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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히 TV 치운 LG전자…'선택과 집중' 통했다

2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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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 라인업 총출동…LG 패널 단 TV 철거 해프닝

(베를린=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글로벌 생활가전 1위 LG전자는 TV 자부심이 상당하다. 정확히는 '올레드(OLED) TV'다. 지난 10년간 쌓아온 기술력과 디자인 혁신을 바탕으로 '올레드 1등'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그런 LG전자가 올해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에서 TV존(Zone)을 꾸리지 않았다. 내세울 만한 신제품이 많지 않다는 이유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유럽 시장에 올레드 경쟁력을 자랑할 기회를 자발적으로 놔버렸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LG전자의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독일 메세 베를린에 마련한 전시관에 TV를 딱 두 대 놓았다.

LG전자가 IFA 2023에 전시한 세계 최초 무선 올레드TV 'LG 시그니처 올레드 M'

[출처:연합인포맥스]

하나는 세계 최초 무선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이다. LG전자가 이달 북미에 이어 유럽에 본격 출시하기 시작한 '신상'이다.

전원을 제외한 모든 연결선을 없애 설치 공간의 자유로움을 높인 제품이다. 관람객들이 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전시에도 신경을 썼다. 제품 옆 안내판에는 'See beyond(너머를 보라)'라고도 적어놨다.

나머지 하나는 '스탠바이미 고(StanbyME GO)'다. 국내에선 익숙하지만, 아직 해외에선 그렇지 않은 제품이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북미에 이어 이달 유럽에 출시하는 신상이다. 레디백 스타일의 여행 가방을 닮은 일체형 디자인의 라이프스타일 스크린으로 캠핑 등 야외활동에 최적화돼 있다.

LG전자가 이번 IFA에 기존 TV 제품을 전시하지 않기로 한 이유는 간단하다. 신제품이 많지 않아서다. 최근 트렌드를 보여주고 업계를 리드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공개하는 게 전시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봤다. 그래서 현지에서 처음 선보이는 시그니처 올레드 M과 스탠바이미 고만 전시하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연초 CES 때 신제품을 다 선보였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TV존을 구성하지 않았다"며 "올해는 가전에 좀 더 집중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물론 일반 관람객을 위한 전시 공간에 한정되는 것으로, 바이어와 비즈니스 상담을 하는 공간엔 기존 TV들도 들어가 있다.

이는 전시회에 함께 참가한 라이벌 삼성전자와 대비되는 행보다. 올해 참가기업 중 최대 규모의 부스를 꾸린 삼성전자는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TV를 전시하는 데 상당한 공간을 할애했다.

마찬가지로 신제품은 많지 않았지만 기존 라인업을 종류별로 깔아 글로벌 1위 TV 기업의 위엄을 뽐냈다. QLED부터 마이크로LED, 네오 QLED, OLED까지 총출동했다.

삼성전자가 IFA 2023에 전시한 77인치 올레드TV.

[출처:연합인포맥스]

심지어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탑재해 화제를 모았던 83인치 올레드TV도 첫선을 보였다. 삼성이 올레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LG와 손을 잡은 '의미있는' 사례다. 다만 해당 제품은 개막 전날(8월31일)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진행된 '프리 부스 투어' 때엔 전시됐으나 바로 다음날인 1일 철거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LG전자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TV를 전시하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를 통해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올해 전시에서 전면에 내세운 '지속 가능한 홈 솔루션'에 관람객들이 더욱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전시된 '제품'이 줄어들며 서비스와 솔루션을 강조하는 최근 LG전자의 스탠스에 더 부합하게 됐기 때문이다.

65년 전통의 가전기업 LG전자는 올해 들어 눈에 보이는 '제품' 자체보다 보이지 않는 '서비스'에 더욱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사장)이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공간에서 고객 경험을 연결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선언, 변화가 시작됐다. 제조 중심의 하드웨어(HW)에서 벗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선포였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처음 선보인 제품들이 더욱 주목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TV를 많이 가져다 놓지 않았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며 관람객들의 관심이 일제히 전시된 신제품에 쏠리기도 했다.

백선필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새로 나온 제품 중심으로 전시하다 보니 TV가 없어 보인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상 인기는 더 좋다"며 "무선 TV인 시그니처 올레드 M을 많이 보러 왔고 스탠바이미 고도 유럽에서는 처음 봐 신기해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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