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마지막 산은 ‘연산’ 아닌 ‘연결’… 데이터 병목 푸는 ‘光기술’ 유망주

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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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학습시 수천개 GPU가 한팀
같은 문제를 동시간에 풀게 돼
데이터 교환 속도·안정감 관건

광 트랜시버·CPO 등 3대 기술
루멘텀, 엔비디아 기술공급 핵심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논할 때 요즘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분야는 ‘광(光) 연결’이다. 광케이블을 생각하면 쉽다. 광 시장이 주인공이 된 이유는 연산 자체가 아니라 연결이 ‘병목’이 됐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AI 데이터센터를 트럭(GPU·그래픽처리장치)이 엄청 늘어난 고속도로로 보자. 트럭이 아무리 좋아도 요금소(네트워크)가 좁으면 막히게 된다. 좁은 요금소가 기존의 전기 케이블(구리)이라면, 이걸 더 넓힌 것이 광 연결이다. 광 연결은 마치 좁은 차선을 넓히듯 고속·장거리 전송에 유리해 병목을 푸는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데이터센터는 서버가 각자 일을 하고 필요한 데이터만 주고받으면 됐지만, 지금의 AI 학습과 추론은 수천 개의 GPU가 한 팀으로 움직이며 같은 문제를 동시에 푼다. 이때 중요한 건 GPU 한 개의 속도가 아니라 GPU끼리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교환하느냐이며, 네트워크가 느리면 비싼 GPU는 대기 시간만 늘어나면서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결국 AI 인프라 경쟁은 ‘연산 성능’에서 ‘연결 성능’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고, 전기 신호 기반 구리 연결은 속도와 거리, 전력 효율을 동시에 맞추기 어려워졌다. 속도를 올릴수록 보정과 전력 소모가 커지고 발열이 심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빛으로 데이터를 전달하는 광 연결은 고속, 장거리, 전력 효율 측면에서 구조적 우위를 가지며, 데이터센터 처리량이 늘어날수록 필요성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

루멘텀 홀딩스(LITE US)는 데이터센터 광 전환의 직접 수혜 기업이다. 루멘텀은 미국 새너제이에 본사를 둔 광기술 기업으로 2015년 독립 상장사로 출범했으며, 데이터센터와 통신망에 쓰이는 광통신 부품, 산업용 레이저 솔루션을 만든다. 루멘텀의 사업은 2개로 나뉜다.

첫째, 클라우드 및 네트워킹(매출 비중 88.2%) 사업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업체에 광 부품(칩, 모듈, 서브시스템)을 공급해 데이터센터 간 연결 구축을 지원한다.

둘째, 인더스트리얼 테크(매출 비중 11.8%)는 공장에서 쓰는 레이저 장비용 광원을 팔고, 일부는 스마트폰 3D 센싱에도 들어간다(매출 비중은 최근 분기 기준). AI 데이터센터가 커질수록 광 포트가 늘고, 800G(기가비트/초)에서 1.6T(테라비트/초) 같은 고속으로 업그레이드가 진행될수록 광 모듈 수요는 더 커진다.

결국 AI 투자가 늘면 GPU만 더 사는 게 아니라 GPU를 연결하는 광 장비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루멘텀은 이 ‘연결 인프라’ 확산의 한가운데에 있는 회사라고 정리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GPU 수천 개가 한 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GPU끼리 주고받는 데이터가 엄청 많다. 그래서 길(네트워크)이 막히면 GPU가 일을 못 하고 멈춰 서게 된다. 루멘텀은 이 막힘을 풀기 위한 빛(광) 연결 기술을 세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고속 광 트랜시버(플러그형 광 모듈)다. 이건 가장 익숙한 형태다. 네트워크 장비 앞에 USB처럼 꽂는 모듈로, 전기 신호를 빛으로 바꿔서 광섬유로 보내고, 들어오는 빛을 다시 전기로 바꿔 주는 변환기다.

둘째, 코패키지드 옵틱스(CPO)다. CPO는 스위치 칩 바로 옆에 광 부품을 붙여서 전기 신호를 훨씬 빨리 빛으로 바꾸는 장치다. 왜 이게 중요하냐면 전기 신호는 멀리 빠르게 보내려 할수록 전력 소모가 커지고 발열이 심해져 보정 장치가 늘어나 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CPO는 전기 구간을 짧게 만들어 전력과 열을 줄이고 초고속 속도를 더 쉽게 내는 장점을 가진 장치다.

다만 장비 안쪽에 붙어 버리면 고장 났을 때 현장에서 쉽게 교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는 가장 막히는 구간만 CPO를 쓰고, 나머지는 플러그형 트랜시버를 같이 쓰는 혼합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본다. 루멘텀은 CPO를 만들 때 레이저를 장비 안에 넣지 않고, 밖에 따로 두는 방식(ELS)을 강조한다.

레이저는 빛을 만들어 내는 광원인데, 이걸 장비 안에 넣으면 열 관리가 어렵고 고장 대응이 복잡해질 수 있다. 그래서 레이저를 밖에 두고 빛만 공급한다는 발상이다. 쉽게 말해 고장이 나도 모듈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관리가 쉬워진다.

셋째, 광 회로 스위치(OCS)다. 보통 네트워크는 빛으로 오던 신호를 중간에서 전기로 바꿨다가 다시 빛으로 바꿔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과정은 전력도 들고 열도 난다. OCS는 그걸 줄이기 위해 빛을 전기로 바꾸지 않고 빛 그대로 길만 바꿔 연결해 주는 물리적 스위치다. 쉽게 말해 전기 변환 없이 광섬유 연결을 상황에 맞게 바꿔 주는 교통정리 장치다.

이 같은 기술을 인정받아 루멘텀은 엔비디아의 실리콘 포토닉스라는 제품 생산에 기술을 공급하는 핵심 기업으로 선정됐다. 최근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이 같은 호실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 중이다.

결국 AI 시대의 승부는 GPU를 얼마나 많이 사느냐가 아니라 GPU들이 서로 얼마나 막힘 없이 대화하느냐로 넘어가고 있다. 그 대화의 길을 넓혀 주는 게 광이고, 루멘텀은 그 길에 들어가는 빛 엔진(레이저 칩과 광 모듈)을 파는 회사다.

앞으로는 루멘텀이 제시하는 OCS와 CPO 같은 차세대 광 연결이 시장에 얼마나 빨리 퍼지느냐가 성장의 관건이다. AI 데이터센터가 커질수록 연결도 같이 커지는 구조인 만큼 루멘텀은 연결의 폭발이 곧 성장의 연료가 되는 기업으로 볼 수 있다.

이 콘텐츠는 '문화일보'에 등재된 기고글입니다.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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