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하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2년 만에 최고 수준인 기준금리를 현재 5.25∼5.50%에서 연내 추가로 더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경기침체와 함께 예상했던 Fed의 기준금리 인하 전환 시점이 늦춰지고 그 폭도 점점 작아지면서 미국과 한국의 국채10년 금리도 지난 9월 21일 현재 각각 4.49%, 4.03%까지 반등하며 5월 저점 대비 각각 1.16%포인트, 0.75%포인트나 급등했다.
미국 국채10년 금리의 경우 2007년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2023년 들어 금리하락을 예상하여 장기국채를 매수한 투자자의 경우, 미국 국채는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이 어느 정도 손실을 상쇄했겠지만, 한국 국채 투자자들은 상당 부분 평가손실에 진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Fed의 강도 높은 통화긴축에도 불구하고 경제와 노동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배경에 대한 논쟁이 활발하다. 경제를 뜨겁게도 차갑게도 하지 않는 적절한 기준금리 수준을 ‘중립금리’라고 하는데, 팬데믹 이전보다 중립금리가 한 단계 더 높아졌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미국의 대중 압박 전략이 미국의 집권당에 상관없이 장기화되면서 제조업 공급망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신규 투자가 늘고 있고, 인공지능(AI) 기술 적용에 의한 생산성 향상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으며, 높은 재정적자를 감당하기 위해 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경기가 나쁘면 자금수요가 줄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했다.
그러나 지금은 민간의 자금수요가 줄어도 정부가 빌려야 하는 돈의 규모가 이를 압도한다. 정부는 더 빌려야 하는데, 중앙은행은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으로 채권 보유를 줄이고 있다. 경기가 나빠져도 금리가 하락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앞으로 중립금리를 더 높이는 요인이 많아 보인다.
만약 중립금리가 더 높아졌다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는 지금보다 더 높아야 한다. 그러나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더 올리면 금융불안이 높아지고 경제의 특정 부분들이 흔들릴 수 있다. Fed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높은 기준금리를 오랜 기간 이어가는 것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추가 긴축이 필요하지만 Fed가 주저하는 과정에서 통화긴축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이전보다 높은 성장, 높은 물가, 높은 금리 환경이 펼쳐지는 ‘2020년대 뉴노멀’(2020s New Normal) 시대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장기금리 하락에 대한 자본차익에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높아진 이자수익, 즉 채권투자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자본차익의 기회는 다시 오기 마련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의 공식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