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청년 독립을 위한 사회 정책

저출산 시대 청년의 경제적 삶과 금융
시리즈 총 6화
202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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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혼 사유] 독립과 결혼의 가장 큰 부담은 높은 주거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과 출산·육아 시 발생하는 어려움이다.

○ 청년층의 주거 안정은 독립과 결혼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임

 

  • 한국리서치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30대 남녀는 주택가격 상승 등에 따른 결혼비용 증가가 최근 혼인 건수가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하였다. 또한 결혼하지 않은 30대 남녀는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것이 자신이 결혼하지 않은 주된 이유라고 답변하였다.

    다시 말하면 최 근 수년간 주택가격 및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주거비도 크게 상승한 데 비해, 개 인의 소득 증가율은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결혼을 위한 경제적 여건 마련이 용이하지 않은 것이 혼인 건수가 감소한 주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주거비 상승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좀 더 저렴한 주거지 선택에 따라 주택의 질 저하, 출퇴근 시간 증가 등 여러 불편함을 야기하게 된다.

혼인 건수가 감소하는 이유

한국리서치에서 집계한 30대 남녀의 '혼인 건수 감소 이유'의 요인을 나열한 차트. 30대 남녀의 경우 주택가격 상승 등에 따른 결혼비용 증가를 중요 원인으로 꼽았다.

자료: 2022 한국리서치 10차 정기 조사, 결혼 의향과 혼인 건수 감소 인식

청년층이 결혼하지 않은 이유

한국리서치에서 집계한 30대 남녀의 '미혼 이유'의 요인을 나열한 차트. 경제적 여유가 없음이 미혼의 주된 이유로 나타나고 있다.

자료: 2022 한국리서치 10차 정기 조사, 결혼 의향과 혼인 건수 감소 인식

○ 출산 및 육아에 대한 어려움은 여성이 결혼을 기피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

 

  • 여성의 경우에는 비혼 시 현재 소득으로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지만 결혼 후 자녀를 낳으면 경력 단절로 소득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수년간 육체적·정신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 게 된다.

    남편의 소득이 상당하거나 출산 후 업무 복귀가 가능하다면 소득 감소를 받아들일 수 있지만, 남편의 소득이 높지 않고 과중한 업무와 장거리 출퇴근에 여성의 육아 부담이 가중될 경우 현재의 안락한 삶과 비교하여 결혼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판단될 수 있다.

■ [헝가리 사례] 결혼 하면 이자 없는 대출을 해 주고 자녀를 낳으면 원금을 탕감해 주는 보조금 정책이 결혼 증가 및 출산율 상승에 큰 효과를 보았다.

○ 헝가리의 가족 보호 법안 주요 내용

 

  • 가족 주택 보조금: 2016년 1월 1일 이후 셋 이상의 자녀를 양육하거나 10년 내로 셋 이상의 양육 계획이 있는 가족이 새 집을 짓거나 구매하는 경우, 천만 포린트(약 4천만 원)를 일시불로 지급 받으며, 정부 보증 3% 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추가로 천만 포린트까지 받을 수 있다. 자녀계획이 둘 이하인 경우 일부 금액만 일시불로 지급받는다. (2015년 7월 도입)
 
  • 저금리 대출 용도 확대: 정부 보증 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기존 주택 구매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주택 가격 3,500만 포린트의 상한 규제도 폐지한다. (2019년 7월 도입)
 
  • 주택담보대출 탕감 제도: 자녀를 셋 이상 낳으면, 세번째 자녀부터 자녀 한 명마다 주택담보 대출 100만 포린트(약 400만 원)를 탕감해 준다. (2018년 도입)
 
  • 주택담보대출 탕감 제도 확대: 자녀를 둘 낳으면 주택담보대출을 100만 포린트 탕감해 주며, 자녀를 셋 낳으면 이후 자녀 한 명마다 추가로 400만 포린트(약 1,600만 원)를 탕감해 준다. (2019년 7월 도입)
 
  • 자녀 기대 보조금: 여성의 나이가 18~40세인 모든 결혼한 부부는 이자가 없는 천만 포린트 (약 4,000만원)의 대출을 지정된 목적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원금은 20년에 걸쳐 상환된다.

