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환시-주간] 美 재정우려 커질까…장기금리 뛰면 약달러 전망
美 하원, 트럼프 감세안 입법 과정 중…진전 지켜봐야
英 4월 인플레 크게 뛸 듯…RBA, 금리 내리겠지만 매파적일 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19~23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미국 장기국채 금리의 향방에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에 장기국채 금리가 뛴다면 달러는 약세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때는 다른 나라와의 금리 차보다는 미 국채에 대한 신뢰 약화에 더 방점이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8월 피치의 등급 하향 때는 미 장기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달러도 이에 연동되는 양상을 보였다. 당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금리 인상을 언제 멈출지 모를 때였고,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강력했다는 점이 지금과 다르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장기금리 상승-달러 약세' 패턴은 바로 지난달에도 목격한 바 있다. 상호관세 충격으로 '셀 USA'가 테마로 부상했던 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 정책으로 거버넌스 전반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은 '빅3' 국제 신평사 모두로부터 최고 신용등급을 박탈당하게 됐다. 무디스는 1년 6개월 전부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으나, 이번 결정을 예견됐던 일로 치부하는 것은 성급한 일일 수 있다.
◇지난주 달러 동향
지난주 달러화 가치는 4주 연속 올랐다. 미국과 중국이 고율 관세를 일단 90일간 대폭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서프라이즈'를 선사했다.
연합인포맥스의 달러인덱스 및 이종통화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6400번, 6443번)에 따르면,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주대비 0.539포인트(0.54%) 상승한 100.966에 거래를 끝냈다.
달러인덱스는 주 초반 전해진 미·중 무역합의 소식에 급등하면서 102선에 육박한 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잇달아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레벨을 낮추는 흐름을 보였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달러-엔은 145.643엔으로 전주대비 0.19% 상승(달러 대비 엔화 약세)했다. 4주 연속 올랐다.
유로는 달러에 대해 4주째 약세를 이어갔다. 유로-달러 환율은 1.11664달러로 전주대비 0.74% 하락(유로 대비 달러 강세)했다.
유로-달러는 주간 종가 기준으로 1.12달러 선도 내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가 있었던 4월 첫째 주 이후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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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의 상대적 약세 속에 유로-엔 환율은 162.58엔으로 전주대비 0.56% 내렸다. 2주 연속 밀렸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2784달러로 전주대비 0.19% 낮아졌다. 한 주 만에 반락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2101위안으로 지난주 대비 0.42% 내렸다.(달러 대비 위안 강세) 한때 7.1786위안까지 하락, 지난 2월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주 달러 전망
무디스의 강등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를 영구화하기 위한 입법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공교롭다. 공화당 지도부는 현재 트럼프 1기 때 입법된 감세법안(TCJA, Tax Cuts and Jobs Act)의 연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6일 미 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공화당 강경파의 반발로 감세 세제 법안이 부결됐다. 예산위원회는 주말 동안 협상을 계속한 뒤 일요일인 현지시간 18일 저녁 늦게 다시 만날 예정이다.
무디스는 등급 강등 보도자료에서 올해 말로 만료되는 TCJA의 연장을 기본 전망으로 삼았다. 무디스는 "향후 10년간 약 4조달의 기초재정수지(이자 지출 제외) 적자가 추가될 것"이라면서 "그 결과,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2024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6.4%에서 2035년 약 9%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지표는 일정은 평소보다 한산하다. 콘퍼런스보드의 4월 경기선행지수(19일), S&P 글로벌의 5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와 4월 기존주택판매(22일), 4월 신규주택판매(23일) 정도만이 있을 뿐이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19일)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19일과 22일)를 필두로 다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19일),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와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20일),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와 리사 쿡 이사(23일) 등이 공개 일정이 예정돼 있다.
미국 밖 경제지표 중에서는 영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21일)가 관심을 끌 가능성이 있다. 4월 CPI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3.3%로, 3월에 비해 0.7%포인트나 높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매파적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4월 CPI는 BOE의 향후 인하 행보를 더 신중하게 할 소지가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20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3.85%로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호주의 4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커뮤니케이션은 매파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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