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능력은 뇌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생활 속에서 접하는 언어를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발성에 이르기까지, 뇌는 인간의 전반적인 언어 수행 능력을 관할한다. 문제는 뇌도 늙는다는 것이다.
뇌의 노화는 컴퓨터로 비유가 가능하다. 저장 용량이 작은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면 ‘디스크 공간이 부족해 더 이상 문서를 저장할 수 없습니다’이라는 경고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우리 뇌도 나이가 들면 컴퓨터의 디스크 공간에 해당하는 ‘작업기억 용량’이 줄어드는데, 이는 언어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타인과 대화 상황을 떠올려보자.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주제가 생성되지 않는가. 대화가 막힘없이 진행되려면 상대의 말을 듣고 뇌 속에 잠시 그 내용을 저장했다가, 무슨 의미인지 재빨리 이해한 뒤 이에 알맞게 대꾸하는 과정이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탁구공 주고받듯 ‘핑퐁’이 오고 가는 원활한 대화 능력. 이것이 뇌의 작업기억 용량에 달렸다. 뇌의 노화로 뇌의 작업기억 용량이 줄어든다면? 대화할 때 상대의 말을 저장할 임시 저장 장치 용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니 당연히 질문이나 대화 주제를 파악하기 힘들고, 맥락에 맞는 말을 이어가기 어려워질 터. 끊임없이 버퍼링에 걸리는 휴대폰처럼 나의 언어 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