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인공지능의 미래

인공지능은 인간지능을 초월할 수 있을까
시리즈 총 6화
2023.06.13

읽는시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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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가 자기 스승처럼 되면 충분하다.

예수 그리스도, 『마태복음』 중

 청출어람 청어람.

순자, 『순자』 중

인공지능의 성과는 복잡해 보이는 영역도 성공적으로 계산해낸 인간지능의 승리

인간은 기존에도 컴퓨터의 강력한 계산 능력을 이용하여 명확한 풀이 방법이 없는 문제에 대한 정답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활용함
 
  • 명확한 해법은 없어도, 편미분 등을 활용하여 정답에 접근하는 방법을 유추한 뒤 컴퓨터를 이용한 방대한 계산을 통해 정답을 찾아내고 검증 과정을 거쳐 결과를 확인
     - 전체 최적해(global optimum)를 찾는 방법은 없지만, 미분을 통해 부분 최적해(local optimum)를 찾을 수 있으므로 계산을 통해 부분 최적해를 다수 탐색한 후 그 중 가장 좋은 답안을 채택

부분 최적해와 전체 최적해

'부분 최적해'와 '전체 최적해'를 보여주고 있다. 검색된 '부분 최적해' 중 가장 좋은 답안을 '전체 최적해'로 판단하여 제공할 수 있다.

주: 검색된 부분 최적해 중 가장 좋은 답안을 전체 최적해로 판단하여 제공할 수 있음 자료: Perkel, J. (2018). “The Quest to Design Better Experiments,” BioTechniques, Vol. 61(1).

최근 챗GPT 열풍은 인간이 컴퓨터의 계산 능력을 이용하여 수식으로 풀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인간의 대화 구조를 성공적으로 풀어낸 결과물
 
  • 개별 문장 수준이 아닌 문서 전체에서 단어 위치와 연관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함으로써 문장 내에서의 흐름뿐만 아니라 주제를 다루는 부분에서의 맥락까지 고려할 수 있게 됨
 
  • 단어(형태소) 하나하나에 확률값을 매겨 언어 모델을 수학 모델로 변환함으로써 인간의 사고 결과(대화, 문서)를 수식 계산으로 표현하는 데 성공
 
  • 하나의 복잡한 문제를 푸는 해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예시를 통해 비슷한 결과를 산출내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음
    - 단순히 예시를 따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장의 형식은 인간처럼 자연스러움
    - 사고 과정을 거쳐 문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장 내용의 사실 여부는 확신할 수 없음

다양한 인공지능의 성공은 인공지능의 승리이자 인간지능의 승리

 

  • 인공지능은 매우 복잡한 상황에서도 인간의 행동 패턴을 비슷하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됨 
 
  • 인간은 컴퓨터의 강력한 계산 능력을 이용하여 복잡해 보이는 상황도 따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됨
    - 인공지능 모형 자체는 주어진 상황(입력값)에 반응하여 기존의 인간 행동과 유사하게 행동(결과값)하는 것 
단순히 따라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이 기존의 인공지능과 다른 새로운 모형을 개발해내야 함
 
  • 인간의 사고 과정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모방할 수 없으며,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모형을 개발해야 함
 
  • 이를 위해서는 인간의 사고방식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필수적
 
  • 인공일반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대규모 언어 모델(GPT-3.5와 유사한) 외에도 보다 다양한 기능(추론 모델 등)이 추가되어야 함¹²

¹² ChatGPT를 만든 오픈AI의 CEO 새뮤얼 올트먼(Samuel Altman)은 대규모 언어 모델이 아닌, 다른 아키텍쳐로 GPT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인공일반지능이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함

인공지능의 한계는 결국 인간이 제공하는 데이터와 수식의 한계

특정 단어에 대한 인간의 ‘개념’과 컴퓨터의 ‘정의’는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이러한 격차로 인해 인공지능이 유연한 사고 체계를 갖기 어려움
 
  • 인간은 하나의 단어에 여러 개념을 덧입힘으로써 단어와 의미 간에 일대일 대응이 아닌 다대다 대응을 적용해 복잡한 내용을 간단히 표현할 수 있음
     - 사람은 ‘손’의 복잡한 모양과 구조, 움직임을 ‘손’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모두 연상
     - ‘손’에 물리적 손 대신 도움의 손길, 손을 보탤 수 있는 사람 등 다양한 의미 적용이 가능
 
  • 컴퓨터는 하나의 단어에 하나의 의미만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구조를 하나의 단어에 함축할 수 없으며, 단어와 단어 간의 연결을 통해 복잡한 구조를 확률로 인식해야 함
     - 인공지능은 복잡한 구조의 3D 모양 손을 하나의 손이라는 개체로 인식할 수 없음(서로 다른 모양은 서로 다른 패턴으로 분해되므로 하나의 수식으로 수렴하지 못함)¹³
     - 인공지능에서는 V자 손, O자 손, W자 손 등이 각각 다른 형태를 가진 다른 손으로 인식되며, 심지어 앞에서 본 V자 손, 뒤에서 본 V자 손, 약간 옆에서 본 V자 손, 약간 위에서 본 V자 손, 약간 구부린 V자 손도 같은 손으로 인식되기 어려움
 
