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속 시한폭탄? 매일 쌓이고 있는 ‘당독소’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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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배경을 바탕으로 '설탕'을 흩뿌린 자리에 'SWEET POISON'이라고 적혀있다.

최근 많은 전문가들이 노화와 치매, 당뇨, 간질환 등 각종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주목하고 있는 물질이 있다. ‘당독소’라 불리는 최종당화산물(AGEs)이 그것. 우리 몸에 쌓이면 쌓일수록 치명적인 질환을 야기할 수 있어 우리 몸속 ‘폭탄’이라 불리는 당독소에 대해 알아보았다.

달콤한 당(糖)이 ‘독’이 된다고?

검은 바탕을 배경으로 '설탕'을 흩뿌려놓은 자리에 'POISON'이라고 적혀있다.

당독소는 전부 배출되지 않아요

 

‘당독소’라는 용어가 생소할 테지만 없던 개념은 아니다. ‘당독소(glycotoxin)’, 학술적인 명칭은 ‘최종당화산물(AGEs)’이다. ‘AGEs’라는 이름 속에 있는 ‘당화’란 단백질 혹은 지방이 당과 결합해서 변화되는 반응을 뜻한다. 이 반응은 식품이나 우리의 신체 내에서 일어나며 이 과정에서 생겨난 결과물, 즉 당독소(혹은 AGEs)가 신장을 통해 배출된다.

문제는 전부 배출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부는 몸에 축적되는데, 이것이 오랜 기간 과도하게 축적되면 피부 노화, 만성피로, 당뇨합병증, 알츠하이머, 뇌혈관질환, 암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GEs를 가리켜 당’독소’' 부르는 것도 이러한 여러 질환에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

#당독소는 왜 병을 일으킬까

우리 몸에 당독소가 쌓이면 가장 먼저 당분을 에너지원으로 전환시키는 인슐린의 저항성을 막아, 인슐린 고유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인슐린 기능이 떨어지니 연쇄적으로 전신 염증과 비만, 혈관 질환 등이 따라온다.

호르몬에도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포만감이 들 때 ‘그만 먹자’는 신호를 보내는 식욕 억제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그 기능을 떨어트리고, 동시에 우리 몸이 에너지 결핍 상태로 인식하도록 해 음식, 특히 탄수화물을 계속 먹고 싶게 만드는 것.

이후부터는 완전한 악순환이다. 대사 과정 중 과잉 생성된 당은 지방으로 축적돼 비만을 유발하고, 혈관부터 관절까지 노화를 앞당긴다. 당독소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에스트로겐에 달라붙아 여성호르몬을 무력화시키기도 하고, 콜라겐에 달라붙으면 급속도로 피부 노화가 촉진되기도 한다.

‘갈색’ 띈 음식은 피해요!

후라이팬 위에 커다란 '고기'덩어리를 굽고 있는 모습이다.

굽고 튀긴 음식에 무려 100배나

 

당독소는 체내에서 당과 단백질이 결합해 만들어지기도 하고, 식품 조리 과정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특히 같은 식재료라도 고온에서 장시간 조리할 경우 당독소 수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미국영양학회의 식품별 당독소(AGEs) 함량을 분석한 결과 닭의 경우 저온에서 삶거나 찐 식품에 비해 굽고 튀긴 식품의 당독소 함량이 무려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0배까지 크게 차이가 났다고.

위 분석 결과에서 짐작할 수 있듯 ‘당독소’를 일으키는 음식들은 굽고 튀긴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바삭하게 튀긴 치킨, 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 햄버거와 감자튀김 등 패스트푸드 등이 대표적. 전문가들은 먹음직스럽게 보이게 하는 ‘갈색’을 띄는 음식은 당독소 위험 음식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식품을 고온에서 조리해 ‘마이야르 반응(당화 반응)’이 일어난 음식을 섭취하면 혈액 중 포도당이나 포도당 분해 산물이 헤모글로빈,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콜라겐 등과 같은 성분과 반응해 다양한 종류의 당독소를 생성한다는 것. 고혈당인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이 반응이 더욱 가속화되어 많은 양의 당독소가 생성될 수 있으니 더욱 조심할 것을 당부한다.

