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수식어조차 거추장스러울 때가 있다. 가령 몰디브를 설명할 때처럼 말이다. 몰디브는 존재 자체가 지상낙원을 상징한다. 사시사철 인도양을 뜨겁게 내리쬐는 남국의 태양과 사방천지 눈부시게 푸르른 에메랄드빛 바다, 그리고 일상의 번다한 근심거리가 연기처럼 사라지는 고급 리조트에서의 호화로운 휴식은 어떤 미사여구로도 설명 불가다. 따분하리만치 여유롭고, 헉 소리 나게 비싼 만큼 값어치를 톡톡히 하는 럭셔리 휴양의 정점에 몰디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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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푸른 창공 너머로 끝없이 펼쳐진 인도양이 매혹적인 몰디브의 산호섬. 섬마다 세계적인 리조트가 자리하며 경비행기나 스피드보트를 타고 이동한다.
어떤 수식어조차 거추장스러울 때가 있다. 가령 몰디브를 설명할 때처럼 말이다. 몰디브는 존재 자체가 지상낙원을 상징한다. 사시사철 인도양을 뜨겁게 내리쬐는 남국의 태양과 사방천지 눈부시게 푸르른 에메랄드빛 바다, 그리고 일상의 번다한 근심거리가 연기처럼 사라지는 고급 리조트에서의 호화로운 휴식은 어떤 미사여구로도 설명 불가다. 따분하리만치 여유롭고, 헉 소리 나게 비싼 만큼 값어치를 톡톡히 하는 럭셔리 휴양의 정점에 몰디브가 있다.
몰디브에선 모든 순간이 꿈처럼 흘러간다. 리조트를 벗어나면 휴대폰도 터지지 않아 오롯이 쉴 수 있다.
몰디브 여행은 하나부터 열까지 손이 많이 간다. 정확히는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선택지가 많아도 너무 많다. 우선 항공편을 보자면, 직항이 없어 경유는 필수다. 스리랑카항공, 에티하드항공,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 싱가포르항공 등 경유지에 따라 이용하는 항공사와 환승 시간이 천차만별이다.
최소 11~12시간은 기본으로 소요되는 여정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말레 벨라나 국제공항에 도착하면 이곳에서 다시 수상비행기나 스피드보트를 타고 이동해야 비로소 꿈에 그리던 리조트에 닿을 수 있다.
사실상 몰디브 여행의 핵심은 ‘어디에 머물지’에 방점이 찍힌다. 바삐 움직이는 관광 대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누리려면 숙소 컨디션이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몰디브는 산호섬 1,192개로 이뤄졌고, 그중 고급 리조트가 들어선 섬은 170개에 달한다.
보통 리조트 하나가 섬 전체를 통째로 소유한다. 그 말인즉 리조트에 한번 발을 들이면 섬 밖으로 나갈 일은 없다는 것. 당연히 끼니도 리조트 내 레스토랑에서 해결해야 한다. 모든 식음료를 즐기는 올인클루시브를 비롯해 하루 세 끼를 먹는 풀보드와 하루 두 끼를 제공하는 하프보드 중 어느 패키지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숙소 비용이 달라진다.
로맨틱한 몰디브 여행은 어떤 리조트에서 시간을 보내느냐에 달렸다. 몰디브의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좀 더 저렴한 가성비 숙소를, 일생일대 한 번의 럭셔리 휴양을 원한다면 가심비 숙소를 선택하자.
벨라나 국제공항 옆에 자리한 스피드보트 선착장. 리조트 방문객을 태우려는 보트들이 정박해 있다.
몰디브가 이슬람 국가임을 실감케 하는 이슬람 센터.
몰디브 여행에 있어 말레(Male)는 리조트로 향하는 마지막 환승지에 가깝다. 12시간의 고된 비행을 마치고 드디어 마주한 벨라나 국제공항은 몰디브의 수도인 말레 옆 훌루말레(Hulhumale) 인공섬에 자리한다. 적도 인근의 덥고 습한 공기에 적응할 새도 없이 여행자는 서둘러 스피드보트나 수상비행기에 몸을 싣고 리조트로 떠나기 바쁘다.
