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 강등] "뉴욕증시 상한선 도달 가능성" vs "예견했던 조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미국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뉴욕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선 글로벌 금융 시장으로 영향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반대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무디스는 16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인 'Aaa'에서 'Aa1'으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강등의 이유로 미국 정부의 만성적인 부채 증가와 이자 부담을 지적했다.
대부분의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신용등급 강등으로 주식 시장에서 매도세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스튜어드 파트너스의 자산 관리 담당 매니징 디렉터인 에릭 베일리는 "이것은 경고 신호"라며 "미국 주식 시장은 많은 환영을 받았던 랠리를 마치고 이제 곧 상한선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지난 한 달 동안의 대규모 주식시장 상승 이후 자산 관리자들의 차익 실현 움직임을 유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타이그리스 파이낸셜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이반 파인세스도 "앞으로 몇 주 동안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최근의 주가 강세에 따른 경계감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채 시장과 관련해선 "미국 국채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지고 있는데, 벤치마크인 미국의 신용 등급이 강등되면 다른 국가의 국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 텔레메트리의 설립자 토마스 손튼 역시 "미국 시장 전체에 좋지 않은 소식"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2011년 S&P가 AAA 등급을 낮췄을 때와는 다른 상황으로, 당시 시장은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며 "채권 시장은 장 후반 금리가 급격하고 빠르게 움직였는데 이는 가장 큰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 국채 시장에서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순식간에 4bp 급등해 4.484%로 올랐다.
프랭클린 플턴 인베스트먼트 솔루션의 CIO 맥스 고크만은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인 안건들로 재정적자 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것을 고려할 때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 "국채를 다른 안전 자산으로 대체하기 시작하는 국공립 및 기관 투자자들이 늘어나며 부채 상환 비용은 계속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는 안타깝게도 미국 수익률에 위험한 약세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달러화에 대한 추가 하락 압력을 가하며 미국 주식의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존스트레이딩의 수석 시장 전략가 마이클 오루크는 "주식 시장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것"이라며 "2011년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도 처음에는 국채 매도세가 발생했지만 이후 피난처 매물이 나오면서 국채 가격은 반등했다"고 전했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공동 CIO 키스 레너는 "이것이 게임 체인저라고 보지는 않지만 투자자들이 약간의 차익 실현에 나설 구실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며 "신용등급 강등은 미국의 적자 증가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뉴욕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앞서 S&P는 2011년, 피치는 2023년 미국의 등급을 최고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으로 끌어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브 마자는 "무디스가 마침내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공식 발표를 했지만, 시장은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도를 조만간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2011년 8월 S&P가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의 충격과는 달리, 이번 강등은 이미 재정 부실과 관세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었던 와중에 닥친 것이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솔루스 대안자산관리의 수석 전략가인 댄 그린하우스도 "미국은 우리가 일생 본 적이 없는 엄청나게 큰 규모의 적자 예산을 기록하고 있지만, 우리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며 "무디스의 이번 조치는 새로운 정보를 말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보케 캐피탈 파트너스의 CIO 킴 포레스트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선물이 불안정하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가 밝은 투자자들에게는 이 모든 조치가 뉴스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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