  • 인간의 ‘개념’은 범주가 넓지만 포함 여부를 가릴 수 있기 때문에 확률 분포로는 정확히 흉내낼 수 없음
     - 사람은 홍길동이 영웅이지만, 전형적인 영웅 서사처럼 동료들을 모아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음
     - “홍길동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부모님도 일찍 별세했습니다…. 그는 수많은 모험과 위기를 극복하면서 자신의 명성을 얻었습니다.” (챗GPT 답변)
     - 확률에 따라 답변하는 인공지능은 ‘홍길동 = 영웅’, ‘영웅 = 모험’처럼 확률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조합을 제공할 뿐, 사실 관계에 따라 확률을 배제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틀린 내용을 사실처럼 응답할 수 있음
 
  • 따라서 인간의 개념과 같이 유연하지만 정보를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형식 혹은 구조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음

¹³ 3D 애니메이션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인물의 모델링이 끝나면 모델의 포즈를 바꾸고 카메라 각도를 조절하기만 하면 매번 다른 모습의 인물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으로, 지속적으로 자세와 구도가 변하는 인물 그림을 수백수천 장씩 그릴 필요가 없음

각도에 따라 달라 보이는 손 모습

브이하는 손 모양을 각도에 따라 찍은 사진들이다. 사람은 이 셋이 같은 모습임을 알 수 있으나, 2D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은 같은 손이라고 파악할 수 없다.

자료: KB경영연구소

인간이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의 종류 역시 상당히 제한적으로, 문서화되거나 데이터화되지 못한 수많은 정보들이 존재
 
  • 인간이 인공지능에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는 한계가 있음 
     - 성인이 사용할 수 있는 어휘의 수는 2만 개에서 10만 개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많은 단어를 모아놓은 영어사전의 경우는 50만 단어 이상 수록되어 있음
     - 널리 사용되는 단어와 표현은 의외로 제한적이므로, 인공지능에 제공되는 데이터의 사용례도 일상 수준에서 벗어날수록 제한적
 
  • 사고를 촉발하는 오감과 관련된 정보는 데이터화하기 어려움
     - 사람마다 감각을 느끼는 정도, 표현하는 정도가 다르며, 감각과 언어(표현)의 관계를 정의하고 데이터화하는 것은 더욱 어려움
 
  • 수많은 경우에 대해 더 많은 태그(분류)를 다는 것은 상당한 비용이 소용됨
     - 인공지능의 학습을 위해서는 인간이 개별 문서에 대해 어떤 종류의 문서인지 태그를 달아야 하며(라벨링), 태그의 종류가 많아질수록 비용 증가
챗GPT 대화의 사실성 문제, 달리 그림의 전체적인 의도 부재 등은 인공지능이 수식화되지 않은 영역에 대해 무능력하다는 사실을 입증
 
  • 챗GPT는 인간의 언어를 확률적으로 수식화하여 성공적으로 모방
    - 확률 모형이 언어의 형태(글의 구조, 문법 등)는 의도한 대로 완벽하게 모방하였지만, 언어 내용의 진실성은 고려하지 못하여 오류가 지속적으로 발생
 
  • 달리는 사물의 형태가 분해되는 과정을 함수화하여 성공적으로 사물을 그려 줌
    - 그러나 사물을 벗어나는 보다 큰 영역의 그림 의도(구도, 주제, 소품 선택 등)는 아직 확률 모형에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물을 그리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

개념을 데이터화하고 유추를 수식화할 때, 인공지능이 진정으로 인류를 초월할 것

인공지능이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인간을 초월하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음

  • 인공지능은 그동안 인간이 한 모든 행동을 학습하여 따라 하므로, 대부분의 경우 웬만한 인간보다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음
     - 전문적인 계산을 중심으로 하는 인공지능은 그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성능이 뛰어난 계산기 이상의 느낌을 주기 어려움
     - 반면 자연어 처리, 그림, 작곡 등 정답이 없는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점점 인간의 결과물을 잘 모방하면서 인간을 초월하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음
인간은 개념과 유추를 이용해 사고하지만, 인공지능은 아직 사고 원리를 구축하는 대신 인간의 사고 결과(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따라 하는 수준이기에 분명한 한계가 있음
 
  • 인간의 사고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정보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인공지능이 인간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
 
  • 인간이 축적하는 정보는 모든 감각이 총동원된 인식을 통해 구축한 개념과 이 개념들의 관계를 알려주는 구조로 구성되므로, 인간이 파악하는 개념의 일부분만 데이터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은 인간과 같은 수준에 오르기 어려움
     -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의 정보(계측 데이터)를 인식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음
인간의 사고방식(개념과 유추)을 데이터화하고 수식화할 수 있을 때, 인공지능이 진정으로 인류를 초월하게 될 것
 
  • 하나의 인공지능이 아닌 기능별로 특화된 인공지능이 융합되어 각각의 기능을 조화롭게 수행할 때,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를 따라잡고 강력한 계산 능력을 앞세워 이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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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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