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중국 폭염 경보가 이르게 내리면서 전력난 재현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다만 지난 2년간 발생했던 것과 같은 극단적인 (한달 이상의 공장 가동 중단) 전력난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 그동안 전력난이 발생했던 주요 이유는 1) 지속된 가뭄으로 수력 발전량이 부족했던 가운데, 2) 이를 메우기 위한 재생에너지 설치량도, 화력 발전을 돌릴 석탄 재고도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두 가지 모두에서 다른 흐름이 예상되는데, 1) 엘리뇨 현상이 예고되면서 수력 발전량이 충분해질 가능성이 높고, 2) 혹 수력 발전량이 부족하더라도 충분한 석탄 재고로 화력 발전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엘리뇨 발생 시, 가뭄 지속됐던 중국 내륙은 오히려 폭우 가능성 → 수력 발전량 정상화 예상
세계기상기구 (WMO)가 올해 7~9월 엘리뇨 발생 확률을 80%로 점치는 등 각 국 기상청이 엘리뇨를 통한 기상 이변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도 남부지방 폭우를 걱정 중인데, 엘리뇨가 발생하면 중국 남부 내륙지역에도 한국과 같은 기상 논리로 강수량이 확대될 수 있다. 엘리뇨는 적도 부근 수온 상승이 지속되는 현상이다. 정상적인 기상 상황이라면, 동에서 서로 부는 무역풍으로 인해 태평양의 뜨거워진 해수면이 서태평양까지 밀려오게 되고, 그 과정에서 바다 위에서 수증기를 머금은 비구름이 동남아시아까지 이동한다. 엘리뇨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무역풍이 약해져 뜨거워진 해수면이 아시아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태평양 바다 위에서 먼저 비가 내리게 된다. 비를 먼저 뿌리고 고기압이 된 공기와 동아시아 대륙에서 내려온 고기압이 만나게 되면, 중국과 일본 사이에 수증기를 머금은 바람 통로가 형성돼 한국 및 중국 남부 지방에 큰 비가 내리게 되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