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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석달 만에 현금자산 70% 급감한 까닭

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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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 제주점, 6년 만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 맞이

[호텔신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올해 2분기 말 호텔신라의 현금성자산이 지난 1분기 말보다 약 70% 감소했다.

호텔신라는 보유 현금을 통해 단기차입금을 대량 상환하고 재고자산을 쌓는 데 활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에서 도약을 준비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호텔신라의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성 차입금 규모는 현금성자산을 소폭 웃돌게 됐다.

그러나 하반기 면세부문 활성화에 따른 현금 유입을 고려하면 유동성 리스크는 낮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지난 6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2천418억원으로 집계된다.

지난 3월 말 기준 호텔신라의 현금성 자산은 총 7천566억원이었다. 3개월 만에 5천억원가량인 68.0%가 줄어든 것이다.

올해 2분기에 호텔신라는 큰 규모의 인수·합병(M&A)을 단행한 이력은 없다.

보유 현금을 금융상품에 넣어두는 등의 현금 활용을 하지 않았다. 재무제표의 장단기 금융상품 항목의 총액 역시 지난번과 같았다.

호텔신라는 보유 현금을 통해 영업활동을 위한 재고자산을 비축하고 단기성 차입금을 갚아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6월 말 호텔신라의 연결기준 재고자산은 7천309억원으로, 지난해 말 5천554억원 대비 1천755억원가량 늘었다.

호텔신라가 영위하는 사업 부문, 특히 면세점 부문이 엔데믹에 따라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되자 이에 대한 영업 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지난달부터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점포 공사와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마케팅 비용 역시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호텔신라는 올해 2분기 단기성 차입금을 보유 현금을 통해 대량 갚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단기성 차입금은 약 5천504억원이었으나, 올해 6월까지 2천821억원으로 줄였다.

같은 기간 호텔신라의 연결기준 총차입금 대비 단기성 차입금 비중은 34.0%에서 올해 6월 말까지 해당 지표를 19.0%로 약 15%포인트(p) 낮췄다.

짧았던 차입 구조를 장기화하며 건전화에 나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업황 악화에 따라 단기성 차입금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었던 구조였으나, 업황이 되살아나면서 재무구조에 대대적인 손질이 시작된 셈이다.

다만, 채무 감축분을 웃도는 현금을 소모하면서 일부 유동성 지표는 다소 악화했다.

현재 호텔신라가 보유한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성 차입금 규모는 총 2천821억원으로, 현금성 자산 규모를 소폭 상회한다.

그러나 호텔신라의 금융기관 미사용 여신한도, 보유 유형자산을 활용한 담보 차입 여력,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력 등을 고려할 때 급작스러운 현금성 자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리스크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영업활동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지난 2020년 386억원에 불과하던 에비타(EBITDA, 상각전 영업이익)는 2021년과 2022년 각각 2천465억원과 2천47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EBITDA는 1천6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1천202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이진협 한화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귀환의 최대 수혜 업체가 될 것"이라며 "긴 업력을 바탕으로 한 여행사와의 네트워크는 경쟁 우위로 작용할 것이며, 따이공과 비교해 판매 마진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향후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현재 영업환경이 개선되는 시기인 만큼 현금 보유량이 부족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jhpark6@yna.co.kr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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