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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주간] 美고용 애매한 둔화…국내 완고한 긴축재정 주시

2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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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번 주(9월4일~8일) 서울 채권시장은 미국 8월 실업률 상승 등 고용시장 둔화 조짐과 우리 정부의 완고한 긴축재정 등으로 강세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초에는 고용지표 둔화에도 미국 국채 장기물 금리가 큰 폭 뛰어오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 고용의 둔화가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도 적지 않은 데다 국제유가의 상승 등 물가 위험 요인도 여전한 점은 유의해야 하는 요인이다.

국내에서도 8월 소비자물가가 3% 부근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 경계감이 다소 강화될 수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주재하고, 5일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연례협의 대표단을 만난다. IMF와 기재부의 연례협의 결과는 6일 오후 발표될 예정이다.

통계청은 5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한다. 기재부는 같은 날 개인투자용 국채 도입방안을 내놓는다.

김병환 기재부 1차관은 7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다.

한국은행은 5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 및 국민소득 지표를 발표한다. 8일에는 7월 국제수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5일 호주중앙은행, 6일 캐나다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이 예정됐다.

◇지난주 잭슨홀·예산안 안도…불 풀랫

지난주(8월28일~9월1일) 국고채 3년물 금리(민평금리 기준)는 일주일 전보다 10.0bp 내려 3.689%를 나타냈다. 국고 10년 금리는 15.7bp 하락한 3.778%를 나타냈다.

국고 10년과 3년 스프레드는 14.6bp에서 8.9bp로 축소되면서 수익률곡선은 완만해졌다. (커브 플래트닝)

잭슨홀 회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이 기존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긴축 강도에 대한 우려가 후퇴했다. 연준의 9월 금리 동결 전망이 지배적이며, 추가로 올리더라도 한 차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자리를 잡으며 미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주중 발표된 내년도 예산안에서 긴축재정 기조가 확인된 점도 채권 강세에 힘을 보탰다.

정부는 단기물 원화 외평채의 분리 발행 등으로 내년 국고채 순발행 물량을 올해보다 줄이는 안을 내놨다.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이 부족하면 금리 인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인식도 강화됐다.

지난주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2만798계약 사들였고 10년 국채선물은 2만2천535계약 순매수했다.

주요국 장기금리 가운데 미 국채 10년 금리는 4.87bp 내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주 자꾸 하락했고, 1일 고용지표 발표 직후에는 장중 4.04%까지 내렸지만 이후 급반등하며 4.18% 부근에서 주간 거래를 마무리했다. 호주 10년 국채 금리는 8.24bp 내렸다.

◇美 고용 해석·재정기조·유가 주목

전문가들은 미국 고용지표에 대한 시장의 해석과 국내 재정 긴축기조, 국제유가 흐름 등을 주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8월 신규고용은 시장 예상보다 다소 많았지만, 실업률이 3.8%로 전달보다 0.3%나 오르며 고용 둔화에 대한 기대를 자극했다.

다만 실업률 상승은 경제활동참가율이 62.8%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오른 영향도 받았다. 실업률 상승을 고용의 둔화로 곧바로 해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매파로 꼽히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3.8% 실업률이 여전히 낮다면서 채권 랠리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국제유가가 올해 최고치 수준으로 오른 점도 인플레 장기화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 산유국의 추가 감산 가능성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5.55달러까지 올랐다. 올해 최고치이자,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정부의 완고한 긴축재정기조는 국내 채권 강세 요인이다. 정부는 올해 세수 부족분을 외평기금이 보유한 원화 중 약 20조원을 당겨오고 비집행 예산의 자연 불용 처리 등으로 메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한 추가 국채 발행은 없다는 점이 확정될 예정이다.

이런 완고한 긴축재정 기조는 국채 발행 물량 부담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경기 회복세 약화 우려를 자극하며 채권에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채권시장은 고용지표 결과를 대체로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를 높여 반영하고 있지만, 조기 인하가 아닌 경기 연착륙에 초점을 맞추며 장기금리는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초에는 일단 지난 주말 미 국채 금리를 반영해 장기금리 위주로 상승을 보일 수 있다"면서 "하지만 기재부 세수 추계에서 추가적인 국채 발행이 소규모에 그치거나 부재할 것으로 보여 대외금리 대비 차별화 기대를 높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조 연구원은 "주요 만기 금리가 단시일 내 현재 기준금리(3.50%)를 하회하기는 어렵겠지만 점차 미 국채 금리와의 역전 폭을 확대하는 기조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지만, 이후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 상승 전환하며 스팁 마감했는데, 이는 다음 주 예고된 회사채 발행 물량 등 수급부담과 ISM 제조업 내 지불가격 상승,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국제유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음 주 국고 금리는 미국 장에 연동한 장세를 전망한다"면서 "잭슨홀 이후 불확실성 해소와 예산안, 보험사 최종관찰만기 변경 등 수급재료에 불 플랫을 보였지만 이번 주는 추가 금리 인상 우려 완화로 단기물이 상대적으로 더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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