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달러는 더 사야 할까? 팔아야 할까?

20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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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배경에 '우하향' 그래프가 있고 그 위에는 고무줄로 묶은 '달러'뭉치가 놓여진 사진이다.

금융위기도 아닌데, 환율은 1,450원을 상회

2025년 연초에 달러/원 환율이 1,450원을 상회하고 있다. 불과 1개월 전만 해도 1,400원 초반이었고, 그 이전인 9월 말에는 1,310원을 기록했다. 3개월 동안 환율은 무려 140원, 고점까지는 170원이 급등했다.

이렇게 달러/원 환율이 단기에 급등한 배경은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지난 12월 초 발발한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와 그로 인한 8년 만의 현직 대통령 탄핵 소추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이런 정치적 불안은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 그리고 원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둘째로 지난해 10월과 11월에는 국내 요인보다 대외 요인이 원화에 부정적이었다.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됨에 따라 지난 2018년의 미·중 무역 갈등 재현이 우려되었다. 당시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중국 교역이 부진했고, 수출 비중이 높은 대만, 한국 등이 순차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국내 및 대외 요인이 금리에 영향을 끼쳤는데, 이론적으로 달러/원 환율은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 특히 시장 금리차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한·미 장기금리 격차 확대가 환율 상승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IMF 외환위기 기간을 제외하면 달러/원 환율 1,250원은 금융위기의 임계치로 여겨졌다. 그런데 지난 2022년 4월 이후는 대부분 1,250원을 상회했으며, 현재는 1,450원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금융위기 조짐은 나타나지 않아서인지 마치 현재의 환율을 새로운 기준, 즉 ‘뉴 노멀(New Normal)’로 인식할 정도다. 달러/원 환율이 어느덧 1,400원대에서 등락하는 가운데 최근 환율 상승 요인을 되짚어 보면 달러를 더 살지, 팔지 고민스러운 수준이다.

달러/원 환율 급등은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 확대를 반영

'달러/원 환율' '급등'은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 확대'를 반영함을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자료: Bloomberg, KB증권

2025년 원화는 험난한 여정, 그럼에도 현재 환율은 과도한 급등

2025년 달러/원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는 근거는 앞서 파악한 요인 세 가지 때문이다. 한국의 정치 불안과 리더의 부재, 민간 소비와 투자의 위축, 결국 한국은행이 금리를 더 인하함으로써 원화의 유인이 약해질 수 있다.

 

또 트럼프 2기의 시작은 2018년 무역 갈등이 재현될 수 있으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근거는 무엇보다 원화의 부정적 이슈가 많음에도 과거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점이다. 특히 현재 글로벌 경제, 국제 금융시장이 위기 상황이 아닌데도, 환율 1,400원대가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의 가파른 금리 인상, 중국 경제의 부진,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 약화와 해외투자 증가 등으로 2024년까지 3개년 평균 환율은 1,321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전 7개년 평균 환율은 1,145원,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개년 평균 환율은 1,198원이다. 현재 환율 1,450원대는 분명 이전보다 과도하게 높다. 이는 현재 환율이 이상 급등일 가능성이 있으며, 원화의 약세는 한국 경제의 어두운 전망을 이미 반영했다고도 볼 수 있다.

환율이 1,500원을 상회하려면 미국 달러가 더 강세를 보이거나, 원화가 더 약세를 띠어야 한다. 이 역시 불가능한 건 아니다. 무엇보다 미국 경제가 고금리 상황에서도 경기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으로는 탄탄한 고용 수요와 AI 등 새로운 산업의 등장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경기는 사이클이 있고, 향후 경기와 금리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환율도 사이클이 있다. 장기적으로 환율은 구조적 변화에 따라 상승하거나 하락할 수 있지만, 글로벌 경제의 유기적 관계(선행과 후행)를 감안하면 일방적 경제 독주는 가능하지 않다.

 

고평가된 통화는 무역 및 경상수지 적자를 누적시키고, 저평가된 통화는 경상수지 흑자를 확대시킨다.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구조상 자본은 순환하게 되며 통화가치는 경제 펀더멘털에 수렴하게 된다.

앞으로 달러/원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으나, 과거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환율 수준, 이미 알려진 원화 약세 요인, 글로벌 경제의 순환적 구조 등을 감안하면 시기의 문제이지 환율은 1,400원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더 크다.

2022년부터 환율 급등, 지난 10개년 평균은 1,198원

2022년부터 '환율' '급등'했으며 지난 '10개년' '평균'은 '1,198원'임을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자료: Bloomberg, KB증권

'미국 지폐'가 널려있고 그 위에는 돋보기가 비추고 있으며 렌즈에는 '우하향 그래프'가 표시된 이미지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이코노미스트

매일, 매주, 매월, 분기별 환율 정보와 함께 국제외환시장을 분석하고 전망합니다.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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