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첫 FOMC를 기다리며 금리 인하 속도 여전히 완화

20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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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기 위에 '의회' 아이콘과 'FOMC' 단어가 적힌 이미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지난해 12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25bp 인하했다. FOMC에서 전망한 것처럼 2024년에 총 100bp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2월 인하는 옳은 결정이지만, 아슬아슬(Closer Call)하게 인하를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른 2025년 금리 인하 횟수의 중간값은 기존 4회에서 2회로 축소됐으며, 내년 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50bp 상향 조정된 3.875%로 제시했다. 2025년 4회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달리 2회 인하 예상은 연준이 상당히 매파적 입장임을 시사한다.

 

1월 9일 발표한 12월 FOMC 의사록에서도 대다수(The Vast Majority) 위원이 금리 인하를 지지했지만, 일부(Some) 위원이 금리 동결을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과정이 일시적으로 중단됐거나 중단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으며, 실제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물가 지표가 이 견해를 뒷받침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이 금리 인하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이유는 높아진 물가 우려 때문이다. 시장 기반의 근원 서비스 물가상승률은 안정적인 수준에 근접했지만, 예상보다 높은 최근 물가상승률에서 보듯 2024년 디스인플레이션 속도는 둔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두서너 명 위원(a Couple of)은 긍정적인 금융시장과 경제활동으로 물가의 상방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무역과 이민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망 문제, 완화적 금융시장 환경, 그리고 가계의 강한 소비 등으로 물가의 상방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 대체로 동의한 분위기라는 점이다.

 

반면,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는 완화했다. 12월 의사록에서도 고용시장 수요는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지만, 고용시장의 낮은 해고율을 고려하면 급격하게 위축될 시그널은 없다고 참여자들은 평가했다.

한편, 1월에 발표한 12월 소비자물가지수와 고용 지표는 시장의 예상치와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1월 10일(현지 시각) 발표한 12월 미국 비농업 고용자 수는 전월 대비 25만6,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14만6,000명)를 크게 웃돌았다. 동시에 가계 대상 서베이(CPS)에서의 취업자 수 역시 오랜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10월과 11월 모두 감소하다가 12월에 47만8,000명 늘어나면서 두 달간의 감소분 상당 부분을 회복했다. 그리고 실업자가 23만5,000명 감소하면서 실업률은 4.1%로 예상치와 전월 치 모두 4.2%를 하회했다. 매우 양호한 고용 수치다. 노동시장의 양적 지표가 두루 좋은 가운데, 전월 대비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0.28%로 한풀 꺾인 점은 더 반가운 소식이다.

 

임금은 그동안 0.4%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면서 물가 상승 우려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충분히 낮아진 수준은 아니다. 전월 대비 +0.28%는 팬데믹 이전보다 높으며, 최근 3개월 기준의 추세로도 2023년 평균을 여전히 웃돈다. 견조한 고용시장을 바탕으로 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와 경계감이 쉽게 소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 완화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나무 블록에 'CPI' 글자와 아래로 향하는 화살표가 새겨져있는 사진이다.

반면, 1월 15일(현지 시각)에 발표된 12월 미국 근원 CPI가 예상치에 부합하자 당일 증시가 상승으로 화답했다. 소비자물가 지표가 둔화한 점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자극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노동부는 12월 헤드라인 CPI가 전월 대비 0.4% 상승한 것으로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와 작년 11월 수치 0.3% 상승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2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 0.2%에 부합하는 동시에 11월 수치 0.3%보다 둔화했다. 근원 CPI가 줄곧 0.3% 상승률을 이어오다 5개월 만에 둔화한 것이다. 헤드라인 수치는 더 뜨거워졌지만, 물가의 기저 흐름은 둔화를 가리켰다는 점에 투자자는 반색했다.

 

10년물 국채금리도 13bp 넘게 급락했으며, 110pt를 상회하던 달러 지수도 물가 지표를 소화하면서 109pt까지 하락하는 등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되살아났다. 다만 지난달 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 연준의 2% 목표 달성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1월 28일~29일 올해 첫 FOMC를 개최한다. 12월 근원 CPI 둔화가 연준이 비둘기파적 판단을 하는 데 좀 더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인하 중단에 대한 생각을 바꾸기는 어렵고, 금리 인상 전망도 제한될 것으로 판단된다. 고용 지표가 예상 외 서프라이즈로 발표되면서 다시 물가 상승을 자극할 우려 등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1월 20일은 트럼프 취임식이다. 실제로 정책이 무엇이고 어떻게 시행되는지 확인한 이후에야 통화정책 조정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금리 인하 논리가 약해진 상황에서 관세 인상과 세금 감면, 불법 체류자 추방 등의 정책은 모두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변수들이다.

 

금리 인하에 대한 속도 조절이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2025년 첫 FOMC에서 미 연준은 금리 동결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분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질 것이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월 16일 2025년 새해 첫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0%로 유지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으로 여전히 높은 상태에서, 세 차례 연속 인하로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환율이 더 뛸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참고로 고환율은 물가에도 부담을 준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물가를 높이는데, 이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금융통화위원회로서는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이후 드러날 정책 윤곽, 28일~29일에 미국 FOMC 정례회의 결과와 Fed의 통화 완화 속도 관련 언급, 국내 탄핵 정국과 재정 집행 상황 여부 등을 더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 추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와 '핵심 소비자물가지수'의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자료: Bloomberg, KB증권

한-미 기준금리 추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추이를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자료: Bloomberg, KB증권

※ 위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소속 회사(KB증권)의 공식적인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임상국

KB증권 투자컨설팅부 부서장

유망한 스몰캡 종목을 발굴해 소개합니다.

임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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