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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서 화제된 조주완의 '점자명함', IFA에선 '이것'이

2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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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유니버설 업 키트' 공개, 장애인 접근성 제고

(베를린=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LG전자의 드럼세탁기 문에 '못 보던' 물건이 등장했다. 윗부분이 뚫려있어 손잡이처럼 보이는 이 물건에는 성인 팔뚝이 너끈히 들어간다.

냉장고 문에도 네모난 무언가가 붙어있다. 제품과의 간격이 넉넉해 누구나 쉽게 손목이나 팔을 집어넣을 수 있다. 이 물건의 정체는 LG전자가 가전업계 최초로 개발한 '유니버설 업(UP) 키트'의 '이지 핸들(Easy Handle)'이다.

LG전자가 'IFA 2023'에서 공개한 '유니버설 업 키트'의 '이지 핸들'(붉은 네모 안)

[출처:연합인포맥스]

LG전자는 1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3'에서 가전제품 접근성을 높이는 보조 액세서리 '유니버설 업 키트'를 최초 공개했다.

이 키트는 '모든 고객'이 생활가전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됐다. 부착하기만 하면 성별이나 나이,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한결 쉽게 가전제품을 쓸 수 있다.

예컨대 '이지 핸들'은 손 근력이 부족하거나 움직임이 섬세하지 않은 사람이 세탁기나 냉장고 문을 쉽게 여닫을 수 있게 돕는다. 손목이나 팔을 끼워 당기거나 밀면 되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색깔을 써 약시인 고객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키트에는 ▲적은 힘으로도 무선 청소기를 손쉽게 컨트롤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 받침대' ▲휠체어에 앉은 상태에서도 스타일러 무빙 행어에 옷을 걸 수 있는 '이지 행어' ▲냉장고 안쪽 공간을 쉽게 사용하게 하는 '회전 선반' 등이 있다.

▲정수기에 부착해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이지 노즐'과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실리콘 리모컨 커버' 등도 가전제품에 대한 고객 접근성을 향상시킨다.

LG전자가 'IFA 2023'에서 공개한 유니버설 업 키트.

[출처:연합인포맥스]

LG전자는 키트 개발에 앞서 장애인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통해 가전제품 사용 시 불편한 점을 파악했다. 이를 사용자 유형 및 제품별로 분석, 기존 제품에 쉽게 탈·부착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든 것이다.

이는 LG전자의 지향점인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삶(Better Life for All)'과도 맞닿아있다.

LG전자는 2021년부터 장애인 자문단을 운영하며 이들의 가전제품 접근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왔다. 이번 키트 개발 역시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은 대표이사(CEO)인 조주완 사장이 앞장서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앞서 조 사장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CES에서 '점자 명함'을 들고 다녀 화제가 된 바 있다. 주요 고객사, 각국 관계자 등에게 건넬 명함에 점자를 함께 인쇄했다는 얘기다.

28년간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한 신순규 씨를 만난 게 계기가 됐다. 신씨는 작년 말 조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장애인 소외를 언급하며 장애인 접근성 강화를 위해선 CEO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조언을 귀담아 들은 조 사장은 본인의 의지로 명함에 오돌토돌한 점자를 추가했다. LG전자 전 임직원으로의 확대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물론 조 사장이 실제 만나는 사람 중엔 시각 장애인이 많지 않다. 하지만 주요 CEO의 행동은 그 자체만으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회사 임직원은 물론, 명함을 받아 드는 사람이 장애인 접근성에 대해 한번 생각하게끔 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번 유니버설 업 키트를 조 사장 '점자 명함'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는 이유다.

LG전자 관계자는 "조주완 사장은 지금도 계속 점자 명함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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