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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아파트를 짓기 어려운 도심에 청약통장 없이 분양 받을 수 있는 비(非)아파트 유형 중 하나인 도시형 생활주택. 정부가 지금까지 전용면적 60㎡ 이하로 제한됐던 도시형 생활주택 중 아파트형 주택(소형주택)에 대한 규제를 풀어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전용면적 85㎡ 도생이 늘어나면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이 될 수 있을까요? KB부동산이 달라지는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도시형 생활주택이란?
흔히 줄여서 '도생'이라고 부르는 도시형 생활주택은 도시지역 내 전용 85㎡ 이하 국민주택 규모에 해당하는 집을 300가구 미만으로 공급하는 주택을 말합니다. 1~2인 가구가 늘면서 주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2009년 5월 도입된 주택 유형입니다.
아파트보다 인허가와 분양 절차가 간단하고 주차 및 건축 규제가 완화돼 있어 빠른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차장은 설치 기준이 일반 아파트에 비해 낮고, 세대간 벽 두께 기준이 낮아 분양가, 관리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차량 소유자에게는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고, 층간, 옆집 간 소음이 신경 쓰일 수 있겠죠.
도시형 생활주택은 소형주택과 단지형 연립주택, 단지형 다세대주택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요. 이 중 소형주택은 1~2인 가구를 겨냥해 전용면적 60㎡ 이하에 한정돼 있고, 5층 이상 건물로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단지형 연립주택은 공동시설이 있는 소규모 단지에 신혼부부나 2~3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주택 유형입니다. 단지형 다세대주택은 소형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기존 다세대 주택과 유사한 유형입니다. 단지형 연립주택과 단지형 다세대주택 전용면적 상한은 85㎡입니다.
도시형 생활주택이 도입된 의도가 1, 2인 가구 주택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만큼 5층 이상 높은 건물엔 소형주택만 배치할 수 있었고, 전용 85㎡ 이하는 5층 이하의 다세대, 연립에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소형주택→아파트형 주택으로 이름 바꾸고, 면적도 넓어져
지난 1월 20일, 국토부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도시형 생활주택의 건축면적 제한 완화를 발표했습니다. 앞서 설명한 소형주택의 명칭을 아파트형 주택으로 바꾸고 면적도 60㎡ 이하에서 단지형 연립주택, 단지형 다세대 주택과 같이 85㎡ 이하로 변경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어떤 유형의 도시형 생활주택이든 전용 85㎡까지 지을 수 있어 3, 4인 가구도 거주할 수 있는 규모가 됩니다. 이는 1월 21일 이후 사업계획승인 또는 건축허가 신청분부터 적용 합니다.
또한 면적 제한 완화에 따른 주차난 우려를 줄이기 위해 전용 60㎡~85㎡ 이하 아파트형 주택은 일반 공동주택과 같이 가구당 1대 이상의 주차 대수를 확보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아파트형 주택에 전용 60㎡~85㎡ 가구가 150가구 이상이라면, 경로당과 어린이놀이터 같은 주민공동시설도 설치해야 합니다.
도시형 생활주택 청약 경쟁률은?
그럼 지난해 공급된 도시형 생활주택의 청약 결과를 살펴볼까요?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공급된 도시형 생활주택은 총 24개 단지였는데요. 주로 서울 강남, 도심 접근성이 좋은 역세권 단지에 청약 수요가 많았고, 충남, 경북 등 지방의 경우 대부분 미분양으로 남았습니다.
2024년 4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엘루크방배서리풀은 총 7가구 모집에 125명이 접수했는데요. 모두 전용 32㎡~48㎡ 소형 면적이었습니다. 2024년 1월 입주한 지하철 2호선 방배역 역세권 단지입니다.
11월 분양한 강남구 논현동 논현펜트힐캐스케이드도 전용 43㎡, 48㎡ 3가구 모집에 113명이 접수해 37.6대 1로 마감됐습니다. 7호선, 수인분당선 환승역인 강남구청역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2호선과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환승역인 홍대입구역을 이용할 수 있는 라포레홍대 역시 전용 29㎡ 1가구 모집에 263명이 접수했습니다. 반면, 경북 상주시 화산동 상주더에스는 84가구를 모집했지만 1명이 접수했고, 충남 천안시 병천면 마인하임도 83가구 모집에 1명이 접수했습니다.
이번 주택법 시행령은 직장과 가까운 도심에서 주택 마련 수요가 풍부한 3, 4인 가구가 살 수 있는 중소형 면적 주택 공급을 늘이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이로 인해 도시형 생활주택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아파트 공사비가 급등하고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서 소규모 주택 공사의 경우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이번 규제 완화가 실제 주택 공급 확대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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