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비구이위안 채권상환 유예될까-①] 미루고 또 미루고…불안심리 고조

23.09.01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중국의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채권 상환 연장에 대한 채권자 투표가 또 한차례 연기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2년 전 결국 디폴트를 선언한 헝다의 전철을 밟게 될지에 대한 걱정 속에 간신히 협상에 성공하더라도 이후 다수의 채권 만기와 이자 지급이 예정된 만큼 이후 비구이위안이 받을 자금 압박은 한층 더 심해질 수 있다.

◇ "디폴트 이미 공식화" VS "타결되면 일단 급한 불은 꺼"

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비구이위안의 채권 상환 기한 연장을 둘러싼 채권자 투표를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애초 지난달 25일로 예정됐던 투표는 비구이위안이 채권을 3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고 40일의 원금 상환 유예기간을 달라고 제안하면서 전일인 31일로 한차례 연기됐으나, 다시 이달 1일로 연기됐다.

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채권단 절반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번 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앞으로 다른 부채의 상환에도 비슷한 유예 조건이 적용될 수 있어 투자자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겠지만, 앞으로 남은 부채 상환 규모나 부정적인 거시경제 환경 등이 만만치 않은 만큼 불안심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구이위안이 올해 상반기 489억 위안(67억1천만 달러)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미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디폴트(채무불이행) 수준으로 강등한 점도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전일 무디스는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Caa1'에서 'Ca'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10일 달러채 이자 상환에게 실패한 이후 'B1'에서 한차례 강등한 이후 20여일 만에 3단계나 더 추가 강등됐다. Ca 등급은 신용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디폴트 임박 상태로 평가된다.

이날 협상에서 채권 상환이 유예되지 않을 경우 비구이위안은 당장 오는 4일에 39억 위안(약 7천69억원) 상당의 사모채권에 대한 이자와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지난 2019년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사태를 통해 중국 부동산 시장이 글로벌 금융의 위협 요인으로 떠올랐던 만큼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2년 전 디폴트 위기 겪은 헝다 그룹

◇ 2019년 헝다 디폴트 당시는 어땠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유동성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부터 헝다 그룹은 대규모 부채로 자금 경색을 겪어왔으며 2021년 6월에는 디폴트 우려가 현실로 떠올랐다.

당시 무디스와 피치 등 신용평가사들은 헝다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강등했다.

헝다는 만기 도래 채권과 이자 지급을 가까스로 넘기며 수개월을 버텨왔지만, 이자 미지급과 상환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결국 그해 12월 공식적으로 디폴트가 선언됐다.

주요 신용평가사 모두 헝다의 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와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해 디폴트를 선언했다.

디폴트 후에도 헝다는 달러채 이자를 상환하지 못했고 헝다는 300조 원대의 부채를 않은 채 회사 청산 청구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헝다 주식은 2022년 3월 홍콩 거래소에서 거래가 중단됐으며 약 1년 5개월 만인 지난달 28일에 거래를 재개한 후 폭락했다.

전일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무디스의 케이븐 창 수석 부사장은 "비구이위안의 유동성이 빠듯하며 디폴트 위험이 크고 회복 전망이 약하다"며 다가오는 역내뿐만 아니라 역외 만기 채권을 감당할 만큼 충분한 현금이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sskang@yna.co.kr

강수지

강수지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