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신용등급 강등] 달러-원, 과거엔 뛰었지만…이번엔 글쎄

2025.05.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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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PHOTO: Signage is seen outside the Moody's Corporation headquarters in Manhattan, New York, U.S., November 12, 2021. REUTERS/Andrew Kelly/File Photo

[美신용등급 강등] 달러-원, 과거엔 뛰었지만…이번엔 글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은 과거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상승세를 보였다.

17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2023년 8월 2일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14.70원 급등한 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1년 8월 사상 첫 미국 신용등급 강등 때도 환율이 상승했지만 오히려 유럽 재정위기와 함께 외환당국 대응이 더해지면서 1,100원선 아래에서 상승세가 제한됐다.

이번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상승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395.8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9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89.60원) 대비 9.15원 올랐다.



◇2023년 8월 피치 美등급 강등시 달러-원 환율 급등

지난 2023년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달러-원 환율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해 8월 2일 달러-원 환율은 역외 매수가 집중되면서 환율이 14.70원 급등한 1,298.50원을 기록했다.

신용등급 발표 직전일 1,275원대였던 달러-원 환율은 11거래일 동안 중간 중간 조정을 받으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에 8월 17일에는 1,340원대까지 고점을 높였다.

당시 피치의 신용등급도 미국의 재정 악화에 초점을 맞춘 하향 조정이었다.

피치는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 채무 증가, 거버넌스 악화 등을 반영한다"며 특히 미 정치권이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놓고 대치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점을 지적했다.

당시 피치의 발표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일본 엔화, 스위스프랑이 급격히 강세를 보였다.

달러인덱스는 피치의 신용등급 조정 소식에 하락했다 다시 반등했다.



◇2011년 8월 미 신용등급 역대 첫 강등 때도 환율 급등

미국의 신용등급이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됐던 지난 2011년 8월 5일(현지시간)은 유럽 재정위기와 겹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다.

당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70년간 유지해 온 미국의 신용등급 'AAA'를 'AA+'로 한 단계 낮춘다고 발표했다.

당시 등급 강등 역시 미국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달러-원 환율도 상승했다.

달러-원 환율은 등급 발표 직전일에 1,061.70원이었으나 8월 5일 5.70원, 8일에 15.10원 급등했다.

8월 9일에 1,096.10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1,100원선을 앞두고 외환당국이 개입하면서 달러화는 레벨을 낮췄다.

당시 8월 5일에 장중 한때 1,172원까지 치솟았지만 이는 딜미스(거래실수) 처리됐다.

하지만 유럽 위기에 대한 경계심이 워낙 큰 시점이었던 만큼 외환당국 대응도 본격적으로 나타나 환율 폭등세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과거 美등급 강등에 따른 환율 여건과 다른 점은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미국 연방정부 부채와 재정적자에 따른 하향 조정이라는 점은 과거와 일맥상통한다.

무디스는 이날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장기발행자등급)을 'Aaa'에서 'Aa1'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하면서 "지난 10여년간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지속적인 재정 적자로 인해 급격히 증가해왔다"면서 "이 기간 연방 재정지출은 증가한 반면, 감세정책으로 재정 수입은 감소했다"라고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압박을 가하면서 무역 부문의 위험이 커지고, 미국 달러 자산에 대한 우려가 있는 점은 달러-원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달러인덱스는 101대에서 100선으로 약간 내려왔다.

다만, 무디스가 3대 신평사 중 유일하게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유지해오다 뒤늦게 등급을 하향한 만큼 조정의 여파는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대도 과거와 약간 다르다.

최근 미 연준은 금리 인하에서 한 발 물러섰지만 그럼에도 금리인하 카드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시장이 안도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3년에는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조가 본격화되기 전이었던 만큼 금리인하 기대만 있던 상황이었다.

지난 2011년 역시 유럽 위기가 이어지면서 미 연준이 제로 금리를 유지하면서 양적완화(QE3)까지 고려하던 시기였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미국 등급 하향은 '셀 아메리카'의 연장 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달러-원 환율 급등 요인은 아닐 것"이라고 봤다.

그는 "과거 등급 강등의 경우 연준의 카드가 별로 없던 시기였거나 부채한도 협상 중일 때 나왔지만 이번에는 셀 아메리카가 어느 정도 많이 반영돼 자산 가격이 안정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습효과도 있고, 이번 정부의 경우 재정 지출을 늘리기 보다 재정적자 확대를 경계하는 방향인 만큼 시장 반응이 급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안전자산 선호에 강달러가 심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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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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