 보유현예금(597억) 등 감안시 무배당 안건 상정에 주주권리의 침해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어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미래운용은 현금을 쌓아두면서도 주주 환원에 인색한 기업에 목소리를 냈다. 미래 운용은 삼성SDS의 과소 배당을 지적했다. 삼성SDS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당 배당금을 200원 늘렸음에도, 자본 배분이 비효율적이라는 점에서 원성을 샀다.

미래운용은 "자산 규모가 유사한 동종 업계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배당 성향과 시가배당률을 모두 상회하는 수준"이라면서도 "회사는 3년간 순현금 상태를 유지해 자산총계 대비 약 38.4%에 달하는 현금 보유가 지속되고 있어, 자본 배분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실적설명회를 통해 CAPEX를 5천억원 후반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실제 투자 규모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재무 상황과 현금 보유 수준을 고려했을 때, 배당이 과소해 주주 권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NH아문디는 회사의 재무 상황이 안정적이고,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쌓여있는 상황임에도 무배당 정책을 고수한 기업에 반대 의견을 냈다. 다만 자문기관이 과소 배당으로 판단한 건에 대해서도, 회사가 신규 투자 및 주주환원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을 알린 곳에 대해서는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

NH아문디는 휴젤의 배당안에 대해 "자문기관은 회사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과소 배당에 해당해 반대를 권고했다"면서도 "회사가 자기주식 취득 및 자사주 소각 계획을 사업보고서 고시를 통해 밝히고 있고,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어 배당을 하지 않은 결정이 적정하다"고 판단 근거를 밝히기도 했다.

운용사들은 이사의 보수에 대해서도 꼼꼼히 점검했다. 회사의 실적이 나빠진 상황에서도 전년 대비 보수 한도를 늘리려고 하거나, 기존의 보수 한도를 남겨둔 상황에서 일괄적인 한도 상향을 경계했다.

일례로 두산은 이사의 보수 한도 상향 안을 올렸다. 전기의 보수 한도 소진율이 97%를 넘어선 상황이어서다. 다만 운용사들은 영업이익이 전기 대비 감소했기에, 성과 연동성을 고려해 한도를 상향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이사 보수한도를 전기 대비 2배 이상 올리려 한 한미반도체도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미래운용은 "전기 대비 회사의 당기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전기 보수한도 소진율이 50% 이상이라는 점에서 필요성은 인정된다"면서도 "회사 보수의 상당액이 최대 주주에 집중된 점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사의 임기를 변경하기 위해 정관을 손보려 했던 회사들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모였다. 이러한 안은 올린 크래프톤에 대해 운용사들은 '시차임기제'에 따른 이사회의 책임 저하를 우려했다.

한화오션은 정관 부칙 변경안에서 이미 발행된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3자배정 유상증자의 발행 한도를 초기화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운용사들은 기존 주주의 희석률이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표결에 참여한 운용사는 모두 반대했다.

[출처 : 자본시장연구원]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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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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