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겐하임상' 김아영 작가 "AI 등장으로 예술 본질 변할 것"

2025.05.12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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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겐하임상' 김아영 작가 "AI 등장으로 예술 본질 변할 것"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제3회 'LG 구겐하임 어워드'를 수상한 미디어 아트 전문 김아영 작가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예술의 본질적인 속성이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예술가는 기술에 잠재된 가능성을 탐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한 김아영 작가

[LG 제공]





김 작가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식에서 취재진에게 AI 발전에 따라 예술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예술가가 기술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은 기술에 잠재된 가능성을 탐구하고 가장 직관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고 작품활동에서도 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기술을 활용해 이야기해 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작가는 다양한 기술과 매체를 활용해 동시대의 사회, 정치, 역사를 다층적인 픽션 세계로 재구성하는 현대미술가이자 미디어 아티스트다.

그의 대표작 '딜리버리 댄서' 시리즈는 팬데믹 이후 도시를 채운 배달 라이더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시작된 작업이다.

'딜리버리 댄서의 구'(2022)에서는 게임 엔진, 라이다 스캔, 3D 모델링을 활용해 AI에 종속되는 삶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를 담았다. 후속작인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2024)는 생성형 AI로 만든 영상과 해시계 조형물로 서구 중심의 시간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식을 탐구하는 이야기를 제시했다.

김 작가도 앞선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들과 마찬가지로 AI를 활용해 시나리오를 만들고 영상을 빚었다.

다만 김 작가는 AI의 출현이 예술에 깊은 변화를 일으키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생성형 AI로 만들어진 결과물이 예술적 가치를 지니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AI가 창작을 돕는 훌륭한 도구일 수는 있지만 예술의 가장 근본적인 조건이라 할 수 있는 작가의 의도와 창작 과정에 수반되는 고통, 작가의 내면에서 나오는 깊이 있는 사유들이 결여됐다"며 "AI 혼자 만든 창작물을 예술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김아영 작가

[LG 제공]







올해의 'LG 구겐하임 어워드' 국제 심사단은 "김아영 작가는 전통 기법과 혁신 기술을 융합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 구조를 통해 사회적 이슈를 탐구하고 예술과 기술 사이 새로운 대화를 촉진한 연결자로서 예술가의 역할을 재정의했다"며 "기술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독창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기술 중심 세상의 윤리적·정서적 의미를 성찰하게 하며 이 시대를 선도하는 예술가"라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 작가는 예전부터 한국 미술계에서 차세대 주요 작가로 떠올랐다. 201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본전시에 참여했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미술 부문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 몇년간은 국내외에서 다양한 상을 받았다. 2023년에는 영상 작품 '딜리버리 댄서의 구'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최대 미디어아트 상인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최고상인 골든 니카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제정한 'ACC 미래상'의 첫 수상자가 됐다.

올해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식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젊은예술후원자협회(YCC) 소속 예술가와 후원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올해로 3회를 맞은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LG와 구겐하임 미술관이 체결한 'LG 구겐하임 아트 & 테크 파트너십'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LG는 김 작가의 대표작 '딜리버리 댄서' 시리즈의 장면을 담은 수상 축하 영상을 25일까지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LG 전광판에 상영할 예정이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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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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