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강자’ 된 오라클… 수주잔고 41% 급증 ‘주가 사상 최고’

2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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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베이스 관리’ 기업에서
AI·클라우드 아우르는 회사로

3~5월 매출액 159억달러 기록

클라우드 부문 14% 넘게 성장
데이터센터 1년내 47개 추가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도 참여
‘AI 슈퍼칩’ 조달 등 핵심 역할

오라클(Oracle, ORCL)은 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로, 1977년에 설립됐다. 처음에는 기업들이 데이터를 잘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데이터베이스(DB)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졌다. 지금도 오라클의 DB는 전 세계 수많은 기업들이 사용 중이다.

쉽게 말해 오라클은 ‘기업을 위한 기술을 만드는 회사’다. 데이터를 저장하고, 회사를 운영하고, 클라우드에서 프로그램을 돌리고, 요즘은 인공지능(AI)까지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 과거엔 ‘데이터 회사’로 잘 알려졌지만, 지금은 ‘AI와 클라우드를 모두 아우르는 글로벌 IT 회사’로 변화하고 있다.

◇‘데이터 회사’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오라클의 대표 제품은 DB다. 쉽게 말해, 기업들이 수많은 정보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은행, 병원, 쇼핑몰, 정부기관 등 수많은 곳에서 오라클의 DB를 사용하고 있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는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라는 이름으로, 기업들이 AI나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서버와 컴퓨터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오라클은 기업용 소프트웨어(ERP 등) 시장에서도 명성이 높다.

◇다시 주목받는 이유… ‘AI가 잘 돌아가게 만드는 회사’= 데이터가 비즈니스의 핵심 자산이 된 시대, 오라클은 단순한 DB 기업을 넘어 전 세계 클라우드 전환과 AI 인프라 경쟁의 중심에 서 있다. 한때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과의 경쟁에 밀리며 오라클의 이름은 잘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AI 시대가 오면서 오라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오라클은 데이터를 잘 다루는 기업이고, 지금은 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AI가 잘 돌아가게 만드는 ‘땅과 물’을 공급하는 회사가 된 것이다.

최근에는 오라클 클라우드 OCI를 필두로 AI, 의료, 공공기관 등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특히 AI를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고성능 컴퓨터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많이 공급하면서, AI 스타트업들이 오라클 클라우드를 선택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뿐 아니라 유럽, 중동, 일본 등 전 세계로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고객과 글로벌 협력 사례= 북미 최대 옥외 광고 회사인 라마 광고는 복잡한 조직 구조와 160개 이상의 운영 유닛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오라클의 클라우드 ERP를 도입했다. ERP는 기업의 인력, 자재, 자금, 정보 등의 자원을 통합 관리하여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오라클의 ERP를 통해 재무와 회계 업무를 자동화하고, AI 기반 송장 처리 기능으로 90일 내에 업무의 40%를 자동화하는 등 큰 효율을 얻었다. 또한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대시보드를 통해 본사와 각 지점이 빠르게 성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도 늘고 있다. 오라클은 메타(Meta)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해 메타의 AI 모델 ‘라마(LLaMA)’의 훈련과 배포를 지원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AI 회사 xAI는 ‘그록(Grok) 3’ 모델 개발을 위해 오라클과 손을 잡았다. 오라클은 xAI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해, 그록 AI 모델의 차세대 버전을 위한 개발과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실적·주가 상승 중… 클라우드 매출 급증= 오라클의 경쟁력은 최근 실적에서도 확인됐다. 오라클은 2025회계연도 4분기(3∼5월)에 매출 159억 달러, 주당순이익(EPS) 1.70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주가는 실적 발표 하루 만에 약 7.6% 상승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라이선스 부문은 14% 넘게 성장했으며,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센터도 1년 안에 47개를 추가로 세울 계획이다. 향후 매출을 가늠해볼 수 있는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41% 증가한 1380억 달러에 달한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로 초대형 AI 전력에 동참= 오라클은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오라클, 오픈AI(OpenAI), 소프트뱅크(SoftBank), 투자회사 MGX가 함께 진행하고 있다.

2029년까지 최대 50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것이 목표다. AI 시대에 필요한 막대한 컴퓨팅 파워를 직접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오라클은 이 프로젝트에서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 데이터센터 임대, AI 슈퍼칩 조달 등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조용히 균형을 바꾸는 오라클= 오라클은 DB 기업이라는 오래된 이미지를 벗어나, 이제는 AI 시대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파트너로 거듭나고 있다. 오픈AI, 소프트뱅크 등과 함께 진행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단순한 협업을 넘어, 오라클이 글로벌 AI 연산 능력 확보 경쟁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OCI)와 AI 슈퍼칩 공급, 데이터센터 임대 등 전방위적 역할을 수행하며,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중심의 클라우드 시장에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가고 있다. 앞으로 오라클이 구축할 AI 생태계는 단순한 성장 스토리가 아니라, 차세대 기술 전환기의 핵심 기반이 될 가능성이 크다. ‘조용히 강한’ 오라클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이 콘텐츠는 '문화일보'에 등재된 기고글입니다.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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