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용자 보호를 위한 부정경쟁방지법의 개정 내용

202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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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제

'갑'은 '옥시화이트'라는 표백제를 판매하고 있었으나 유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을'이 '옥시'라는 표백제를 판매하면서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고, 이에 '을'은 '갑'에게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옥시화이트' 사용을 중지하라고 소송을 걸었습니다. 

 

이 경우 '갑'은 '옥시화이트'를 계속 사용할 수 있을까요?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국내에서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 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타인의 상품 표지가 유명해지기 전부터 유사한 표지를 사용했던 사용자가 타인의 상품 표지가 유명해진 이후에도 자신의 표지를 계속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가 있어 왔습니다.

위 사안은 판례를 이해하기 쉽게 일부 변형한 것으로, 대법원 판결(2002다9011)에서는 『선의의 선사용자의 행위를 부정경쟁행위에서 배제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으므로 피고의 행위는 부정경쟁행위를 구성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러한 판례의 태도에 의하면 '갑'이 '을' 보다 먼저 '옥시화이트'를 사용하였다고 하더라고 '을'의 '옥시'가 유명해진 이후에는 더 이상 '옥시화이트'를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이처럼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르면 선사용자에게 불측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바 선의의 선사용자의 계속적인 상표 사용행위를 부정경쟁행위에서 제외하는 개정법이 오는 2023년 9월 29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개정법은 「타인의 상품표지 또는 영업표지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기 전부터 그 타인의 상품표지 또는 영업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표지를 부정한 목적 없이 계속 사용하는 경우」와 「이에 해당하는 자의 승계인으로서 부정한 목적 없이 계속 사용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 행위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위 사안에서 '갑'이 '옥시화이트'를 먼저 사용하고 있었더라도 유명하지 않았으므로 '을'은 '옥시'라는 상표권을 등록 받을 수 있었을 겁니다. 만약 '을'이 상표권 등록을 받은 후 '갑'에게 상표권에 기한 침해금지 청구를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상표법 제99조에서는 「부정경쟁의 목적이 없이 타인의 상표등록출원 전부터 국내에서 계속하여 사용한 결과 타인의 상표등록출원 시에 국내 수요자 간에 그 상표가 특정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인식된 경우」에는 해당 상표를 계속 사용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을'이 '갑'에게 상표권에 의한 침해금지 청구를 한 경우, '옥시화이트'가 특정인의 출처로 국내 수요자들에게 인식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특정인의 출처로 인식되었다 함은 상표의 사용기간, 방법, 광고량 및 거래범위 등을 고려하여 동일하고 일관된 출처로 인식될 수 있으면 충분하며, 반드시 주지·저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판례의 태도로서, 주지·저명성 보다 낮은 정도로 수요자들에게 인식되더라도 선사용권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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