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 법인세 '쑥'…하반기는 실적 변동성에 미지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새 회계제도(IFRS9·IFRS17) 도입과 맞물려 역대급 실적을 낸 보험사들의 올해 상반기 법인세 규모가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를 많이 낸 보험사 10곳이 낸 규모만 2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업계 실적을 견인한 손보사들의 법인세 비용이 눈에 띄게 컸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법인세를 많이 낸 상장사 20위권 안에 삼성화재를 비롯한 보험사 4곳이 포함됐다.
삼성화재는 무려 4천22억 원의 법인세 비용을 기록하며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사 중 13위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만에 법인세차감전순이익과 법인세 모두 지난해 연간 수준을 웃돌았다.
DB손해보험의 법인세 비용은 2천968억 원으로 삼성화재의 뒤를 이었다. 역시나 지난해 연간 수준과 맞먹는 규모였다.
메리츠화재는 2천952억 원의 법인세를 냈다. 메리츠화재를 구심점으로 한 메리츠금융지주는 삼성화재에 이어 전체 상장사 14위에 올랐다.
비상장사인 교보생명은 2천248억 원으로 생보사 중 가장 많은 법인세를 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1천241억, 520억 원 수준을 지출했던 것을 고려하면 법인세 규모가 급증했다.
KB손해보험은 1천923억 원으로 업계 내 다섯 번째로 많은 법인세를 냈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이어 국내 상장사 중 세 번째로 많은 법인세를 낸 KB금융지주의 법인세가 9천855억 원이었음을 고려하면 그룹의 20% 수준의 법인세를 담당한 셈이다.
현대해상은 1천870억 원, 삼성생명은 1천516억 원의 법인세 비용을 지출했다. 업계 내 영향력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법인세 비용이 적어 보이지만, 역시나 지난해 연간 수준의 90%에 육박하는 법인세를 반기에 낸 셈이다.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도 1천억 원, 한화손해보험과 동양생명은 500억 원대 법인세를 지출했다.
미래에셋생명은 443억 원의 법인세를 내며 지난해 지출한 223억 원의 배가 넘는 규모를 반기에 내게 됐다.
올해 상반기 법인세 비용이 큰 상위 10곳의 보험사들이 지출한 세금은 2조 원이 넘는다.
조(兆) 단위 법인세를 낸 배경은 단연 늘어난 이익 체력이다. 올해 보험사들은 상반기에만 9조 원 넘는 순이익을 벌었다. 보장성 보험 판매가 늘며 실적이 개선된 데다, 회계제도 변경에 따른 효과가 컸다.
물론 하반기 실적은 미지수다. 손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반영되고, 매크로 환경의 불확실성도 커지는 추세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낸 법인세를 반기 만에 납부한 보험사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만큼 커졌는데도, 다른 금융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보험 산업에 대한 정책적 관심은 떨어져서다.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보험산업이야말로 국민의 노후와 직결되는 산업인데 국가적, 정책적 관심이 덜 한 게 현실"이라며 "당장의 실적, 보수가 문제가 아니다. 작은 회계 가정의 변화와 제도의 변경이 어떤 나비효과를 나타낼지에 대한 중장기적인 관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정지서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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