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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금리-③] 韓중립금리 얼마나…고차방정식

2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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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통화정책 당국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전문용어까지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익숙지 않은 용어라 서로 사용에 혼선을 겪는 경우도 종종 목격됩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함께 학습하는 차원에서 관련 내용을 3건의 기획 기사로 정리해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한국 중립금리에 관심이 커지지만 큰 효용은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평가다.

추정의 불확실성이 큰 데다 통화정책이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아서다.

1일 학계와 채권시장 등에 따르면 대체로 우리나라 실질 중립금리에 대한 추정치는 0.5% 수준으로 평가된다.

명목 중립 금리는 추정에 불확실성이 크다. 실질 중립금리에 인플레 예상치를 더해야 하는데, 어떤 항목을 넣을지에 따라 값은 달라진다.

통상 기대 인플레를 넣지만, 최근처럼 인플레 동학과 경제 구조의 변화 가능성이 제기될 때는 잘못된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대 인플레가 안착해 있다는 확신이 필요한 셈이다.

실질이 아닌 명목 중립금리 수준을 추정할 단서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25%에서 2.50%로 올린 후 "기준금리가 (명목) 중립금리의 중반 수준"에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작년 11월 금통위에서는 "3.25%로 (기준)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중립금리의 상단 혹은 그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제한적 수준으로 진입한 상태가 됐다"고 언급했다.

명목 중립금리의 중간값은 대략 2.5% 수준 정도란 추정이 가능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대략 역으로 환산해서 명목 중립금리에서 물가 목표(2%)를 뺀 값을 실질 중립금리(0.5% 수준)으로 추정한다. 기대 인플레가 물가 목표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결과다.

다만 여기에 현재 기대인플레이션(8월, 3.3%)을 대입하면 명목 중립금리는 크게 치솟게 된다.

국내 중립금리 추정치와 관련한 발언은 지난 8월 금통위에서도 있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8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중립금리 관련 질문에 경제구조 변화가 미국보다 작았던 점, 고령화, 중국경제의 성장률 저하 등을 들며 미국처럼 중립 금리가 오르는 방향으로만 작용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논의되는 중립 금리 상향 우려를 국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다만 미국 금리가 오른다고 하면 국내 통화정책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총재는 "미국 중립 금리가 만일에 올라가서 통화정책이 긴축적으로 더 오래 간다면 우리나라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이게 저희한테 딜레마이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국내 물가 및 가계부채 요인이 안정돼 금리인하가 필요한 상황이 왔을 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인하를 고민하게 되는 셈이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중립금리 논쟁엔 너무 많은 게 혼재돼 있다"며 "실질·명목 중립 금리, 텀 프리미엄 세 개가 섞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기에다 한국은 미국까지 봐야 한다"며 "국내 실질 중립 금리는 대략 0.5% 정도로 미국과 비슷하다는 것을 전제로 추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통화정책에 정통한 학계 인사는 "대략 실질 중립금리 수준으로 0.5% 정도를 놓고 본다"며 "다만 이론적 개념이라 과학 공식처럼 적용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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