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사려는 실수요자는 당분간 관망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거래량이 줄고 ‘선행지수’ 격인 실거래가 잠정지수가 내림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정부의 대출 규제로 매수 심리가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 잠정 지수는 전달 대비 0.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서울 지역의 하락 폭(–0.47%)이 가장 컸고, 인천(–0.08%)과 경기도(–0.04%) 역시 약세를 보였다. 9월 아파트 실거래가 실제 통계는 11월 15일 공표될 예정이다.
이처럼 잠정지수가 하락한 이유는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가산금리까지 오르면서 소비자가 빌리는 실제 대출금리가 올라서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상쇄된 꼴이다.
실제로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10월 18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50∼5.720%에 이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10월 11일 기준금리가 연 3.990∼5.780%인 점을 고려하면 일주일 새 금리 하단이 0.160%p 높아진 셈이다.
아파트시장의 조정 조짐은 거래량이 확 꺾이면서 이미 나타났다. 서울 지역의 7월 아파트 거래량은 8,985건으로 올 들어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규제 한 달을 앞두고 8월에는 6,270건으로 떨어졌다. 7월에 비하면 약 70%에 불과한 거래량이다. 거래량은 수요자 심리를 드러낸다. 거래량이 감소했다는 것은 매수자가 선뜻 나서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반대로 지방은 9월 아파트 실거래가 잠정지수는 전달 대비 0.11%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부산(-0.43%)과 대전(-0.21%), 세종(-0.76%)은 내림세를 보였으나 대구(0.09%), 광주(0.74%), 울산(0.6%)은 상승세였다. 8월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달 대비 0.14% 올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