    대출 후 5년 이내에 자녀 한 명 출생시 원금 상환이 3년 유예되며, 둘째 출생시 원금 상환이 추가 3년 유예되고 원금 30%가 즉시 탕감된다. 셋째 출생시에는 남은 빚이 완전히 탕감된다. (2019년 7월 도입, 2022년 말 종료)
 
  • 이 외에도 여성 학생이 임신한 경우 학자금 탕감, 대가족 차량 구매 지원, 네 자녀 이상 여성 소득세 면세, 다자녀 가족 세금 혜택, 보육 개발 프로그램, 자녀 돌봄 지원, 조부모의 손자녀 돌봄 양육비 지원 등의 다양한 정책 법안이 시행되었으며, 현재도 지속적으로 법안이 개정되 거나 추가되고 있다.

 

○ 결혼시 주거 안정을 위한 대출 지원

 

  • 한국의 경우 결혼시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약 1억원의 자기 자본이 필요하며, 여기에 대출을 더해야 전세 혹은 자가 거주가 가능하다. 헝가리의 자녀 기대 보조금은 결혼시 이자를 내지 않는 상당량의 대출(약 4,000만 원)을 용도 제한 없이 즉시로 지원해 준다.

    또한 자녀를 낳 겠다는 계획을 제출하면 주택 구입시 가족 주택 보조금을 지급하고 추가적인 대출을 저리로 지원해 주므로 청년들이 축적한 자본이 많지 않아도 결혼이 가능하다.

    결혼 후 자녀 셋을 낳 거나 입양하여 기르면 총 1억원 가량의 보조금 지원 효과가 있으며, 이는 자녀를 낳을 계획 이 있는 청년층이 주거비에 대한 고민을 덜고 빨리 결혼할 수 있게 해 준다.
 
  • 헝가리의 2016년 결혼 건수는 2015년 7월 도입된 가족주택보조금의 효과로 2014년 대비 33% 증가하였고, 2019년 결혼 건수는 2019년 7월 도입된 자녀 기대 보조금의 효과로 전년 대비 29% 증가하였다.

    이는 다자녀 지원 정책이 결혼 시점부터 지원되는 것이 다자녀 출산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헝가리 혼인 건수 추이

'헝가리'의 2010년부터 2022년까지의 혼인 건수 추이. 2011년 '가족보호법안'과 2015년의 '가족주택보조금' 도입, 그리고 2019년의 '자녀기대보조금' 도입 등으로 혼인 건수가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 Statista.com

헝가리 합계출산율 추이

2010년부터 2022년까지의 '헝가리 합계출산율'을 나타낸 그래프. 다자녀 출산 시 대출을 탕감해주는 헝가리의 보조금 정책이 큰 효과를 발휘함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 헝가리 통계청

○ 자녀 출산시 대출 원금 탕감

 

  • 대출은 이자를 내지 않더라도 결국 빚이기 때문에 원금 상환이라는 경제적 부담이 발생한다. 헝가리 정책은 다자녀 출산시 대출을 탕감해 주는데, 이는 원금 상환 부담과 자녀를 키우는 부담을 경제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소득이 많지 않은 가구는 자녀를 많이 낳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므로 상당수 가구가 단지 한 두 명의 자녀를 낳는 것이 아니라 세 명의 자녀를 낳을 유인이 충분해진다. 출산 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가 주거지 마련을 위한 자금 지원으로 보전되기 때문에 청년층이 경제적 문제로 자녀를 낳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 준다.

    다자녀 지원 정책 덕분에 헝가리의 결혼한 가구는 큰 경제적 부담 없이 자녀를 낳을 수 있으며, 이러한 경제적 유인은 다시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결혼에 나설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헝가리의 합계출산율은 결혼 증가 및 다자녀 출산에 힘입어 2011년 1.23에서 2016~2019 년 1.49로 상승하고, 2020년 1.56으로 추가 상승하였다.

 

○ 헝가리 정책의 핵심은 결혼 시 주거지 마련 자금 지원과 출산 육아에 따른 비용 보전

 

  • 결과적으로 헝가리 저출산 대책의 효과는 1) 목돈이 필요한 주거지 마련에 있어 결혼 시 즉각적인 자금을 지원해 주는 것과 2) 출산 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와 지출 증가를 대출 원금 탕감을 통해 보조금으로 지원해 주면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향후 자녀 계획만으로 미리 받을 수 있는 가족 주택 보조금과 결혼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자녀 기대 보조금은 이 두 가지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 헝가리의 가족 정책 지원 규모는 2013년 GDP의 3.6%(OECD 평균 2.43%)에서 2019년 4.7%로 30% 이상 증가하였다. 청년층에게 결혼한다는 이유만으로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큰 부담이지만 헝가리는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였고, 결혼지원금을 다자녀 출산과 연계시켜 혼인율과 출산율을 끌어올렸다.

