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서 효용(Utility)은 행복감 또는 만족을 의미합니다. 탄산음료 100 효용, 커피 80 효용, 물 50 효용처럼 숫자로 표시하기도 하죠. 실제 이런 효용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효용과 관련한 오래된 고정관념이 하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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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에서 효용(Utility)은 행복감 또는 만족을 의미합니다. 탄산음료 100 효용, 커피 80 효용, 물 50 효용처럼 숫자로 표시하기도 하죠. 실제 이런 효용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효용과 관련한 오래된 고정관념이 하나 있습니다.
돈을 많이 소비하면, 행복감이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
이 논리로 보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돈을 많이 쓰는 부자일 텐데요. 과연 그럴까요? 결론은 효용은 소비의 절대액과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돈이 많고 소비를 많이 하면 행복하고, 돈이 없으면 불행하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 SNS나 미디어를 통해 사치스러운 삶을 즐기는 사람들의 사진과 영상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SNS와 미디어에 오랜 시간 노출되다 보면, 잘못된 경제관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 올바르고 건강한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얼마나 소비해야 멈출 수 있을까?
경제학의 가장 기초적인 개념 중에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란 것이 있습니다. 이 법칙은 재화를 한 단위 더 소비할 경우 발생하는 추가적인 만족감은 점점 줄어든다는 개념입니다. 말은 어렵지만 그 내용은 간단합니다. 똑같은 사과 3개가 있습니다. 이 3개의 사과를 차례로 먹을 때 느끼는 만족감을 숫자로 표현해 보겠습니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첫번째 사과의 만족감은 100, 두번째 사과의 만족감은 70, 세번째 사과의 만족감은 50으로 점차 만족감이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과를 먹을수록 만족감의 총량은 늘어나지만, 1개의 사과를 더 먹을 때마다 새롭게 늘어나는 만족감은 계속 줄어듭니다. 왜 마지막 사과의 만족감이 제일 작은지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사과를 소비할 때마다 동일하게 만족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즉 제일 맛있는 사과는 처음으로 먹은 사과라는 거죠. 첫번째 사과를 먹고 두번째 사과를 먹을 때 다시 100만큼의 만족을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번째 사과 효용 ÷ 두번째 사과 효용 = 1.42개 |
사과를 더 많이 먹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두번째에는 1.42개 사과를 먹어야 효용 100에 도달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같은 식을 대입하면 세번째 사과는 2개를 먹어야 효용 100이 됩니다.
사실 이 세상의 모든 과소비 또는 중독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첫번째 먹었을 때의 느꼈던 효용 100만큼의 강렬한 만족을 위해 더 먹게 되는 것이죠. 소비를 통한 만족감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변에 보면 여행을 지나치게 자주 떠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처음 해외여행에서 느꼈던 행복감을 또 느끼고 싶기 때문에 떠나는 거죠. 두번째 여행에서 느낀 행복이 첫 여행만큼 만족스럽지 못하면 더 많은 여행으로 보상받고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를 많이 한다고 만족감도 정비례로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 자녀에게 알려줘야 하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과소비를 줄이려면
절제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효용이 높은 소비
어떻게 하면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을 극복하고 항상 효용이 높은 소비를 할 수 있을까요? 자주 하지 않는 것, 즉, 소비와 소비 사이 간격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입니다. 지난 여행에서 느낀 행복감(① 계획하며 느끼는 설렘 ② 여행 가서 느끼는 자유로움 ③ 다녀와서 간직한 추억)을 충분히 느끼고 다음 여행을 떠나면 됩니다.
사과의 경우도 한 개를 먹고 바로 또 먹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을 두고 먹으면 효용을 높일 수 있습니다. 즉, 소비에 있어 절제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절제란 과소비에 비해 더 적은 소비를 하고도 더 큰 만족을 만들어주는 마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하고 싶은 욕구를 참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데요. 누군가가 절제를 도와줄 수 있다면 효용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예산입니다. 예산은 한정적인 자원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소비의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기 때문에 돈 관리에 도움을 줍니다.
자녀에게 용돈을 줄 때도 예산의 개념을 활용해야 합니다. 용돈의 일정한 금액과 일정한 주기(주 단위, 월 단위 등)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용돈을 받아 한 번에 쓰는 것이 아니라 용돈을 목적에 맞게 나눠 사용하도록 지도해 주세요. 용돈이라는 예산을 ① 간식비 ② 학용품비 ③ 기타(친구 만날 때 쓰기 등) 비용 등으로 나눠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행복공식
행복이란 만족을 기대로 나눈 값이다
소비를 하는 만큼 비례해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기대감입니다. 만족감이 커질수록 기대감도 올라가는 것이죠. 행복은 소비를 하면서 커지는 만족을 함께 늘어난 기댓값으로 나눈 것과 같습니다.
행복 = 만족(소유 or 소비한 것) ÷ 기대(원하는 것) |
행복공식을 살펴보면, 행복은 내가 가진 것과 소비하는 것이 늘어날수록, 원하는 것이 줄어들수록 커집니다. 아무리 돈이 많고 소비를 많이 해도, 원하는 것이 만족감보다 더 커지면 행복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어쩌면 행복해지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가진 것은 늘리고 원하는 것은 줄이면 됩니다. 하지만, 가진 것이 늘어날수록 더 빠르게 원하는 것이 늘어나기 때문에 행복을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행복해지려면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해야 합니다.
더 많은 것을 갖고,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원하는 것이 필요 이상으로 빠르게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힘이 있지만 힘자랑을 하지 않고, 돈이 있지만 자만하지 않는 절제를 실천해야 합니다. 지금 현재 돈이 있다고 다 써버린다면 당장의 만족은 늘어나겠지만 더 큰 소비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수성가형 부자는 대부분 정해진 예산대로 소비하고, 절제가 몸에 밴 사람들이 많습니다.
- 애덤 스미스(Adam Smith)
진정한 행복은 무절제한 소비가 아니라 절제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자녀에게 알려주세요. 그리고 부모님이 절제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절제를 실천하는 사람은 겸손함이 묻어나고, 겸손한 사람은 훌륭한 인격으로 존경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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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콘텐츠는 2024년 10월 25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오직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며, 개인적인 자문 또는 홍보 목적의 콘텐츠가 아닙니다.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개인이 입은 손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입증하기 위해 사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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