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라고 하면 흔히 과학소설(SF)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린다. 하지만 지금 우주는 돈이 오가는 사업의 현장이다. 그 중심에 올해 6월 상장을 추진 중인 스페이스X가 있다. 일론 머스크 CEO가 2002년 세운 이 회사, 겉으로는 로켓 회사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회사 이름에 우주(Space)가 들어가고, 팰컨이나 드래건이라는 명칭을 가진 로켓을 만드는 건 맞다. 그런데 지금 회사가 가장 많은 돈을 버는 방법은 로켓 발사가 아니다. 위성 인터넷이다. 이 역설적인 구조를 이해하면, 스페이스X가 왜 지금 전 세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스페이스X 이전까지 로켓은 한 번 쓰고 버리는 물건이었다. 비행기를 한 번 타고 폐기하는 것과 다름없는 구조다. 발사 비용이 1회당 매우 높았던 이유다. 자연히 우주는 막대한 예산을 가진 정부나 나사(미 항공우주국) 같은 기관만의 영역이었다.
스페이스X는 이 상식을 처음으로 깼다. 발사를 마친 로켓이 스스로 방향을 틀어 지상으로 내려와 착지하는 장면이 처음 공개됐을 때 전 세계가 경악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일상이 됐다. 최신 기종인 팰컨9 로켓은 일부 엔진을 수십 번 재사용한 사례도 나왔다. 주력 로켓인 팰컨9은 2025년 한 해에만 약 165회 발사됐다.
전 세계 전체 발사 횟수의 절반이 넘는다. 한 민간 기업이 혼자서 지구 전체 발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경쟁사들이 여럿 있지만 발사 횟수, 비용, 신뢰도 모든 면에서 격차가 크다.
여기에 더해 더 무거운 화물을 실을 수 있는 팰컨 헤비, 그리고 나사 우주비행사를 국제우주정거장(ISS)까지 실어나르는 드래건 우주선까지 운용하며 발사 서비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굳히고 있다. 미국 우주군은 국가안보 위성 발사 임무 28개를 스페이스X에 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