한시라도 빨리 객실에서 편안하게 보석처럼 빛나는 인도양을 바라보고 싶은 이들에게 복작복작한 도시는 관심 밖 세상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말레 도심을 둘러볼 일은 없다. 리조트 체크아웃 후 출국까지 시간이 남는 경우라면 또 모를까.
말레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도다. 섬 면적이 1.9㎢밖에 되지 않아 반대편까지 걸어서 1시간이면 족하다. 거리에 넘실대는 오토바이 행렬과 삐죽삐죽 치솟은 빌딩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경관이 높은 인구밀도를 짐작하게 한다. 도심 속을 걷다 보면 새삼 몰디브가 이슬람 국가임을 실감한다.
머리에 히잡을 쓴 여인이 거리를 오가고, 황금빛 돔을 얹은 순백의 모스크는 정갈하다. 말레 최대 사원인 이슬람 센터는 5,000명을 수용하는 대표적 사원으로, 안으로 들어가려면 노출된 신체를 천으로 가려야 한다. 파스텔 톤의 발랄한 외관이 눈길을 끄는 대통령 집무실 ‘물리아제’와 몰디브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국립박물관 정도가 둘러볼 만하다.
싱싱한 해산물 요리는 몰디브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푸른 숲과 해변을 동시에 만끽하는 프리미어 오션 프런트 방갈로.
인피니티 풀에서 생애 더없이 아름다운 순간을 경험할 수 있는 오션 풀빌라.
모닝콜 대신 부드럽게 들이치는 아침 햇살에 스르르 잠에서 깬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몽롱한 정신으로 커튼을 젖히자 청명한 하늘 아래 맑디맑은 옥빛 바다가 눈부시게 펼쳐진다. 꿈은 아니지만 비현실적 풍광 앞에서 그저 감탄사만 새어 나올 뿐이다. 몰디브 리조트는 크게 워터빌라와 비치빌라로 구분된다.
매일 눈을 뜨는 순간부터 감을 때까지, 바다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워터빌라는 몰디브에서의 환상적인 일상을 누리게 해주는 곳이다. 라군 한복판 바다 위에 지은 워터빌라는 나무데크를 따라 양쪽으로 줄지어 있다. 한쪽은 일출, 반대쪽은 일몰 뷰를 선사한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워터 풀빌라 객실은, 인피티니 풀에서 개인 화보에 버금가는 인생샷을 남기고, 내친김에 곧장 바다로 뛰어들어 열대어와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반면 무성한 초목에 둘러싸인 비치빌라는 숲과 해변, 바다를 동시에 즐기며 어떤 방해도 받지 않는 프라이빗한 시간을 선사한다. 어떤 객실타입을 선택하든, 몰디브의 자연과 진정한 물아일체를 경험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몰디브의 5성급 리조트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각기 다른 매력과 수준 높은 서비스를 자랑한다. 그중 유네스코 생물권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바 환초(Baa Atoll)’ 는 고급 리조트를 경험하는 최적의 장소다. 보트나 수상비행기로 30~40분 이동해야 하는 만큼 다수보다는 소수만이 청정한 자연경관을 누릴 수 있다.
특히 6~11월은 바 환초를 탐험하는 최적기로, 유유히 헤엄치는 거대한 만타가오리 떼의 군무는 감탄을 자아낸다. 참고로 몰디브는 환초 26개로 이뤄져 있는데, 리조트가 위치한 섬이 어느 환초에 있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바닷속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환초는 쉽게 말해 산호섬의 집합체로, 형태는 고리 모양이고, 중심부는 수심이 얕은 밀키블루한 바다색을 띤다.
