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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스토리] 국내 오피스 '컨버젼·하이브리드' 모델 구상 필요

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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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재무자문본부 부동산에너지인프라부문 이사 [딜로이트안진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2022년 하반기부터 해외에서 부동산 투자시장에 대한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이미 상업용 부동산을 넘어 주거용 부동산 시장으로 위험신호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의 부동산 대기업 헝다그룹이 파산 신청한데 이어 대형 민간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의 채무불이행 위기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위험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부실 위험이 국내까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당국의 노력이 눈에 띈다. 7월20일 금융감독원 주관으로 개최된 '부동산 익스포저(Exposure: 위험노출액)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국내 부동산PF 및 해외 대체투자에 대한 현황 파악과 향후 관리방안이 논의됐다. 해외 부동산 투자손실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의제였다.

특히, 해외 대체투자의 경우 건 별 금액이 크고, 지분이나 중, 후순위 대출 방식으로 투자된 경우가 많아 증권사 건전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상시적으로 자체 점검을 해달라는 주문이 있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3년 3월, 8월 발간한 '증권 및 보험사의 해외부동산 리스크 점검' 보고서를 통해 해외 부동산 투자 부담이 높은 일부 증권사와 보험사에 재무안정성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또 미국 및 유럽 오피스 중심으로 이루어진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해 특정 자산군 및 지역에 대한 쏠림 현상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투자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해외 주요지역에서 이른바 프라임급 자산이 아닌 B급 자산을 매입한 투자자들의 경우 이러한 위험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노출되어 있어 국내 부동산 시장 전반으로 위험이 전가될 수 있다.

◇ 해외(북미) 오피스 공실 증가. 뉴노멀의 시작?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해외부동산 용도는 '오피스'인데, 오피스에 대한 부정적인 지표가 계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무디스가 집계한 2023년 1분기 미국 사무실 공실률은 19%로 199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재택근무와 원격근무가 정착되고,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기업들의 보수적 기조 확산으로 북미 오피스 시장의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오피스 공실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실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오피스 컨버젼(Conversion)'의 일환으로 각 입지별 특징을 검토하여 주택, 노인주택, 호텔, 데이터센터, 리테일, 복합시설등으로 용도를 전환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딜로이트가 발표한 부동산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어떤 부동산 유형이 가장 매력적인 위험-조정 투자(리뉴얼 컨버젼을 기반으로 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시내 오피스'가 가장 높은 득표를 하였다. 오피스가 갖는 입지적 장점을 활용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비를 통해 성공적으로 개발시킬 수 있다는 투자 관점의 기대감이 읽히는 대목이다

◇ 국내 오피스 시장. 컨버젼·하이브리드 모델 준비해야

해외 오피스 시장과는 달리 2022년 이후 한국 오피스 시장의 모습은 매우 견고한 상황이다.

이유는 2018년 이후 서울내 오피스 공급의 제한, 재택근무 전환율이 미국에 비해 낮은 점, 판교 및 강남을 기반으로 한 테크기업의 사옥 니즈 확대, 임차인들의 주요 업무권역 선호현상, 수요자들의 실사용 면적 대형화, 대형오피스 개발 가능지의 제한 등이 있다.

현재는 오피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나 상황은 바뀔 수 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현대자동차GBC부지, 세운지구, 을지로 정비구역 재개발과 호텔(디큐브, 티마크, 뉴국제, 밀레니엄힐튼 등)의 오피스 전환으로 오피스 공급이 증가할 전망이다. 또 침체된 해외 부동산(오피스) 시장의 국내 파급 확대, 특정 산업 재편으로 인한 오피스 수요 급감, 장기적 저성장 시대에서의 활력 정체 등이 복합된다면 견고할 것으로 예상되던 국내 오피스 시장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이미 국내 오피스들은 여러가지 컨버젼, 하이브리드 개발을 도모하기 위해 오피스 저층부의 리뉴얼을 통한 '오피스 리테일' 포맷에 주목하고 있다. 주거, 호텔, 생활형숙박시설 등 다양한 시설로의 전환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인데 오피스 안에서 다양한 컴포넌트 구성을 통해 하이브리드 형태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오피스 시설내의 법규적 검토와 시대의 트렌드, 임차인 유무 등이 부합되어야 하겠지만 UAM승강장, 도심형 납골당, 도심형 대형 물류시설, 다크스토어, 셀프 스토리지, 쇼핑몰 및 다양한 근린생활시설, 데이터센터, 세분화된 타겟의 주거용 시설 등으로 컨버젼 또는 유연성을 갖는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형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재무자문본부 부동산에너지인프라부문 이사)

jwchoi2@yna.co.kr

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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