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깜빡깜빡'하는 나, 건망증일까 치매일까?

202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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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 '노인 여성' 턱을 괸 채 허공을 바라보고, 해당 여성 머리 주위에 여러 모양의 '물음표' 가 가득 떠 있음.

‘깜빡깜빡’하는 일이 잦아지면 ‘나도 혹시 치매가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증상만 놓고 보면 초기 치매인지 건망증인지, 도통 구별이 힘들기 때문. 단순한 건망증인지, 아니면 치매 초기 증상인지 스스로 구별할 방법은 없을까? 왜 없겠는가! 닮은 듯 다른 건망증과 치매, 그 구별법을 알아보자.

건망증과 치매 바로 알기

사람 '옆모습 평면 모형' 의 머리 부위에 빨간색 털 색이 마치 뇌처럼 엉켜있고, 해당 실은 노인의 검지 손가락가 연결되어있다.

잠 못 자거나 집중력 떨어질 때,
사소한 일 잊는 건망증

 

건망증은 뇌에 정보를 저장하는 기능에는 문제가 없지만, 기억해 내는 속도가 느리거나 순간적으로 바로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을 뜻한다. 병이 없는 정상 노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도 있고,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우울 증상이 있을 때,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질 때도 발생할 수 있다.


건망증의 가장 큰 특징은 중요하지 않은 사소한 일들은 잊지만, 중요한 약속이나 큰 사건들은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다는 것. 건망증일 경우 힌트를 주거나 조금만 시간을 주면 금세 잊었던 사실을 떠올린다.

 

기억력이 나빠진 것조차
인지 못 하는 치매

 

치매는 쉽게 말해 정보 자체를 뇌에 저장하지 못하는 질병이다. 뇌에 비정상 단백질이 쌓이는 ‘퇴행성 뇌 질환’, 뇌졸중이나 뇌출혈과 같은 ‘뇌혈관질환’, 외상으로 인한 ‘뇌 손상’ 또는 비타민B 등 신경계의 필수 영양소 결핍으로 인한 ‘뇌 기능 저하’가 원인이다.

 

관련 정보를 살짝만 귀띔해 줘도 금방 기억해 내는 건망증과 달리, 치매는 아무리 힌트를 줘도 전혀 떠올리지 못한다. 자신이 기억력이 나빠진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치매와 건망증 구별법

백발의 '안경 쓴 남자' 가 벽에 걸린 달력을 한 손으로 가르키며, 다른 한 손은 자신의 관자놀이 쪽에 위치한다. 이때 찡그린 표정.

뇌가 기억을 저장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나의 이 ‘깜빡깜빡’하는 증상이 치매 증상인지, 건망증 증상인지 어느 정도 구별된다.


기억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정보가 ①등록 ②저장 ③인출되는 세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때 건망증은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면서 인출에 장애가 일어나는 현상인 반면, 치매는 신경 조직 손상으로 인해 기억을 저장하는 과정 자체가 망가져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자석판 정 가운데 'DEMENTIA' 라고 적혀있는 쪽지를 자석으로 고정, 그 주위 "Where is my bag" , "Is this my daughter?" 등의 쪽지가 붙어있다.

# 건망증과 치매, 이런 점이 달라요!

  건망증 치매 의심
잊는 내용 □ 크게 문제 되지 않는 사소한 내용을 잊는다.
□ 잊더라고 힌트를 주면 금방 기억해 낸다. 
□ 중요한 일, 경험자체를 잊는다.

□ 힌트를 줘도 전혀 기억해 내지 못한다
 
기억력 
감퇴
속도
변함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띄게 나빠진다.
시공간
인식
특별히 이상 없다 간혹 계절, 시기, 장소등을 헷갈려하고 혼란스러워한다.
기억력
저하
자각 상태
내가 자꾸 '깜빡깜빡'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 자각하지 못하고 인정하지도 않는다
 
감정 기복 심하지 않다 의욕이 없고,
화를 잘 낸다

#구체적 사례로 살펴본
건망증과 치매 증상

<건망증 의심 사례>


□ “어제저녁은 뭘 먹었지?”
무엇을 먹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 건 아니다. 단지 일종의 인출 장애로 떠올리지 못하는 것!

□ “지갑을 어디에 뒀더라?”
외출 준비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할 때 일어나는, 과부하로 인한 건망증이다.

□ “어디에다 차를 세워뒀지?”
무의식적으로 주차하고 와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 뿐. 이런 경우는 건망증이다.

 

 

<치매 의심 사례>

 

□ “어제 저녁을 ‘누구랑’ 먹었더라?”
만났던 특정인을, 그것도 식사까지 함께한 지인이 누군지 잊었다면 치매를 의심해 봐야 한다.

□ “지금이 무슨 계절이지?”

