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용 엔진룸’ 짓는 기업… 엔비디아 투자받고 델·HP 손잡아

2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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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노스다코타서 데이터센터 사업
추운기후 덕분에 냉각 비용 절감
수만 개의 AI 서버·GPU 돌아가

클라우드 업체와 15조원 계약
맥쿼리 자금 50억달러 확보까지
AI 시대 핵심 인프라 기업 부상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학습시킬 전용 인프라, 즉 ‘네오 클라우드(Neo Cloud)’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네오 클라우드는 AI를 위한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센터 인프라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고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공간이었다면, 네오 클라우드는 AI가 학습하고 추론할 수 있도록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고성능 데이터센터다.

쉽게 말해, 일반 데이터센터가 사무용 컴퓨터라면, 네오 클라우드는 AI 전용 슈퍼컴퓨터에 가깝다. 이런 흐름 속에서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 Corp, 종목코드: APLD US)’은 고성능 데이터센터 서비스를 제공하며 AI 시대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부상 중이다.

어플라이드 디지털은 미국에서 설립된 데이터센터 임대 전문 기업이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돌아가는 ‘엔진룸’을 짓는 회사로 설명할 수 있다. 처음에는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고객에게 전력과 공간을 제공하는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AI 전용 데이터센터 사업을 키우며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2년 4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뒤, 같은 해 11월에는 회사 이름을 ‘어플라이드 블록체인’에서 지금의 ‘어플라이드 디지털’로 변경했다. 2024년에는 엔비디아가 약 1억60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약 3%를 확보했는데, 이는 엔비디아가 AI 연산을 위한 데이터 인프라 파트너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현재 미국 노스다코타주에서 ‘폴라리스 포지(Polaris Forge)’라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단지를 짓고 있다. AI와 고성능 컴퓨팅을 위한 차세대 인프라로, 쉽게 말해 AI가 학습하고 연산하는 ‘슈퍼컴퓨터 공장’이다.

폴라리스 포지는 회사의 장기 성장 전략을 이끄는 핵심 사업으로, 가상화폐 중심 호스팅 기업에서 AI 인프라 전문 기업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되고 있다. 프로젝트는 노스다코타 내 엘렌데일의 ‘폴라리스 포지 1’과 하우드의 ‘폴라리스 포지 2’ 두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폴라리스 포지 1은 엘렌데일 부지에 세 개의 건물을 건설 중인데, 첫 번째 건물의 면적은 약 1만1000평 규모다. 전력 용량은 400㎿로, 약 40만 가구가 동시에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내부에는 수만 개의 AI 서버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끊임없이 돌아가며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한다. 어플라이드 디지털은 폴라리스 포지 1을 올해 4분기부터 단계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며, AI 연산 수요에 맞춰 2028∼2030년까지 1GW 이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AI 인프라 수요는 이미 현실로 입증됐다. 2025년 8월,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CoreWeave)는 폴라리스 포지 1 캠퍼스 내에서 건설 중인 세 개 동 전체를 장기 계약했다. 총 400㎿ 규모의 전력 용량에 해당하며, 완공 전 선점 계약은 이례적이다. 계약 금액은 약 110억 달러(약 15조 원)로, 어플라이드 디지털은 가동 전부터 주요 AI 고객의 신뢰를 확보했다.

폴라리스 포지 2는 2026년에 일부 가동을 시작해 2027년 초 전면 가동을 목표로 한다. 초기에는 두 개의 대형 건물로 구성되며, 이후 수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부지는 약 110만 평 규모의 초대형 캠퍼스로, 어플라이드 디지털의 두 번째 성장 축으로 꼽힌다.

어플라이드 디지털의 웨스 커민스 CEO는 “건축 과정을 간소화하고 자재 공급망을 강화해 공사 기간을 기존 2년에서 1년 남짓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회사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완성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또한 델, HP, 슈퍼 마이크로컴퓨터 등 주요 서버 제조사와 장기 계약을 체결해 GPU 장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폴라리스 포지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H100과 차세대 블랙웰 GPU를 지원할 수 있는 고성능 수랭식 냉각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어플라이드 디지털의 핵심 데이터센터가 위치한 미국 노스다코타 지역은 전력 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이다. 또한 추운 기후 덕분에 연중 약 200일 이상 외부 공기를 활용해 서버를 냉각할 수 있어 냉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자연 조건 덕분에 에너지 효율이 높고 운영비도 상대적으로 낮다.

여기에 어플라이드 디지털이 과거 코인 채굴용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쌓아온 인프라 구축 경험과 비용 절감 노하우가 더해졌다. 덕분에 경쟁사 대비 합리적인 비용으로 AI 및 고성능 컴퓨팅(HPC)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고객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같은 수준의 연산 능력을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우려 중 하나는 자금 조달 문제였다. 어플라이드 디지털같이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온 기업의 경우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 어플라이드 디지털은 글로벌 투자기관인 맥쿼리 이큅먼트 캐피털로부터 약 50억 달러 규모의 착공 자금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자기자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콘텐츠는 '문화일보'에 등재된 기고글입니다.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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