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통화정책 당국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전문용어까지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익숙지 않은 용어라 서로 사용에 혼선을 겪는 경우도 종종 목격됩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함께 학습하는 차원에서 관련 내용을 3건의 기획 기사로 정리해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주요국 통화 긴축이 후반기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에 힘이 실리면서 중립 금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립 금리를 통해 추가 인상의 여지가 얼마나 남았는지 가늠해볼 수 있어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관련 언급을 피했으나 향후에도 중립 금리에 대한 논쟁은 다시 격화될 수 있다.
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중립 금리는 물가 상승이나 하락 압력 없이 잠재적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전통 테일러룰에 따르면 적정 기준금리는 '명목 중립금리(실질 중립금리+예상 인플레이션)'에 국내 총생산(GDP)갭(성장률 예상치-잠재성장률)과 물가 갭(인플레 예상치-인플레 목표)을 각각 50%씩 가중치를 부여해 조정한 값이다.
실질 중립 금리를 기초 체력으로 보고 여기서 물가와 성장률이 물가 목표와 잠재 수준에서 벗어난 정도에 따라 기준금리를 얼마나 조정할지 따져보는 셈이다.
명목 중립금리에 장기 국채금리를 넣기도 한다. 여기에는 장기적으로 금리가 이 수준에 수렴할 것이란 판단이 반영돼 있다.
연준
다만 명목 중립금리를 추정하는 데에는 불확실성이 상당하다.
먼저 실질 중립금리 판단이 쉽지 않다. 실질 중립금리 평가엔 잠재성장률에 대한 추정이 들어간다. 여기서 경제활동참가율 등 생산 요소인 고용 관련 계량적 지표는 비교적 파악이 용이하지만, 노동 생산성 증가율에 대한 추정은 쉽지 않다.
명목 중립금리로 가면 더욱 복잡하다. 실질 중립금리에 인플레 예상치를 더해야 한다. 인플레 예상치를 어떤 것으로 대입하는지에 따라 값은 달라진다. 특히 지금처럼 기대 인플레 안착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을 때는 더욱 그렇다.
신흥국의 경우 대외 금융 요인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금융시장의 스트레스가 높아질 때는 중립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는 셈이다.
뉴질랜드중앙은행은 보고서(What is the neutral real interest rate, and how can we use it?)에서 실질 중립 금리 추정에 국가별 위험프리미엄을 고려했다.
뉴질랜드중앙은행
중립금리를 추정한다고 하더라도 통화정책의 적정성 판단은 쉽지 않다.
일례로 클리블랜드 연은이 통화정책의 단순 추정을 위해 제시한 법칙만 일곱 가지에 달한다. 여기서 물가와 성장률 전망치 등을 어떤 것을 넣을지에 따라 결과치는 더욱 다양해진다.
대략 시장 전문가와 의회예산국(CBO), 클리블랜드 연은 모형의 예상치를 대입할 경우 적정 기준금리만 21개 값이 도출된다. 내년 2월 예상치 기준 최저 1.34%에서 최고 14.78%까지 편차도 상당하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현재 통화정책이 긴축적이란 생각은 하고 있지만, 얼마나 긴축적인지는 잘 모른다"며 "물가가 잡힐 때까지 더 올릴 수 있다고 말하는 게 최선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중립 금리 등 학계 논란이 많은 이슈를 먼저 언급해 정책 여지를 좁힐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클리블랜드 연은
hwroh3@yna.co.kr
노현우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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