■ [청년 지원 정책] 결혼하는 가구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고 출산·육아 가구의 소득 감소 보전 및 지출 증가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 주거 안정을 위한 저소득 청년 저축 지원

 

  • 소득이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한 상당수 청년층에게 있어 주거 안정을 위한 종잣돈 마련은 쉽 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저축 지원은 경제적 부담에 따른 결혼 감소 현상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최저임금 수준을 버는 청년층에 대해 일정 기간(예: 최장 10년) 일정 금액(예: 월 20만 원)의 저축에 대해 1+1 저축으로 지원을 해줄 경우 청년층의 저축을 늘리고 종잣돈 마련(1인당 약 5,000만 원)을 통해 결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최저임금 소득자의 경우 10년에 걸쳐 부부의 독립을 위해 최대 4,800만 원(2인 기준)의 주거비가 지원 되는 셈이며, 저축 원금과 달리 지원금은 결혼 시에만 인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비혼 시기 생활비로 전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여성의 경우 20대 초중반부터 1+1 저축으로 매월 20만원씩 10년을 모으면 30대 초중반에 5천만원을 모을 수 있다. 남성의 경우 2025년 이후 군대에서 18개월간 월 54만원 적립시 내일준비지원금 포함 약 2천만원을 저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로 6년간 매월 20 만원씩 1+1 저축으로 더 저축하면 30세 전후로 5천만원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년도약계좌 비교

  청년도약계좌 1+1 저축지원안
월 납입액 40만 원 20만 원
매칭 지원금 월 2.4만 원(6%) 소득에 따라 감소 월 20만 원(100%) 소득에 따라 감소
금리 정부지정 우대금리 시중금리
과세 여부 이자 비과세 이자 과세
목표 종잣돈 5년 약 2,500만 원 10년 약 5천만 원
중도 해지 퇴직 시에도 지원금 지급  결혼 시 지원금 지급
비고 10% 내외 고금리 상품 원금 2배 상품

 

주: 청년도약계좌는 2023년 최저 금액 기준. 1+1 저축지원안은 예시 금액
자료: 서민금융진흥원, 청년도약계좌 홈페이지

 

 

기초연금 비교

  기초노령연금 기초육아연금안
대상 연령 65세 이상 자녀 6세 이하
소득 제한 월 202만 원(1인가구)
월 323만 원(부부가구)
월 500만 원 (결혼한 청년 가구의 38%)
최대 지급액 월 32.3만 원 (소득 제한의 10%) 자녀당 월 30만 원 (월 300만 원의 10%)
감액 -국민연금 48.5만 원에 서 1만 원 증가 시마다 1만 원 감액
-부부 둘 다 수령 시 20%씩 감액
-월소득 300만 원에서 10만 원 증가 시마다 1.5만 원 감액
-4자녀 이상 시 4자녀부 터 50% 감액

 

주: 구분을 위해 노인을 위한 기초연금을 기초노령연금으로 지칭
자료: 보건복지부, 기초연금 홈페이지

 

 

○ 출산·육아 시 주거 안정을 위한 소득 지원과 육아 부담을 덜기 위한 육아휴직을 의무화

 

  • 대부분의 여성은 출산 시 소득 감소를 겪게 된다. 육아는 추가적인 지출을 발생시키므로 출 산은 경제적으로 이중고를 선사하게 된다. 따라서 소득 감소를 보전하고 추가적인 지출에 대해 지원하는 것은 중저소득층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 및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을 해소하 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육아휴직 기간의 소득은 업무 복귀 여부와 상관없이 1년간 100% 를 지급하고, 일정 소득 이하 노년층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처럼 일정 소득 이하 가정의 유아들에 대해 매월 30만원 정도의 기초육아연금을 지급(6년간 총액 최대 2,160만원)하여 결혼과 출산 시에도 안정적인 삶을 지속하고 추가적인 저축을 통해 자가 주택을 마련할 수 있 도록 경제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주요인 중 하나인 여성의 소위 ‘독박 육아’는 높은 집값과 낮은 임금, 야근 일상화, 장거리 출퇴근으로 남편이 소위 ‘독박 돈벌이’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 여성은 육아에, 남성은 일에 기력을 소진하면서 서로를 배려하기보다 다툼이 발생하기 일쑤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5인 이하 사업장을 포함한 전 직장에서의 근무 시간 저감 정책, 주택 마련 및 육아를 위한 지속적이고 충분한 소득 보조금 지원, 남성의 육아 휴직 의무화를 통한 여성의 경력 단절 최소화, 출퇴근 시간을 줄이기 위한 수도권 인구 과밀 해소 및 지방 활성화 등 복잡한 제반 여건들이 개선되어야 한다.
김진성

KB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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