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중앙은행의 피봇(Pivot, 통화정책 전환)이 시작된 가운데, 美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1월 정책금리를 0.25%p 인하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12/19 FOMC에서도 인하 전망이 우세합니다.
금주는 글로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맞물린 FOMC 개최로 관심이 많았죠. 美 경제의 연착륙 평가에도 불구하고, 10월 비농업부문 고용건수가 시장 예상치 18만건을 하회한 15만건에 머물면서 0.25%p 추가 인하가 결정됐지만, 美 대선 결과가 향후 어떤 경제변수로 작용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첫 금리 인하를 0.25%p 단행 후 11월 28일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에 대한 시장 전망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월 1.6%에서 10월 1.3%까지 낮아지는 등 2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면서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가 상당부분 희석됐습니다.
3분기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1%에 불과하는 등 내수부진 우려가 남아 있어 금통위의 추가 금리 인하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한편 KDI가 11월 경제동향에서 내수 회복과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주원인으로 건설업 위축을 지적했는데요. 건설투자 활성화에 금리 인하가 효과적임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한국은행은 'BOK 국제 컨퍼런스'에서 1분기 한국의 장기중립금리를 -0.2~1.3%로 추정했습니다. 중립금리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결정 시 참고하는 준거금리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이론적 금리 수준입니다. 장기중립금리는 실질중립금리(명목중립금리-물가목표치)를 의미하죠.
즉 물가목표 2%를 더한 명목중립금리는 1.8~3.3%입니다. 통상 기준금리는 명목중립금리 중간값 2.55%를 베이스로 통화정책에 따라 상하단 조정으로 결정되는데, 현 기준금리 3.25%보다 낮아 추가 인하 여력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실질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높으면 물가안정 & 경기위축, 낮으면 경기확장 & 물가불안이 진행됩니다. 현 상황은 전자에 가까워 보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망한 2024년 국내 장재성장률은 2.0%이고, 국회예산정책처 전망은 2024년 2.2%, 2025~2027년 2.1%, 2028년 2.0%입니다. 추세적 하향이 전망되기에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죠. 그런데 변수가 생겼습니다.
트럼프 당선자의 감세, 재정확대 정책으로 나타날 재정적자를 커버할 목적으로 국채를 발행하면 국채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하면서 달러가치가 오르는 강달러가 예상되는데요. 강달러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원화약세(원달러 환율 상승)가 우려되죠. 달러 강세는 금리인하의 대표적인 제약사항입니다.
기준금리의 하향 속도는 신중해야 합니다. 다만 성장률 하방압력이 고조된다면 긴호홉으로 유연한 통화환경이 조성되는 기회도 올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