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마감] 유가 뜀박질에 파랗게 질린 코스피 6% 급락…서킷·사이드카 발동
지난주 급락장 재소환…개인 나홀로 4조 넘게 순매수
한국거래소 장애·원유 ETF 장애종목 거래중단도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코스피가 지난 주말 사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유가 급등세에 또 한 번 폭락세를 연출했다. 지수가 장중 5,000선을 향해 급락하면서 전체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시장 안정 장치가 발동했다.
9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333.00포인트(5.96%) 급락한 5,251.87에 장을 마쳤다.
이날 국내 증시는 유가 충격에 급락세로 출발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12.21% 급등한 데 이어 이날에도 20% 넘게 뛰면서 110달러까지 위협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5.72% 빠진 5,265.37에 개장했다. 장 초반 낙폭을 만회하면서 5,300대로 반등했지만, 이내 유가 부담이 커지면서 지수는 내리막을 걸었다.
같은 시각 일본 증시도 6% 넘게 하락하는 등 지정학 충돌 장기화 전망이 나오며 투자심리는 위축됐다.
국내 금융시장은 금리와 환율도 발작했다. 국고 3년물은 장내서 3.4%를 돌파했으며, 달러-원 환율은 오전 10시 21분께 1,499.20원으로 1,500원 선을 넘봤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스태그플레이션(S) 공포'가 국내 금융시장을 덮쳤다. 한국은행 등 당국에선 구두 개입성 발언과 국고채 단순매입 등의 시장 안정화 조치를 내놓았다.
국내 증시도 시장 안정화 장치가 발동됐다. 개장 직후 선물 가격이 5% 넘게 1분 이상 하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 정지 조치인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이어 지수가 8% 넘게 급락하면서 오전 10시 30분경에는 모든 매매거래 중단 조치인 1단계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코스피가 일주일 새 두 번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건 지난 2020년대 이후 6년여 만이다. 같은 시각 일본 증시도 6% 넘게 하락하는 등 지정학 충돌 장기화 전망이 나오며 투자심리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다.
수급상 지수에 하방 압력을 주도한 건 외국인이었다. 이날 외인은 3조1천800억 원 넘게 코스피를 팔았고, 기관도 1조5천억 원 넘게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4조6천억 원 넘게 매수했다.
오전장에서 극심한 변동성을 겪은 코스피는 오후장에서 저가매수가 유입하면서 낙폭 일부를 만회했다.
HD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대형주가 일제히 큰 폭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7.81%, 9.52% 급락했고, 현대차도 8.32% 내렸다.
코스닥 시장도 부진했다. 장 초반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지만, 상대적으로 코스피 대비 약세 폭은 크지 않았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52.39포인트(4.54%) 내린 1,102.28에 마감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코스피 전산 장애도 발생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는 오후 12시 30분부터 최소 두 차례 이상의 매매 체결 과정에 오류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전 증권사에선 매매 주문 처리에 일부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유 관련 ETF는 초유의 장애종목으로 지정되면서 매매거래정지 조처가 내려진 후 매매가 재개되기도 했다. 시장에 따르면 운용사 측의 요청이 아닌 거래소 측에서 매매정지를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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