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정책, 통화정책에 보완적"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윤석열 정부의 2024년 예산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재정압박을 키우는 고령화는 국가 신용등급에 하방압력이라고 지적했다.
5일 제레미 주크 피치 레이팅스 디렉터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전망을 'AA-, 안정적'으로 확인하면서 "정부의 예산안은 건전한 재정관리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를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올해 2.6%에서 내년 3.9%로 높아진다.
관리재정수지는 정부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같은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재정건전성 지표다.
정부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GDP의 3% 이하로 유지한다는 재정준칙을 내년에는 달성하지 못하게 됐다.
피치는 이와 관련해 "경제가 어려워 정부의 수입(-2.2%), 특히 세수가 8.3% 감소하는 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들어올 돈이 적어 적자 비중이 확대된다는 의미다. 피치는 윤석열 정부가 2025년과 그 이후에는 3%라는 제한선을 지킬 계획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피치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조화를 이룬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긴축적인 재정정책이 경제성장에는 다소 부담일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을 보완해준다는 시각이다.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 예상치는 소폭 높아졌다. 지난 3월, 이 비율이 2027년에 52%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는데, 53%로 상향 조정됐다. 비율이 앞으로 수년간 서서히 높아진다는 게 피치의 예상이다.
한국과 비슷한 다른 나라의 경우 비율을 낮춰갈 전망이다. 'AA'등급 국가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 중앙값은 2022년 49%에서 2025년 44%로 내려간다는 게 피치의 관측이다.
피치가 전망하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은 1.2%, 2.5%다. 대외 수요가 부진한 데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내수도 가라앉았다고 피치는 설명했다. 특히 중국 경제가 최근에 회복 모멘텀을 잃는 등 하방 리스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피치는 "한국은 중국에 가장 크게 노출된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국가 신용등급에 하방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는 고령화가 꼽혔다. 피치는 "장기적으로 고령화로 인해 한국에 가해지는 재정압박이 커질 듯하다"며 "대응할 재정여력이 부족할 경우 신용등급이 결국에는 하방압력을 받는다"고 경고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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