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채권-주간] 장기채 프리미엄 더 오를까…하필 20년물 입찰
20년물, 美 국채 중 인기 가장 떨어져…수요 괜찮을지 주목
트럼프 감세안, 美 하원서 진전될지도 지켜봐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19~23일) 뉴욕 채권시장은 미국의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조될지가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강등으로 미국은 '빅3' 국제 신평사 모두로부터 최고 신용등급을 박탈당하게 됐다. 1년 6개월 전부터 무디스는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를 영구화하기 위한 입법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 결정이 내려졌다는 점이 공교롭다.
지난 2023년 8월 피치의 등급 강등 때는 뒤이어 미 재무부의 장기채 발행 확대 발표가 있었다. 그 여파로 미 국채 장기물의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은 한동안 급등세를 연출한 바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모델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의 기간 프리미엄은 지난 15일 기준으로 73.67bp로 집계됐다. 상호관세 충격으로 장기채 투매 현상이 나타난 지난달 하순의 고점(84.39bp)에 비하면 낮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기간 프리미엄은 만기가 긴 채권을 보유하는 대가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을 뜻한다. 재정적자가 시장의 이슈로 부상할수록 기간 프리미엄이 받는 상승 압력은 커질 수 있다.
◇ 지난주 금리 동향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화면번호 6533)에 따르면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주대비 10.10bp 오른 4.4830%를 나타냈다. 3주 연속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4.0040%로 11.10bp 높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수익률은 4.9480%로 전주대비 11.20bp 상승했다. 2년물과 30년물 수익률도 3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10년물과 2년물 수익률의 스프레드는 47.90bp로 전주대비 1.00bp 좁혀졌다. 소폭이지만 한 주 만에 수익률곡선이 다시 평평해졌다.(베어 플래트닝)
출처: 연합인포맥스.
출처: 연합인포맥스.
주 초반 전해진 미·중 무역합의 소식이 위험선호 분위기를 띄우면서 뉴욕증시는 강한 랠리를 펼쳤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는 모두 예상보다 낮게 나왔지만, 미시간대가 조사한 기대 인플레이션은 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년물 수익률은 주간 종가 기준으로 두 달 만에 처음으로 4.0%를 웃돌았다.
출처: CME 홈페이지.(16일 뉴욕 오후 장 후반 기준)
선물시장은 오는 7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시나리오를 더 유력하게 보게 됐다. 연내 금리 인하폭은 49bp 남짓으로, 한 주 전보다 16bp가량 축소됐다. 연내 25bp씩 두 번의 인하가 확실하진 않다는 프라이싱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 반영된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90%를 소폭 웃돌았다. 7월까지 동결 가능성은 60% 후반대를 나타냈다.
◇ 이번 주 전망
미국 경제지표는 일정은 평소보다 한산하다. 데이터 측면에서 재료가 등장할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이번 주 미국 경제지표로는 콘퍼런스보드(CB)의 4월 경기선행지수(19일), S&P 글로벌의 5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와 4월 기존주택판매(22일), 4월 신규주택판매(23일) 정도만이 있을 뿐이다.
이 가운데 S&P 글로벌의 PMI가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높은 편이지만, 시장에서는 공급관리협회(ISM)의 PMI를 훨씬 중시한다. ISM의 5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는 다음 달 첫째 주에 나온다.
미 재무부는 21일 20년물 160억달러어치를, 다음 날엔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180억달러어치를 입찰에 부친다. 재정적자 우려가 부상할 수 있는 시점에 20년물 입찰이 치러지는 것도 공교로운 일이다.
1986년 발행이 중단됐다가 팬데믹 사태 직후인 2020년 5월 재도입된 20년물은 미 국채 중 인기가 가장 떨어진다. 이 때문에 20년물 수익률은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을 항상 웃돌고 있다.
20년물은 지난 3~4월 입찰 때는 수요가 양호했다. 재정적자에 시장이 더 포커스를 둔다면 이번 입찰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지난 16일 미 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공화당 강경파의 반발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세제 법안이 부결됐다. 예산위원회는 주말 동안 협상을 계속한 뒤 일요일인 현지시간 18일 저녁 늦게 다시 만날 예정이다.
공화당 지도부는 현재 트럼프 1기 때 입법된 감세법안(TCJA, Tax Cuts and Jobs Act)의 연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등급 강등 발표에서 올해 말로 만료되는 이 법안의 연장을 기본 전망으로 전제한 무디스는 "향후 10년간 약 4조달러의 기초재정수지(이자 지출 제외) 적자가 추가될 것"으로 추정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19일)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19일과 22일)를 필두로 다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19일),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와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20일),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와 리사 쿡 이사(23일) 등이 공개 일정이 예정돼 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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