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증권사 해외부동산 점검] 상반기 만기도래 90% 투자회수 지연

23.09.05
읽는시간 0

국내외 잠재부실 투자부동산 매년 1조원 만기 돌아와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이 집행한 해외 사업장 투자 건 가운데 올해 상반기 만기도래했어야 할 해외 사업장 90%가 만기연장을 진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도 잠재 부실 규모로 추정되는 규모보다 5배 적게 나타나는 등 자산건전성 지표에서 착시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해외부동산 90% 만기연장…건전성 착시효과

5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25개 증권사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는 14조1천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중 만기도래해야 했을 2조6천억원(73개) 해외 사업장 중 2조4천억원(57개)인 90%가 만기연장을 진행했다. 미국과 유럽 상업용 부동산 규모가 대부분인데,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오피스·상가 가치가 조정되고 있는 탓이다.

국내 사업장도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중 만기를 맞았어야 할 국내 PF 사업장 5조2천억원(618건) 중 3조8천억원(73%)이 만기연장을 진행했다.

그런데도 고정이하여신은 올해 6월 말 1조2천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4천억원만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져 대부분을 만기연장으로 연명하면서 건전성 착시가 발생한 것이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의미, 만기연장된 대출채권은 제외된다.

펀드 형태 등의 투자는 건전성 지표에 포함되지 않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는 부동산펀드·리스 형태 투자가 8조원(57%)으로 가장 많다. 채무보증 등 우발부채가 4조4천억원(31%)이고 대출·지분증권은 1조7천억원(12%)에 그친다. 국내 부동산 익스포져는 펀드·리스 형태 투자가 2조7천억원(8%)으로 비중이 작아, 부실이 실제보다 적게 보일 가능성이 작다. 우발부채가 24조2천억원(72%), 대출·지분증권이 6조6천억원(20%)으로 대부분이다.

착시 효과를 벗겨내면 잠재부실은 약 6조원으로 5배 커진다. 요주의이하여신과 평가손실이 20% 이상 발생했으며 그 규모가 10억원을 상회하는 펀드 투자 금액을 더한 수치다.

특히, 해외지역이 3조원 내외로 절반 이상이다. 미국·유럽 오피스 투자하는 부동산펀드에서 평가손실이 크게 발생하고 있다. 국내는 만기연장 등을 잠재부실로 가정한 요주의이하를 포함하면 경기, 대구, 부산지역의 잠재부실 익스포져가 컸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만기도래하는 잠재부실가능 익스포져는 매년 1조원 안팎에 달한다.

◇손실 확대 우려…대형사도 적자 전환 가능성

국내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우발·대출 익스포져를 살펴보면 중후순위 규모가 2조원으로, 전체에서 3분의 1을 차지한다.

선순위 채권자가 주로 해외 금융기관으로 조성된 사업장에 증권사가 지분투자·중후순위로 참여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 트렌치도 대부분 지분투자·중후순위로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나신평은 "해외 투자 건 중 상당 부분이 중후순위나 지분투자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용 이벤트 발생 시 손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증권사들의 연간 핵심 경상 수익에서 판매관리비를 제외한 연간 실질 손실 흡수 능력은 초대형사 평균 5천500억원, 대형사 평균 1천400억원, 중소형사 평균 300억원으로 추정됐다.

초대형사는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 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투자증권 등 8개, 대형사는 키움·대신·한화·유안타·교보·신영·현대차·하이투자·IBK투자·BNK투자증권 등 10개, 중소형사는 유진투자·이베스트투자·DB·다올투자·부국·SK·한양 등 7개사로 분류했다.

초대형사는 연간 국내 36개 혹은 해외 17개 사업장을 전액 손상처리해도 순이익 흑자 기조 유지가 가능한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대형사는 연간 국내 11개 혹은 해외 5개 이상 사업장이 전액 손상 처리될 경우 경상적으로 적자 전환 우려가 있었다. 해외 익스포져가 거의 없는 중소형사는 연간 5개 이상 국내 사업장이 전액 손상 처리되면 적자 전환되는 것으로 산출됐다.

나신평은 "중소형사와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대한 대형사는 부동산을 제외한 다른 사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열위하다"며 "감내할 수 있는 손실 규모가 작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송하린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