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돈이 되는 시대가 왔다. 미국을 중심으로 AI 솔루션 도입과 클라우드 사용이 확대되며, 미국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비롯한 AI 기업들의 실적도 상승세다. AI 빅데이터 기업인 ‘팔란티어’의 미국 기업 고객은 전년 대비 약 70% 증가했고, 고객관리솔루션(CRM) 기업인 ‘세일즈포스’의 AI 고객사는 지난 분기에만 약 1300개 늘어났다.
특히, 엔비디아는 AI를 구동하는 엔진, GPU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AI 시장의 중심에 있다. 필자는 올해 엔비디아의 개발자 콘퍼런스인 ‘GTC 2024’ 행사를 참관하며 엔비디아가 제시하는 AI 산업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이번 GTC의 핵심은 차세대 GPU ‘블랙웰(Blackwell)’의 공개와 각종 AI 솔루션에 있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19일 GTC 행사에서 차세대 GPU 블랙웰을 공개했다. 블랙웰은 기존 제품(하퍼) 대비 2.5배 뛰어난 연산 성능을 갖췄으며 효율도 개선됐다. 챗GPT 같은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 하퍼칩 8000개와 15메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했다면, 블랙웰은 칩 2000개와 4㎿의 전력으로 동일 작업이 가능하다.
GPU 연결 기술 NV링크를 이용해 최대 576개의 GPU를 하나처럼 사용할 수 있고, 기존 제품과 호환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블랙웰의 칩당 가격은 3만∼4만 달러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되나 엔비디아가 제품을 DGX, 서버 등 더 큰 단위로 판매할 것으로 보여 실질적인 판매가는 더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블랙웰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는 것은 4분기 이후로 예상한다. GB200은 AI 개발을 위해 블랙웰 GPU 2개와 그레이스 CPU를 결합한 차세대 칩이다.
엔비디아가 추구하는 미래는 ‘AI 플랫폼 기업’이다. 엔비디아는 호퍼, 블랙웰 등 강력한 GPU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만들어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번 GTC에서 하드웨어 외에도 설계,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이 접목된 소프트웨어를 공개했다.
소프트웨어의 핵심은 ‘디지털 트윈 프로그램 옴니버스’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 또는 공간을 가상현실(VR)에 동일하게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고객은 옴니버스를 이용해 실제 프로젝트 전에 가상 환경에서 각종 실험을 하고 시뮬레이션으로 공정을 최적화해 결함을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향후 엔비디아 주가는 어떻게 될까. 엔비디아의 1년 주가는 250% 상승했지만, 엔비디아의 향후 24개월 연평균 매출성장률을 반영한 매출대비 기업가치는 시장, 산업 평균 대비 저평가돼 있으며 장기 이익 성장성을 반영한 주가도 시장 대비 저평가돼 있어 운용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한다.
엔비디아의 12개월 뒤 예상 주당순이익은 36.9배로 반도체 산업 평균 27.1배를 상회하나, 향후 3년 주당순이익 연평균 수익률 36.8%를 반영한 주가이익증가비율 배수는 1.0배로 시장(1.7배), 반도체 산업(1.5배) 대비 낮은 수준이다.
하이엔드 고마진 비즈니스로 영업이익이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포트에서 엔비디아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면 변동성 관리 측면에서 일정 부분을 덜어내는 것도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