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90일 유예'에 대한 월가 반응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월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조치를 처음으로 나온 긍정적인 소식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해 경기 침체 우려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비라일리웰스매니지먼트(B. Riley Wealth Management)의 아트 호건 수석 전략가는 "이것은 무역 정책 발표를 통틀어 나온 최초의 좋은 소식"이라며 "90일간의 유예 기간이 주어진 것은 협상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며, 협상은 월가가 바로 바라는 바"라고 평가했다.
호건 수석 전략가는 "오늘 발표 전까지는 지난 2일 발표된 관세 인상의 기간과 최종 목표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었다"며 "이제 관세의 영향을 훨씬 덜 가혹하게 만들 협상으로 나아갈 길이 있음을 알게 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많은 투자자는 여전히 우려한다. 관세가 세계 무역이나 경제, 기업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수 있는 90일간의 시일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 양대 경제 대국 간의 무역 긴장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바이탈놀리지(Vital Knowledge)의 아담 크리사풀리 설립자는 "관세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관세율은 현재 세 자릿수에 달하고 있으며, 이 일시적 관세가 종료되는 90일 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은 세계 무역의 방향을 전환하려는 명확한 의제를 갖고 있으며, 이를 실행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2일의 충격은 기업과 정부 심리에 오랫동안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위험 역시 여전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악의 경기 침체 시나리오를 피하더라도,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 기업은 고용을 줄이고 소비자는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관세에 대한 입장을 완화하더라도, 관세율은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RBC의 프랜시스 도널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0일간의 관세 유예가 관세 위험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업들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할 것이며, 세계 많은 기업이 개별 협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 투자 책임자는 "잠시 멈춤은 또 다른 경제적 자해인가"라고 반문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전략가는 "90일간의 관세 유예 후에도 지금과 같은 수준의 관세가 유지된다면 미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ywkwo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