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년 반 만에 기준금리 인하 경기둔화 확인되면 과감하게 움직이겠다는 연준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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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지폐' 위에 '인상'과 '인하'를 의미하는 블록이 올려져있는 사진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는 9월 19일 정례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50bp 인하한 4.75~5.00%로 결정했다.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에 이루어진 금리 인하다. ‘베이비 컷’이냐 ‘빅 컷’이냐를 놓고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결과는 대폭 인하를 의미하는 빅 컷, 즉 50bp 인하를 단행했다. 기존 2.00%p로 역대 최대였던 한국(3.50%)과 미국(5.25~5.50%)의 금리 차는 미국의 금리 인하를 기점으로 최대 1.50%p로 좁혀졌다.

선제적 대응일까, 사후 수습일까

미국의 금리 인하를 놓고 경기침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인지, 사후적 수습인지 해석이 엇갈린다. 사후적 수습이라면 ‘금리 인하=악재’로 시장이 받아들여 오히려 증시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시장의 시각은 선제적 대응으로 의견이 모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0.5%p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현재의 정책은 뒤처져 있지 않으며 미국 경기침체가 임박하지 않았다”고 언급하는 등 여러 차례 선제적 대응 성격의 금리 인하임을 강조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최근 지표는 경제활동이 계속 견고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파월은 “7월 고용 지표 부진과 분기별 고용 및 임금인구조사(QCEW) 데이터를 더 일찍 확인했다면, 7월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는 통화정책의 대응이 늦은 것(Behind Curve)이 아니며,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미국 경기는 올해 성장률을 기존 2.1%에서 2.0%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파월은 미국의 경제는 기본적으로 괜찮으며(Basically Fine), 높은 성장, 낮아지는 물가, 견고한 고용시장을 언급하면서 침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고용시장 관련 실업률이 작년 7월 대비 상승했지만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고하며, 4%의 실업률은 건강하고, 역사적으로 봤을 때도 낮은 실업률이라 판단했다. 즉, 연준은 계속 고용시장을 견고하게 유지하려고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며, 선제적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결론적으로 미국 경기는 침체는 아니며 침체도 만들지 않겠다는 연준의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참고로 미국의 지난 8월 실업률은 4.2%인 가운데, 연준은 올해 실업률 전망치를 기존 4.0%에서 4.4%로 상향 조정하며 추가적인 둔화를 예상했다. 2025년에도 4.4%로 전망하며, 2026년 이후에는 실업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해 추가적인 고용시장 악화를 예상하지 않았다. 고용시장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중립금리(Longer Run) 수준까지 빠르게 인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반면, 올해 개인소비지출(PCE)과 핵심 PCE 전망치는 각각 2.3%(기존 2.6%), 2.6%(기존 2.8%)로 하향 조정했다. 성명서에서 물가상승률이 2%로 향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으며,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에 대해서도 기존 ‘균형점으로 가고 있음’에서 ‘균형점’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의 경기 방어에 대한 의지는 점도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점도표에서 기준금리 전망치를 4.375%로 낮춰 연내 추가 50bp 인하를 시사했다. 다만 올해 2차례 인하 여부는 11월 FOMC 전까지 확인할 수 있는 고용지표가 결정할 것으로 판단한다. 고용지표가 부진하다면 연준은 올해 추가 50bp 인하를 단행할 것이다.

내년의 인하 횟수는 지난 6월과 같은 4차례 인하 전망이 유지됐지만, 올해 인하 폭이 지난 6월보다 3차례가 커지면서 2025년 말 기준금리는 3.375%로 낮아졌다(지난 6월 4.125%). 이후 2026년 2차례의 추가 인하 이후 인하 사이클이 마무리되는 것으로 전망한다.

퍼센트 기호가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의 이미지로 '금리 인하'를 뜻한다.

미국 금리 인하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

연준이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경기둔화 조짐이 확인된다면 금리를 빠르게 인하하겠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다만, 시장은 금리 인하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가운데, 연준의 늦은 대응으로 경기둔화 폭이 커지면서 결국 더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는 점에서 금리는 오히려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빠르게 대응할수록 총 금리 인하 폭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파월은 과거와 같은 저금리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점도표상의 중립금리는 2.875%로 기존(2.75%)보다 상향 조정됐으며, 평균값도 기존 2.91%에서 2.99%로 상향한 점도 금리의 부담 요인이다. 참고로 1957년부터 2019년까지 첫 금리 인하 이후 S&P500지수의 수익률과 최대 하락률을 분석해보면, 금리인하 후 수익률은 대체로 플러스값을 기록하지만, 경기침체 여부에 따라 수익률 폭과 최대 하락률 폭이 크게 차이 났다.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지 않았을 때 첫 금리 인하 이후 12개월 수익률과 최대 하락률 평균은 각각 11%, -4%였다. 반면,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졌을 때는 각각 8%, -16%로 나타났다. 경기침체를 염두에 둔 보험성 성격의 금리 인하인지, 경제지표를 고려한 통화정책 정상화 수준의 금리 인하 인지에 따라 증시 예측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향후 고용 움직임이 중요하다.

 

한편, 미국 금리 인하의 기본 효과는 유동성, 즉 시장에 돈이 들어오게 하고, 달러 강세를 제한한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달러와 주식시장은 역(逆)상관관계를 보여왔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수록 신흥국의 자본 유출 리스크는 낮아지는 효과를 만들고, 이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 전반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한다.

 

아울러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화 약세가 엔캐리(값싼 엔화를 빌려 고금리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 이슈를 수시로 시장에 부각할 수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엔캐리 트레이드 규모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일본은행(BOJ)의 향후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 여부가 중요하다. 지난 8월 초의 악몽이 재현될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금리 인하에 따른 수혜주로는 바이오(금리 인하 수혜+실적성장), 금융(배당+실적 성장+주주 환원 등) 등과 같은 업종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1년간의 동결 이후 인하

1년간의 '동결' 이후 인하 미국의 '기준금리'를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출처: Bloomberg, KB증권

SOFR(미국 무위험 금리 지표) 시장에 반영된 기준금리 인하 경로

시장에 반영된 '기준금리' '인하 경로'를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출처: Bloomberg, KB증권

※ 위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KB증권)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임상국

KB증권 투자컨설팅부 부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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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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