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강한 미국’을 상징하기보다 ‘미국의 패권 약화’를 보여준다는 관점. 시장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우방국에 달러를 공급할 지에 의문을 갖고 유럽중앙은행과 유럽 금융감독 당국자들이 비공개 논의를 했다고 로이터가 지난주 토요일에 보도. 위기 상황에서 연준을 대체할 만한 유동성 공급자를 찾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게 이 논의의 결론. 그러나 문제는 미국이 중요한 순간에 우방국을 지지할 거라는 신뢰가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 이 신뢰가 약해지면, 미국의 적대국들뿐만 아니라 우방국들까지 위기 시에 신뢰할 수 있는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 아직 달러를 대체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통화는 없음. 금 가격이 꾸준하게 상승하는 배경. 도이치방크는, 미국이 유리한 무역협정을 맺기 위해 관세를 활용하듯이 외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달러스왑을 활용하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 그리고 달러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기 시작하면, 트럼프 정부가 펼치는 정책은 장기적으로 미국에 좋지 않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강력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리쇼어링을 압박하고 있는데, 강력한 구매력의 근원이 달러 발권력이기 때문.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기축통화인 달러의 비축 수요가 달러를 고평가되게 만들고 이게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떨어뜨렸다고 하면서 부정적인 점을 강조. 하지만 달러가 기축통화여서 미국이 누리는 시뇨리지 (화폐발권차익)는 측정이 어렵지만 부정 영향을 상쇄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음.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의심이 생긴다면, 달러 비축수요 약화가 달러 고평가 완화로 이어지고, 달러 발권력이 약해지면서 다른 나라에 비해 자유롭게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는 환경까지 변한다면 미국은 더 높은 금리를 감당해야 할 것. 달러가 기축통화가 아니라면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 그러면 구매력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협상력과 영향력도 점차 약해지고, 우방국들도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을 적극 찾아 나설 것.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의 통상 압력 때문에 경기가 약해지는 나라들이 많아지면, 선거를 치를수록 명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미국 의존을 낮추려는 움직임은 가속될 수 있음. 최근에 선거를 치른 독일이나 선거가 예정된 캐나다에서 이미 미국 의존을 낮추는 경쟁이 관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