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원화가 지난달 주요 통화 중 가장 많이 절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채 금리 급등과 중국의 부동산 우려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이달에도 원화 절하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원화는 지난 8월 한 달 동안 미국 달러에 대해 4.19% 떨어지며 주요 통화 중 가장 절하 폭이 컸다.
호주달러화가 3.29% 절하됐고 엔화는 2.94% 약세를 보였다. 위안화(CNH)는 2.57% 내렸다.
아시아통화가 대체로 절하 폭이 컸지만, 그중 원화가 가장 약했다. 위안화는 7월에도 약세를 보여 8월 절하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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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원화의 주요 절하 요인은 미 국채 금리 급등과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다.
이중 미 국채 금리 상승세는 지난달 중순 이후 진정됐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재 4.11%로 고점에서 20bp가량 내려왔다.
다만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화 절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은 지난달 7일 만기 도래한 액면가 10억 달러의 채권 2종의 이자 2천250만 달러(약 300억 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30일의 유예기간이 주어졌고 유예기간의 시한은 이달 6일 돌아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상반기 9조 원 손실을 기록한 비구이위안이 갚아야 할 채권 원리금 총액은 157억200만 위안(약 2조8천700억원)에 달한다. 10월, 연말, 내년 초까지 만기가 줄줄이 도래한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미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Caa1'에서 'Ca'로 3단계 강등했다. 디폴트를 의미하는 C 단계 바로 위 단계로 사실상 디폴트가 임박했다는 의미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9월 원화 방향성은 중국 부동산 위기의 악화 여부가 중요하다. 중국 당국이 대응하고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공적 자금 투입을 배제하고 있다"라며 "중국 리스크가 외환시장에 추가로 반영되며 달러-원이 재상승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경기 부진은 국내 수출 회복을 제약하는 경로로도 원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역수지가 6월부터 석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은 기대만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8월에도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4% 감소했다. 11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를 이어갔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무역수지 적자 절반은 대중국 무역수지"라며 "중국의 경기 둔화로 한국 경상 수급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물 차원에서는 수출이, 금융 차원에서는 위안화와의 연동으로 달러-원 환율의 유의미한 방향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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