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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흔드는 현대차그룹-①] 중·러에서 인도·인니로 '무게추' 이동

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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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 속도를 내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사업 재편을 추진하는 등 기존 판도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대신 인도와 인도네시아로 시선을 돌리는 가운데 배터리와 반도체, 자율주행 분야 등에서도 지분 투자를 통해 혈맹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룹 계열사들도 수소와 전동화, SW 분야 등으로 역할 분담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미래 모빌리티 기업 전환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사업 현황과 전망 등을 3회에 걸쳐 살펴봅니다.]

현대차 인도공장 생산라인 살피는 현대차 정의선 회장

(서울=연합뉴스) 현대차 인도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인도 전략 차종 생산 품질을 점검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2023.8.8 [현대차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부진한 중국과 러시아 시장을 벗어나 인도와 아세안에 집중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방문에 맞춰 오는 7일 한국·인도네시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회장 취임 후로만 인도네시아를 네 번째 방문한다.

◇ '기회의 땅' 인도·인도네시아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시장 거점으로 현대차의 새로운 글로벌 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브카시에 아세안 지역 최초의 완성차 생산거점을 구축했다. 현지 생산 능력은 연간 15만대로, 향후 25만대 규모로 확대하며 아이오닉 5와 6~7인승 소형 다목적차량(MPV) 스타게이저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지 생산 기지를 구축하면서 올해 7월 누적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HMMI)의 현지 판매는 1만7천332대, 수출은 3만114대였다. 점유율도 1년 전보다 1.6%포인트(p) 오른 3.6%를 나타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에 연 1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공장도 짓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하며 향후 생산능력을 30GWh까지 늘릴 전망이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시스템 공장을 지으며 글로벌 전동화 거점으로 삼아 셀-배터리시스템-완성차로 이어지는 전동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의 신성장 동력인 미래항공 모빌리티(AAM) 사업도 인도네시아와 손잡고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신수도청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신수도 내 AAM 적용 계획을 수립하고 지상-항공 통합 모빌리티 개념을 검증하며, AAM을 시험 비행하는 등 실증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으로 자리 잡은 인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연 13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제너럴모터스(GM)의 인도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476만대 수준이었던 인도의 자동차 시장은 오는 2030년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전기차 중심으로 성장해 SUV가 48%의 비중을 차지하고, 전기차는 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정의선 회장이 지난달 초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와 현대차 인도공장을 방문해 미래 모빌리티 성장 전략을 점검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경형 SUV 엑스터를 비롯해 인도 시장에 특화된 SUV 모델을 계속 선보일 방침이다. 2032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고, 2027년에는 전기차 충전소를 439개까지 확대한다.

특히 2025년부터 탈레가온 공장이 본격 양산에 돌입하면 현대차의 인도 내 생산능력은 최대 100만대까지 늘어난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라인 개선을 통해 첸나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75만대에서 82만대로 올린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14.5%의 점유율로 업계 2위에 올랐으며 올해도 14.6%의 점유율로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기아의 경우 셀토스, 쏘넷 등의 SUV를 앞세우는 동시에 2025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고, PBV(목적기반모빌리티) 등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6.7% 수준인 기아의 인도 시장 점유율을 향후 10%까지 높이며 생산 차종을 확대하고 판매 네트워크도 현재 약 300개에서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 인니공장서 생산한 아이오닉5에 서명하는 조코위

◇中 철수 흐름…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 장기화

이와 대조적으로 현대차그룹의 중국 내 생산기지 정리 기조는 뚜렷해지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중국 충칭 공장의 토지 사용권, 장비, 기타 시설 등을 약 6천757억원에 내놨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베이징 1∼3공장, 창저우 공장, 충칭 공장 등 5곳을 운영했지만,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가장 먼저 팔았으며 충칭에 이어 창저우 공장도 매각할 것으로 전해진다.

충칭 공장 매각이 이뤄지면 현대차의 중국 내 생산공장은 연산 30만대인 베이징 2공장과 연산 45만대인 3공장만 남게 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016년 중국에서 179만대를 판매하는 등 한때 승승장구했지만,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후 수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에 25만4천대와 8만9천대를 중국에서 판매했다. 이는 2020년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급감한 수준으로 점유율도 1%대에 그쳤다.

현대차의 올해 7월 누적 중국 판매는 13만9천433대로 지난해 전체 판매 대수 24만5천405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기아가 4만7천739대로 작년 전체 판매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대차·기아의 부진은 계열사인 현대제철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제철은 베이징·충칭법인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베이징법인은 2017년부터 5년 연속 적자에 빠져 1천58억원가량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두 중국 법인의 자산 규모는 824억8천300만원 수준이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연산 30만대 규모의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멈췄고, 기아의 러시아 수출도 거의 중단됐다. 이에 현대차 러시아 공장 매각 및 철수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현대차 러시아법인은 올해 상반기 2천270억원의 손실을 냈다.

현대차는 중국 내 남은 2개 공장의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모델 생산을 통한 신흥시장 수출 확대를 진행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 사옥

[현대차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yglee2@yna.co.kr

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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