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7월 말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로 조각투자 업체들이 투자계약증권 발행, 신탁수익증권 발행·유통을 준비 중입니다. 이르면 내년 말 본격적인 토큰증권(ST) 시장도 함께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토큰증권 시가총액이 2024년 34조원에서 2030년 367조원으로 대폭 커질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 시장 개화를 앞두고 연합인포맥스는 조각투자 릴레이 인터뷰를 한 주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미술품 투자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미지의 영역 중 하나다. 유명 작품은 가격이 높을뿐더러 가치평가에 관한 판단이 복잡하다. 경매 과정은 미술 작품에 대한 이해 없이는 섣불리 진입이 망설여지는 영역이다.
이런 기존의 미술품 시장에 공동구매 형식의 조각투자로 변화를 일으킨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는 국내 미술 시장의 성장과 함께 투자자들이 더 많은 미술 지식을 쌓으며 함께 투자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김 대표 5일 "월간 리포트를 발행하면서 고객들이 더 많은 지식을 쌓기를 원하고 있다"며 "조각투자를 바탕으로 직접 투자를 하게 되는 등 미술 시장 자체가 커지는 선순환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미술품은 시장에서 가치평가 방식이 어렵고 갤러리나 옥션사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방지에 어려움이 있다. 김 대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약 70만 건의 미술품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술품 가격 산정 솔루션을 만들고 지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미술 시장에 대한 정보, 작가, 작품, 연도, 크기에 대한 정보 등을 바탕으로 가격 산정을 하고 있다"며 "미술품을 살 때 데이터 분석을 먼저 한 뒤 사내에서 가격을 내 만장일치가 되면 공동구매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내부 미술 시장 레포트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며 미술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소스도 제공하고 있다.
열매컴퍼니는 모럴헤저드를 방지하기 위해 공동구매 작품에 지분을 일부 함께 취득하고 있다. 투자계약증권 발행 시장이 열리면서 증권신고서에 지분 취득을 명문화하고 개인 투자자의 지분 제한(5~10%) 이상으로 에쿼티를 넣을 예정이다. 현재 투자계약증권은 신탁수익증권에 권고된 투자한도 제한 등이 없다.
그는 미술품 시장의 매력으로 안정적인 면과 비과세인 점을 꼽았다.
김 대표는 "신진이나 중견 작가는 아니지만, 상위 100명 작가(아트프라이스 100)는 S&P500이 20년 상승한 것 대비로도 2배 이상 올랐다"며 "미술품은 비과세 영역이 많고 분리과세가 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30개 증권사, 61개 조각투자 발행사 등이 참여해 열린 '2023 토큰증권 매칭데이'에서 관심 기초자산 공동 3위(14%)는 미술품과 지적재산(IP)권이다. 문화콘텐츠(21%), 부동산(16%)에 이어 3위에 오를 만큼 조각투자사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KPMG삼정회계법인에서 일하다 EMP 벨스타 사모투자전문회사의 펀드매니저로 일했다. 이후 간송미술관으로 옮겨 미술품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열매컴퍼니 창업 이후 2019년 매출액은 17억원이었지만 지난해 기준 287억원으로 성장하며 케이옥션(277억원)을 넘고 서울옥션(551억원)에 이은 미술품 투자시장의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열매컴퍼니에 따르면 국내 미술품 조각투자 기업 중 열매컴퍼니는 매각 금액에 70%, 발행은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 열매컴퍼니가 생긴 이후 총 176건의 공동구매를 진행했고, 119건의 위탁 매각이 이뤄졌다. 평균 가격상승률은 27%이고 보관기관은 1년을 밑돈다. 현재 열매컴퍼니는 회원 수는 7만명이고, 공동구매 참여자는 6천명 이상이다.
그는 낙찰총액 상위권에 속한 미술품과 아트프라이스100에 속한 작품들 눈여겨봤다. 김 대표는 "팔리지 않을 것을 공동 구매할 수는 없다"며 공동구매 진행 대비 매각 비율과 증권신고서에 들어갈 작품 분석 내용이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하다고 봤다.
가치평가의 전문성과 트렉레코드 등이 없다면 투자자들이 진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열매컴퍼니는 오는 10월 중순을 목표로 첫 투자계약증권 형식의 미술품 발행을 위해 여러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의 협의를 거치고 있다.
그는 "첫 증권신고서 제출인 만큼 작성에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형식에 익숙해지면 과거 공동구매처럼 일주일에 1개 수준으로 공모를 늘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술품 시장이 토큰증권(ST) 영역으로 넘어간다면 주식처럼 사고파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한국거래소 내 유통시장이 생길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한국거래소에 유통시장이 생긴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사례"라며 "수익성과 환금성이 보완되는 조치로 미술품이 대체투자로서 주목받을 기회가 열린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는 국내 미술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절 고점을 보이다 내림세를 보인다. 이에 이전 대비 공동구매 물량이 줄어든 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미술품은 동산인 만큼 실물자산의 관리도 중요하다. 그는 별도 수장고를 직접 운영하며 공동구매 등을 한 작품을 보관하고 관리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금융당국에서 현재 토큰증권을 제도화하는 노력이 긍정적이라고 봤다. 다만 일부 발행사들이 구조적으로 문제 될 수 있는 사안에 일괄적인 규제보다는 각 회사의 실적에 판단해 제재를 가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초대 '조각투자협회(가칭)' 회장을 맡을 예정이다. 협회는 출범 이후 기초자산의 가치평가 영역에 힘을 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초자산이 얼마나 투자가치가 높은 자산인지 공부와 이해가 필요하다"며 "결국 플랫폼이 투자금 회수를 얼마나 잘했는지, 상품을 마케팅할 전문성이 있는지, 자산 자체가 투자가치가 높은지 등에 투자자들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열매컴퍼니
smhan@yna.co.kr
한상민
sm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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