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은 많고, 집은 좁고... 셀프 스토리지가 뜨는 이유

부동산은 처음이라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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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떠오르는 트렌드 중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셀프 스토리지’입니다. 말 그대로 물품을 보관하는 시설인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서비스인지, 국내 현황 및 향후 전망 등을 살펴봤습니다.

셀프 스토리지(Self storage)란?

'셀프 스토리지'에 대해 설명하는 이미지. 개인이나 사업자가 사용료를 지불하고 자유롭게 물건을 보관해 둘 수 있는 보관 편의 서비스를 말한다.

KB경영연구소가 발간한 ‘공간의 재발견, 도심형 창고 셀프 스토리지’에 따르면, 셀프 스토리지(Self storage)는 ‘Self service storage’의 약자로 물품 보관 시설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도시 외곽에 마련된 물류창고가 아니라 주거지나 근무하는 회사 인근에 위치해 있어 의류나 캠핑, 도서, 취미용품 등을 보관하고 언제든 필요에 따라 상시 방문해 찾아갈 수 있는 보관 편의 서비스인데요. 원하는 기간만큼 원하는 크기의 창고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셀프 스토리지는 미국서 시작해 글로벌하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미국에서 셀프 스토리지가 보편화된 데에는 땅이 넓다는 점과 함께 개인이 살아가면서 소유 및 사용했던 물건을 추억으로 보관하고자 하는 미국인들의 문화적 특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미국에서 시작한 만큼 시장 규모도 미국이 가장 큽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셀프 스토리지 미국 시장 규모는 약 40조원으로, 전 세계 셀프 스토리지 산업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셀프 스토리지 시장도 2022년 기준 820억엔(약 8000억원)으로 집계되며 규모가 큰 곳 중 하나로 꼽힙니다. 실제 일본은 100가구 중 1가구가 셀프 스토리지를 이용하고 있다고 하고요. 이에 비해 국내는 이제 지점 수가 300여개(2023년 5월 기준/출처: 존스랑라살 코리아) 수준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하지만 1년 새 56.4% 상승하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셀프 스토리지 인기 이유는?

'1인 가구' 확산, '집값' 상승, '주거문화' 변화 등으로 수요 증가

국내에서 셀프 스토리지 시장이 커지고 있는 데에는 1인 가구 확산과 집값 상승 흐름, 주거 문화 변화 등이 그 이유로 꼽힙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인 가구의 주거면적은 평균 44.4㎡(13.4평)으로 전체 가구 평균 주거 면적(68.3㎡)의 65.0% 수준에 불과합니다. 집값이 상승해 더 넓은 공간으로 옮기기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작은 주거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이들에게 셀프 스토리지가 대안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셀프 스토리지 지점을 갖고 있는 다락 이용자를 살펴보면 1인 가구 이용 비중은 46%로 다가구보다 높게 형성돼 있습니다.

여기에 최소한의 물건을 보유하려는 미니멀 라이프 주거문화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꼭 필요한 물건만 집에 놔두고 그 외 가끔 사용하는 취미용품이나 캠핑용품 등은 분리해 셀프 스토리지에 보관하는 것이죠.

최근에는 셀프 스토리지를 와인 저장고나 서고 등 취미공간으로 활용하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실제 집 안에 보관해 뒀던 와인이나 책, CD 등을 셀프 스토리지로 옮기면서 자신만의 취미 공간을 마련하는 한편 주거 공간은 한결 여유롭고 쾌적해졌다는 사연들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셀프 스토리지는 보관시설을 임대하는 사업

도심 속 '보관창고'. 상업용 틈새 산업으로 각광

이렇듯 국내 셀프 스토리지 수요가 늘면서 상업용 부동산 업계의 틈새 산업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업의 본질은 고객 물품 보관이 아니라 보관시설을 임대하는 사업이라고 했는데요. 보관시설 운영자는 고객의 보관 목적에 맞는 시설을 임대하고, 보관과 관련된 모든 활동은 고객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오피스, 상가 등과 같이 상업용 부동산 임대업의 일종이라는 것입니다. 실제 셀프 스토리지 운영자는 대부분 상업용 부동산 입대업과 유사한 형태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되고요.

실제 셀프 스토리지 수요 증가에 맞춰 관련 업체들도 늘어나고 오프라인 지점도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상업용 부동산시장도 덩달아 좋아지며 투자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요. 몇 년 전 공유경제가 도입된 공유오피스의 등장으로 오피스 시장이 급성장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 예측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이에 최근 침체를 맞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이 셀프 스토리지 성장을 통해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상업용 부동산 거래액은 17조3574억원으로 전년(22억8079억원) 대비 23.9% 감소했습니다. 금리 상승으로 시장이 침체되면서 거래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분석되는데요. 셀프 스토리지가 도심을 중심으로 생겨나고 있는 만큼 도심을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 및 거래도 조금씩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셀프 스토리지 향후 전망은?

'셀프 스토리지'를 설명하는 이미지. ''1인 가구' 증가로 시장 규모 더욱더 커질 전망

전문가들은 향후 셀프 스토리지를 찾는 수요가 계속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우선 셀프 스토리지의 주 수요층인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습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3 통계로 보는 1인가구’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4.5%인 750만2000가구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전체 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중은 꾸준히 늘어 지난 2017년 28.6%에서 5년 만에 34.5%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도심에서 셀프 스토리지가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주거비용이 높아 집을 큰 곳으로 옮기기 보다는 더 적은 비용으로 셀프 스토리지를 빌려 쓰는 게 이득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셀프 스토리지 지점이 서울, 경기 등 주거 비용이 높은 곳에 몰려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셀프 스토리지의 현황 및 시장 상황, 향후 전망 등까지 두루 살펴봤습니다. 미국, 일본과 달리 아직 국내는 도입 초기 단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컨신드롬, 큐스토리지, 알파박스 등 여러 업체가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장조사기관 모도인텔리전스는 한국 셀프 스토리지 시장이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연 평균 7.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투자 관점에서도 스토리지 상업용 부동산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셀프 스토리지를 통해 새롭게 바뀔 주거 문화와 투자환경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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