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서 시작된 대중 제재 강화 흐름이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대 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제재 이후 네덜란드가 동참한 데 이어, 5월 23일 일본까지 구체적인 행동명령을 공포했다. 일본의 제재 동참 자체는 연초부터 예고된 사항이었으나, 첨단 기술에 국한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수출 제재 목록에 레거시 공정에 필요한 노광 장비가 포함된 것이 문제가 됐다. 최근 중국은 반도체 산업 전략을 ‘첨단기술 개발은 늦어진다 해도, 가능한 분야에서는 국산화율을 가파르게 늘리는 것’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번 일본의 행정명령으로 중국이 레거시 공정 국산화마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이 제재하겠다는 40nm DUV 노광 장비, ASML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는 제품
다만, 시장의 우려와 달리 레거시 공정까지 증설이 힘들어질 상황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 일본이 제재 목록에 추가한 레거시 공정 장비는 40nm ArF Immersion Scanner (DUV) 장비로 추정 (구체적인 노드는 미공개)되는데, 해당 기술은 네덜란드 ASML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ASML의 수출 제재 리스트에 따르면 DUV 노광 장비 중 NXT:1980 시리즈는 원활히 중국에 공급되고 있으며, 해당 제품은 싱글 패터닝 기준 38nm, 멀티 패터닝 기준 7nm 구현이 가능하다 (물론 효율 및 비용 문제로 7nm 생산에 사용 가능성은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