몰디브의 워터빌라가 이곳 라군에 밀집해 있다. 그중 고급 리조트로는 아난타라, 포시즌스, 조알리, 두짓타니를 비롯해 작년에 오픈한 아바니플러스 등이 있다. 사실 어느 곳에 묵어도 상상 이상의 여유로운 휴식을 제공 하는 하이엔드 숙소다. 아난타라와 아바니플러스는 태국에 본사를 둔 마이너 호텔 그룹 브랜드로, 숙소 시설도 훌륭하지만 아시안 푸드가 유독 맛있기로 정평이 났다.
아바니플러스 파레스 몰디브 리조트(Avani+ Fares Maldives Resort)는 레스토랑 7개를 운영하는데, 리조트 미니 농장에서 조달한 유기농 농산물과 신선한 현지 식재료를 사용해 음식 퀄리티가 수준급이다. 조알리는 섬 전체가 작품 컬렉션을 방불케 한다. 감각적인 예술가의 손길이 더해져 설계한 리조트 시설은 하나하나 조형미가 돋보이고, 객실 수가 74개밖에 되지 않아 쾌적하고 프라이빗한 휴식을 보장한다.
포시즌스 리조트는 2개가 있는데, 하나는 쿠다후라섬, 다른 하나는 란다 기라바루섬에 자리한다. 서로 다른 매력을 지녔지만 바 환초에 있는 포시즌스 몰디브 란다 기라바루(FOUR SEASONS Maldives at Landaa Giraavaru)는 마치 열대우림 속 지상낙원을 연상시킨다. 특히 비치빌라가 매력적인데, 야외 마당에는 12m의 개인 전용 수영장과 2층 높이의 다이닝 파빌리온이 있고, 백사장으로 통하는 전용 길을 이용해 여유로운 해수욕이 가능하다.
몰디브 익스커션 중 하나인 카약킹. 두 손을 부지런히 놀릴수록 몰디브의 자연에 흠뻑 빠진다.
매직 아워라 불리는 몰디브의 노을은 푸르게 빛나는 낮과는 또 다른 감흥을 안긴다.
리조트에서 보내는 일과는 단순 그 자체다. 침대에 누워 드넓은 인도양을 느긋하게 바라보고, 밥을 먹고, 수영을 즐기며 틈틈이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즐기는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하루가 짧게 느껴질 만큼 일분일초가 아쉽다. 느긋한 지루함에 몸이 오히려 찌뿌드드한 것 같으면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며 모닝 요가로 하루를 열고 마사지를 받으며 심신을 릴랙싱하거나 몰디브 바다가 선사하는 다양한 익스커션을 만끽해본다.
스탠딩 패들보드를 타고 잔잔한 물결에 몸을 맡기거나 크고 작은 산호가 정원을 이룬 바닷속 세상을 탐험하는 스노클링은 수영을 못해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장비 역시 리조트에서 무료 혹은 저렴하게 대여해줘 편리하다. 좀 더 익사이팅한 체험을 원한다면,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갈 수도 있다.
스쿠버다이빙, 수상스키, 제트스키, 패러세일링을 비롯해 보트를 타고 낚시를 떠나는 피싱 크루즈나 돌고래를 만나는 돌핀 크루즈, 매직 아워라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해넘이를 감상하는 선셋 크루즈가 인기다. 특히 상어와 수영을 즐기는 너스 샤크 투어는 짜릿한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킨다.
너스 상어는 다른 상어와 달리 온순하고, 주기적으로 주는 먹이에 길들여져 사람을 해하거나 전혀 위협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먹이를 먹느라 바쁜 상어 떼 사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머리칼이 쭈뼛 서는 전율이 인다.
조금은 번거롭고, 복잡하고, 비싸지만, 그럼에도 인생의 버킷 리스트이자 일생일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휴양지로 꼽히는 몰디브. 상상만으로도 황홀하고, 직접 마주하면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질 만큼 경이로 운 휴양의 신세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이 콘텐츠의 원문은 GOLD&WISE에서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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