당독소 걱정 없는 식사를 하려면?

삶은 닭고기와 치즈, 토마토 등 '당 독소' 수치가 낮은 재료가 위치해있다.

단 음료 피하고, 조리법을 바꿔요

 

당독소를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과도한 당 섭취를 피하는 것. 빵, 패스트푸드는 물론이고, 케이크, 초콜릿 등 당 함유량이 높은 식품이 대표적이다. 음료수의 경우 콜라와 같이 갈색이 강한 음료수는 사이다, 오렌지주스 등에 비해 당독소 함량이 높다. 당분을 고려해 선택한 다이어트 콜라의 경우도 당독소 함량이 높으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조리 전 가장 당 독소가 높은 재료는 프랑크 소시지다. 육류를 가공까지 했으니 당연한 결과. 삶았을 때도 많지만 5분간 구웠을 때는 2배에 가까운 당독소가 발현된다고 하니 가급적 피할 것을 권한다.

다음은 식품 조리법을 바꾸는 것이다. 가급적 조리 시간을 최소화하고, 단백질이나 지방이 많은 식품은 굽거나 튀기기보다 삶거나 데치고 찌는 방식을 선택한다. 구운 소고기는 삶은 소고기에 비해 당독소 함량이 약 6배 높고, 튀긴 닭고기는 삶은 닭고기보다 약 16배, 튀긴 감자는 삶은 감자보다 약 89배 당독소 함량이 높다고 하니 참고하자.

생과일과 생채소는 비교적 마음 놓고 먹어도 좋다. 우유와 요구르트와 같은 유제품도 당 독소 수치가 낮은 편이지만, 치즈라고 안심할 수 없다. 육류와 같은 중량으로 비교하면 당독소가 훨씬 많기 때문. 치즈에 당 독소가 많은 이유는 숙성 과정에서 단백질과 당질이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는 탓이다.

다만 숙성하지 않고 신선한 상태로 먹는 모차렐라 치즈는 당 독소가 적은 편이라고 하니 참고하자. 두부도 좋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완전식품이라 각광받지만 생으로 먹을 때보다 중식처럼 기름에서 볶으면 당독소가 5배 정도 더 쌓인다고. 부득이하게 가열이 필요한 경우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튀기는 것에 비해 20% 정도 당독소가 낮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의외로 당독소가 높은 커피의 경우 고온에서 압력으로 빠르게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샷이 담긴 아메리카노보다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내리는 드립 커피를 선택하는 것도 당독소를 낮추는 팁이다.

#운동으로 내보내는 ‘당독소’

검은색 운동복을 입은 한 남자가 '유연성' 테스트 중 하나인 양 손을 등 뒤에서 맞잡고 있는 모습이다.

근육에 숨은 당독소를 내보내려면

 

당독소는 스스로를 단백질이라고 생각해, 근육에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당독소의 은신처가 근육이라는 얘기다. 특히 근육을 이루는 섬유 단백질은 수명이 길어 당독소가 한번 쌓이면 쉽게 사라지지 않고 계속 축적된다고. 꾸준히 축적된 당독소는 근육 세포를 손상시켜 근감소증을 유발하기에 근 손실이 염려되는 중장년일수록 당독소 배출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식습관 관리와 더불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운동’이다. 특히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유산소운동이 권장되는데, 살짝 숨이 차는 느낌을 받을 정도의 빨리 걷기와 낮은 강도의 천천히 달리기가 효과적이라고. 수분 섭취량을 늘리면 당 독소가 점차 몸 밖으로 배출된다고 하니 운동 중 물도 꾸준히 마시는 습관을 들여보자.

당독소가 쌓이지 않은 사람이 유연하다?

당독소는 유연성을 담당하는 근육을 파괴한다. 오른팔을 어깨 뒤로, 왼팔을 허리 위로 넘겨 등 뒤에서 손을 맞잡아보자. 양손이 잡히지 않고 거리가 10cm 이상이라면 당독소가 잔뜩 쌓인 상태로 볼 수 있다고. 양 팔에 힘을 줘도 겨우 맞잡을 수 있는 수준이라면 식습관 개선부터 근력 운동까지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신호라고 하니 참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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