사람에게는 시간과 공간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지남력(指南力)’이 있다. ‘지금은 여름이지’, ‘내가 사는 곳은 OO 시지’ 등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저절로 파악하는 능력 말이다. 하지만 초기 치매 환자는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지금이 무슨 계절인지’를 순간순간 잊는다. 수년간 정기적으로 같은 날짜에 병원을 방문해 진료받고 있는데, 그 날짜를 착각하는 것 역시 치매 증상 중 하나인 지남력 장애일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하자.

□ “주차장 저 흰 선은 뭐지?”
차를 어디 세워뒀는지 잊는 것은 건망증이지만, 주차선 밖에 버젓이 주차를 해뒀다면 이건 치매 증상이다. 치매 증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시공간 인지’ 기능 저하일 수 있기 때문. ‘TV를 켤 때 리모컨 어떤 버튼을 눌렀더라?’ 등 늘 하던 행동이 갑자기 헛갈린다면 이 역시도 시공간 인지 기능 저하일 수 있다.

건망증, 치매 전 단계일 수도 있어요!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 책을 읽는 안경 쓴 '백발 노인' . 뒤로 빛이 새어나오는 창문을 통해 밝은 분위기의 실내.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다. 서서히 뇌 기능에 영향을 주는 혈관, 세포가 쇠퇴함에 따라 경미한 인지장애가 선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치매 이전에 쉽게 찾아오는 뇌 기능 질환은 ‘경도인지장애’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전 단계에 해당하며, 동일 연령대에 비해 기억력 등 인지 기능이 감소한 상태를 일컫는다. 기억력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더라도 다른 인지 기능이 약해졌거나, 성격이 갑자기 바뀌거나, 사고와 행동이 느려지는 증상도 경도인지장애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따라서 관련 증상이 보이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볼 것.

기억력을 젊게 유지하고 싶다면?


노화로 인한 기억력 저하는 노력으로 어느 정도 향상할 수 있다. 책 『늙지 않는 뇌』를 쓴 미국 신경과학자, 리처드 레스탁(Richard Restak) 조지 워싱턴 의과대 교수가 제안하는, 기억력 강화 훈련을 따라해 보자.


하나,암산을 연습해요!
암산은 ‘작업 기억’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작업 기억’이란 정보를 단기적으로 기억하고 능동적으로 조작하는 과정을 말한다. 암산을 할 수 있는 숫자의 범위가 늘어날수록 기억 능력은 더욱 향상된다고 한다. 그러니 스스로 문제를 내거나, 초등학생용 수학 문제집을 이용해 틈틈이 암산 연습을 해보자.

 

둘, 장보기 목록, 보지 말고 외워보세요!
장 볼 때는 목록을 작성한 메모지를 꺼내 들기 마련. 기억력 강화 훈련을 위해서는 메모지를 보지 말고 목록을 외워 기억에 의존해 구매하는 방법을 써보길 바란다. 가능한 한 기억에 의존하려고 노력하고, 목록은 아주 필요할 시에만 참고하도록 훈련해 보자.

 

셋, 소설을 읽어요!
책 한 권이 하나의 이야기인 소설을 읽다 보면 배경부터 등장인물, 여러 사건 등 읽는 내내 여러 정보를 기억해야 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실제 치매 초기 환자들은 소설을 완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호흡이 긴 장편소설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면 단편소설부터 읽는 습관을 들여볼 것.

#부쩍 ‘건망증’이 심해졌다면
‘체크’해보세요!

<치매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
□ 10년 전보다 기억력이 저하되었다.
□ 기억력이 동년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쁘다고 생각한다.
□ 기억력 저하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낀다.
□ 최근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는 것이 어렵다.
□ 며칠 전에 나눈 대화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어렵다.
□ 며칠 전에 한 약속을 기억하기 어렵다.
□ 친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다.
□ 물건 둔 곳을 기억하기 어렵다.
□ 이전보다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 집 근처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다.
□ 가게에서 사려고 하는 두세 가지 물건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다.
□ 가스불이나 전깃불 끄는 것을 기억하기 어렵다.
□ 자주 사용하는 전화번호(자신 혹은 자녀의 집)를 기억하기 어렵다.

출처: 『나에게 힘이 되는 치매 가이드북』 (보건복지부·중앙치매센터 발행 )

● 결과: 점수가 높을수록 주관적 기억감퇴가 심한 것을 의미한다. 6개 항목 이상에 ‘예’라고 답했다면, 가까운 보건소에 가서 치매 조기검진을 받아 볼 것!


* 정부는 치매 조기검진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보건소의 치매안심센터에서는 만 60세 이상 지역주민에게 치매선별검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검사 결과에 이상이 있을 시 치매 진단· 감별검사까지 지원하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치매가 의심된다면, 반드시 보건소 방문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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