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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분양가를 산정할 때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 가산비 등에 연동시켜 책정함으로써 수요자들이 일정부분 원가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땅값은 "감정가+α"로 산정하고 건자재값 변동을 감안한 건축비에 가산비를 더해 주택건설업체가 분양가를 정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심의를 받아 결정된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아파트, 주상복합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고 있다.

2005년 공공택지 내 전용 84㎡ 이하부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기 시작했고, 2007년 9월부터 민간택지로 확대했다.
그러나 주택공급 위축과 아파트 품질 저하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07년 2만9800가구였던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실적이 2008년 1만8900가구, 2009년 1만4100가구 등으로 대폭 줄었다. 분양가상한제는 글로벌 경제위기 등의 여파가 가시지 않던 2015년 기준이 완화되면서 사문화된 상태였다.

하지만 2019년 6월부터 서울 집값이 다시 들썩이기 시작하자 정부는 11월 대상 지역 지정을 통해 4년 7개월 만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실질적으로 부활시켰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애초 6개월의 유예 기간을 두고 2020년 4월 29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3개월 늦어진 7월 29일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은 서울 18개구(강남·서초·송파·강동·영등포·마포·성동·동작·양천·용산·서대문·중·광진·강서·노원·동대문·성북·은평) 309개동과 경기 3개시(광명·하남·과천) 13개동 등 총 322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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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화설비

고도화설비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값싼 중질유(벙커C유)를 재처리,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와 등·경유 등 경질유로 바꾸는 설비. 접촉분해 방식의 FCC와 수첨분해방식의 HOU로 나뉜다. FCC는 촉매와 중질유를 접촉시켜 휘발유와 프로필렌을 만들고, HOU는 수소나 촉매를 중질유에 첨가해 등·경유를 생산한다. 한편 고도화비율은 원유처리능력에 대비한 고유황 벙커C유 분해 탈황시설 비율로 정유회사의 부가가치 시설을 나타내는 척도로 사용된다.

한편, 정유업계가 20여 년간 진행해온 정유 설비 고도화 경쟁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국내 정유 ‘빅4’가 저품질의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을 뽑아내는 고도화 설비에 수조원대 투자를 단행한 것은 2018년이 마지막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으로 원유 정제 산업이 위축될 것이란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움츠러든 투자가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ESG로 멈췄다…10조 넘게 쏟아부은 '고도화설비 전쟁'
에쓰오일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고도화 설비 투자에 6조3000억원을 썼다. GS칼텍스는 2013년까지 5조원을 투자했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 역시 1조~2조원대 투자에 나섰다. 그 덕분에 국내 정유사들의 고도화율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2022년 1월초 기준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은 40.6%, GS칼텍스 34.4%, 에쓰오일 33.8%, SK(울산) 24.9%다. 일본과 중국 정유사들은 20% 초반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10%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최근 친환경과 탄소중립 이슈가 부상하면서 고도화 설비 투자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석유 제품이 순익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투자를 꺼리는 요인 중 하나다. 2021년 3분기까지 정유 4사의 정유 부문 영업이익률은 2~3% 선이다. 고도화 설비에 투입하는 원료인 벙커C유 가격도 오름세다. 2021년 1월 배럴당 49.98달러였던 벙커C유 가격은 연말엔 69달러 선까지 상승했다. 벙커C유 가격이 비싸질수록 고도화설비의 수익률이 떨어진다.

정유업계는 대안으로 화학제품 사업을 꼽고 있다. 친환경·탈탄소 트렌드에 부합하면서 이익률도 높다. 원유 부산물을 활용해 생산하는 폴리에틸렌(PE)이 대표적이다. 친환경 비닐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존 PE 공장을 친환경 PE 라인으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렇다고 고도화 설비 투자를 중단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국내 정유사 매출의 70~80%가 정유 부문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원유 수입처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고도화 설비는 필요하다. 고도화율이 높아야 품질이 낮은 중남미산 원유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설비 고도화에 힘입어 중동산 원유 비중을 2019년 42.3%에서 2021년 25.9%로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 가속화로 정유산업이 어려워진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단시일 내에 ‘파이’가 줄 가능성도 높지 않다”며 “현재 수준에서 고도화 설비를 유지하는 게 국내 정유업체들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