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리테일 왕좌' 위기…이틀 연속 '먹통', 원인 몰라 더 불안(종합)

2025.04.0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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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리테일 왕좌' 위기…이틀 연속 '먹통', 원인 몰라 더 불안(종합)

이틀째 장애, 잠시 정상화되나 싶더니…탄핵 선고 중 또 지연

고객 게시판 불만 폭주…"신뢰 잃었다", "갈아타겠다" 이탈 조짐



https://tv.naver.com/h/73419210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내 개인투자자 점유율 부동의 1위 키움증권에서 이틀 연속 대규모 주문 장애가 발생하며 투자자들의 불만과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명확한 원인 규명이 늦어지면서 온라인 리테일 강자로서 쌓아온 신뢰에 심각한 균열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복되는 시스템 오류에 "보상이 문제가 아니라 신용의 문제"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4일 오전 9시 개장 직후부터 키움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영웅문'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 등에서는 매수·매도 주문 처리가 10초 이상 지연되거나 아예 접수되지 않는 현상이 속출했다. 국내 주식뿐 아니라 HTS나 MTS를 통한 일본 주식, 싱가포르 주식 매매에서도 주문 불안정 현상이 발생했다.

심지어 매수 주문은 체결되는데 매도 주문은 나가지 않거나, 주문 취소를 시도하는 사이 강제로 체결되는 등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상황도 벌어졌다.

당초 개장 이후 약 1시간 40분 만에 시스템이 정상화되는 듯했으나, 이날 오후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시작되자 다시 매수·매도 주문이 체결되지 않는 현상이 재발했다.

바로 전날인 3일 오전에도 개장 직후 주문량이 몰린 약 한 시간 동안 시스템 오류로 주문이 '먹통'이 되거나 지연 체결되는 장애를 겪었다.

이틀 연속, 특히 변동성이 큰 시점에 거래 시스템이 마비되자 투자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키움증권 고객 게시판에는 이날 수백 건의 불만 글이 쏟아졌다. 투자자들은 "이틀 연속 이게 뭡니까?", "구멍가게도 아니고", "탄핵 선고 때 또 이러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시스템 안정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 투자자는 구체적인 손실액을 언급하며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장 초반이나 주요 이벤트 발생 시 빠른 매매로 수익을 내는 단타 투자자들의 피해 호소가 컸다. 전날 코스피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우려로 2%대 하락 출발했으며 이날도 미국 증시 폭락 여파로 약 1.5% 내린 채 개장했다.

또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도중에는 코스피가 강세로 전환했다가 다시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극심했다.

키움증권은 3일과 4일 각각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사과하고 복구 및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4일 공지에서는 "현재 일부 주문 처리가 원활하지 않다. 다시 한번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복구를 위해 신속히 조치 중이며, 주문 처리가 지연된 경우 '미체결' 또는 '체결확인' 화면을 통해 해당 주문 처리 여부를 다시 한번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3일 발생 건에 대해서는 9일까지 민원을 접수받아 보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이틀 연속 유사한 장애가, 그것도 거래량 증가가 예상된 시점에 반복됐음에도 구체적인 원인 설명이 없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회사 측은 "주문 폭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변동성 확대가 예견된 상황에서 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원인 규명이 늦어지자 일각에서는 최근 도입된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 시스템과의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다만 "넥스트레이드는 오픈한 지 한 달이 지났기에 대체 거래소 영향으로 보기에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 입장이다.

원인 규명 지연과 더불어 보상 절차에 대한 불신도 팽배하다. 보상 입증 책임과 절차의 어려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사태는 19년 연속 주식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온 키움증권에게 심각한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리테일 고객 기반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거래 시스템의 안정성 문제는 치명적이다. 연이은 시스템 불안은 '리테일 강자' 이미지와 고객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 고객 이탈 조짐도 감지된다. "전산장애 생길까봐 키움 거래 못하겠다", "다시는 이용 안 한다" 등 다른 증권사로 옮기겠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키움증권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투명하게 밝히고, 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피해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리테일 왕좌'의 명성을 지키기 위한 키움증권의 위기 대응 능력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키움증권

[키움증권 제공]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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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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