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라면업계 시가총액 2위 자리가 오뚜기에서 삼양식품으로 뒤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6년 초 5조원에 육박했던 오뚜기 시총이 해외사업 부진에 따라 쪼그라든 반면, 같은 시기 1천억원대에 불과했던 삼양식품 시총은 해외에서의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급격히 늘어난 결과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달 31일 오뚜기 시총은 1조4천749억원을, 삼양식품의 시총은 1조4천644억원을 나타냈다.
두 회사의 시총 차이가 105억원에 불과한 것이다.
가공식품과 조미 식품 시장 등에서 가격경쟁력과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오뚜기는 2015년 출시한 진짬뽕이 큰 인기를 끌며 라면시장에서 점유율도 크게 늘렸다.
이에 따라 오뚜기 주가는 상승을 거듭해 2016년 1월 22일에는 시총이 4조9천20억원으로 5조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내수 부진에 더해 해외 사업에서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거듭하고 시총도 쪼그라들었다.
올해 들어서는 주가가 22.7%나 하락했다.
오뚜기의 이같은 하락세는 경쟁사인 농심이나 삼양식품과 대비된다.
농심, 삼양식품은 각각 신라면,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주가도 급등했다.
올해 농심 주가는 28.4%, 삼양식품 주가는 53.1% 올랐다.
오뚜기 주가 하락세의 주요 원인인 해외 사업 부진은 각각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농심, 삼양식품과 달리 해외에서의 킬러 콘텐츠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에서 한국 라면이 인기를 끈 주요 원인으로는 K-콘텐츠 확산이 꼽힌다.
한국 영화와 TV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라면을 먹는 모습이 노출되며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것이다.
영화 '기생충'에 나온 '짜파구리'(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는 실제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소셜미디어(SNS)로 인해 트렌드의 확산 범위는 더 넓어졌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경우 BTS 지민이 라이브 방송 등에서 먹는 모습이 화제가 되며 이 제품을 먹는 SNS 챌린지가 각국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해외 각국에서 수요가 늘며 각 라면업체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시설 증설에 나서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5월 수출용 제품을 전담 제조하는 밀양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올해는 이 공장 부지에 2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농심은 지난해 미국 2공장을 완공해 공급량을 확대했고, 이르면 2025년 미국 3공장 착공에 나선다.
미국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자 농심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라면시장에서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오뚜기도 경쟁사에 비해 늦지만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오뚜기는 최근 미국 판매 법인인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 산하에 생산 법인인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해외 법인에 대한 자금 수혈도 지속하고 있다.
주로 베트남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해 베트남 법인에 2018년 112억원의 추가 출자를 통해 보유 지분 가액을 226억원까지 끌어올렸다.
또 지난해에는 오뚜기 아메리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750억원 규모의 물류센터 인수를 지원했다.
mrlee@yna.co.kr
이미란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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