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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년만에 '외화 지준율 인하' 카드 꺼낸 이유는

2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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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 달러-위안 환율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중국 외환당국이 위안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여러 수단에도 환율이 불안한 움직임을 이어가자 외화 지준율 인하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

1일 인민은행은 온라인 성명을 통해 외화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오는 15일부터 6%에서 4%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이 외화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작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중앙은행은 "금융기관의 외환자금 사용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외화 지준율을 인하하면 결과적으로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외화가 줄어들기 때문에 위안화 약세를 제어하는 효과를 낸다. 달러 조달 코스트를 낮추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의 달러 보유 비용이 낮아진다.

실제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외화 지준율 인하 소식이 전해진 이후 전일 대비 0.49% 낮은 7.2382위안으로 후퇴했다. 3주 만에 최저치다.

역외 달러-위안은 지난달 17일 한때 7.3495위안을 기록해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위안화 가치 기준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예상과 달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장기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데다, 인민은행이 경제침체 우려로 금리 인하 등 완화 조치를 이어간 영향이다. 미국과 중국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확대돼 위안화 약세가 가속화됐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하락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위안화 기준환율을 연일 절상 고시했다. 1일 인민은행인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7.1788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7.2967위안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외신들은 기준환율을 시장 예상치보다 낮게 고시(절상 고시)한 기간이 상당히 길다며, 기준환율과 시장 예상치와의 격차가 역대급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영 금융기관도 연일 달러 매도·위안화 매수에 나섰다. 당국의 압박에 따른 조치라는 추측이 나왔다.

문제는 이와 같은 노력에도 위안화 하락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는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고, 비구이위안 채권 상환 연기로 촉발된 부동산 위기로 중국 경제를 둘러싼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경기부양 조치를 꺼내야 하는 입장이지만 이는 위안화 약세를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있어 딜레마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위안화가 계속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자 결국 외화 지준율 인하라는 더 큰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트레이더들은 이번 조치가 위안화 가치 하락 추세를 되돌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급격한 위안화 하락에 대해 '더욱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많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도 아직 먼 일이어서 위안화 하락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jhmoon@yna.co.kr

문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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